예화 부러울 것이 없는 부자

감리교 운동의 창설자인 요한 웨슬레(John Wesley: 1703-1791) 목사의 아버지는 새뮤얼 웨슬리(Samuel Wesley) 목사입니다. 

그는 영국 링컨셔의 엡워스 교구를 담임하여 헌신적으로 목회를 한 인물이지만 그는 목회자로서 내세울 것이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그가 목회하는 교구민들 가운데는 성격이 거칠고 사납기로 소문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그 중에는 그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그들은 새뮤얼 목사는 물론 그 가족들에게까지 행패를 부리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새뮤얼은 부인 수잔나 웨슬리(Susanna Wesley)와의 사이에 19명의 자녀를 두었습니다. 빠듯한 교구목사의 수입으로는 생활비가 턱없이 부족했고, 때문에 언제나 금전적인 어려움을 겪어야 했습니다.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새뮤얼의 가족은 늘 화목을 잃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새뮤얼의 가정에 생각하지도 못했던 엄청난 위기가 몰아닥쳤습니다. 1709년 2월 9일 한밤중이었습니다. 새뮤얼을 싫어하는 교구민 중 한 사람이 새뮤얼의 사택에 불을 질렀습니다. 15분 만에 집은 물론 가구와 의복, 책 그리고 사무엘이 평소에 집필했던 원고까지 모두 불에 타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 뿐 아니라 둘째 아들 존 웨슬리가 불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다행히도 두 명의 이웃이 불 속으로 뛰어들어 가까스로 어린 존을 구해내었습니다. 이 때 새뮤얼이 말했습니다. 

“동네 여러분, 어서 이리들 오십시오. 우리 모두 무릎을 꿇읍시다.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아이들을 모두 살려주셨습니다. 집이 완전히 불에 타 버렸지만 이 아이들만 있으면 나는 부러울 것 없는 부자입니다.”

새뮤얼 웨슬리 목사는 엡워스에서 40년 동안 봉사하였지만 그가 남긴 업적은 사람들이 보기에는 초라하고 볼품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아들 존 웨슬리와 찰스 웨슬리에게 세 가지 큰 영향을 비쳤습니다.

원문에 충실한 성경해석, 세계선교를 향한 비전, 소그룹을 통한 신앙 조직. 그의 영향을 받은 존은 전 세계를 변화시켰고 지금도 변화시키고 있으며 앞으로도 변화시켜 나갈 것입니다.

천국은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와 같으니 사람이 이를 발견한 후 숨겨 두고 기뻐하며 돌아가서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사느니라[마 13:44]

- 정충영 교수(경북대학교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