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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그리스도의 충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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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화진에 우리나라에 와서 복음을 전하다가 죽은 선교사들의 묘가 있습니다. 
그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의 충복’(Dedicated servant of Jesus Christ)이라는 묘비명을 가진
선교사님이 있습니다. 
미국 출신의 사무엘 무어(S. F. Moore, 한국명 모삼율)목사님입니다. 
  
그는 1892년 32세에 우리나라에 복음을 들고 들어와서, 
1893년 새문안교회 다음으로 두 번째 장로교회인 곤당골교회를 세웠습니다. 
그리고 교회 안에 예수학당을 열어 교육에 힘썼습니다. 

그 예수학당의 학생 가운데 ‘봉출’라고 불리는 학생이 있었는데, 
그 학생은 백정 박씨의 아들이었습니다. 당시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던, 
아니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던 백정은 이름조차 갖지 못했고, 
겨우 성씨만 가질 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출로부터 아버지가 장티푸스에 걸려 죽어간다는 소식을 들은 무어 선교사님은 
의사였던 에비슨(Oliver R. Avison) 선교사를 데리고 가서 그를 치료해 주었습니다. 
에비슨 선교사는 세브란스 병원을 설립한 사람으로 당시 고종황제의 주치의였습니다.
황제의 주치의가 백정을 치료해 준 것입니다. 
이것은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러자 여러 번의 왕진치료를 받고 나은 백정 박씨가 곤당골교회에 나가 예수를 믿게 되었고, 
무어 선교사님은 그에게 박성춘이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세례까지 주었습니다. 
  
그러자 이 박성춘으로 인해 곤당골교회는 큰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당시 20여명이던 양반 교인들이 백정과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없다고, 
백정을 내보내지 않으면 교회에 출석하지 않겠다고 교회출석을 거부하고 나선 것입니다. 

그럼에도 무어 선교사님은 흔들리지 않았습니다. 
똑같은 하나님의 자녀이기에 박성춘 씨를 내보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무어 선교사님의 확고한 생각에 흔들림이 없자 얼마 후 양반 교인들이 협상을 해왔습니다. 
예배당 앞쪽에 양반자리를 마련하고, 백정들은 뒤에 앉게 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자신들이 교회에 나오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무어 선교사님은 그런 요청도 단호하게 거절했습니다. 
그러자 1895년 양반들은 곤당골교회를 떠나 양반들을 위한 홍문섯골교회를 세워 떠나가고 말았습니다. 
  
입장이 난처해진 박성춘 씨는 교회의 빈자리를 자신이 채워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에 
자신과 같은 백정들을 전도하기 시작했고, 
많은 백정들이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양반교회였던 곤당골교회는 백정교회라고 불리게 되었습니다. 

몇 년 후에 홍문섯골교회를 세워나갔던 양반교인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곤당골교회로 돌아와서 두 교회가 합쳐져 승동교회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1911년 장로를 선출하는데 백정인 박성춘 씨가 
우리나라 최초로 백정출신의 장로로 뽑히게 되었습니다. 

그 박성춘 장로가 한 큰 일이 있습니다. 
그것은 무어 선교사님 등이 추진하고 있던 백정 해방운동에 동참하여 
조정에 장문의 탄원서를 올리게 되었고, 
마침내 그 요구가 관철되어 백정 해방을 이룬 것입니다. 
그리고 그의 아들 봉출은 세브란스를 졸업하고 
‘박서양’이라는 이름을 가진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의사가 되었습니다. 
  
인간취급을 받지 못하던 백정들을 위해 사역하였던 무어 선교사님은 
1906년 장티푸스에 걸려 46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습니다. 
우리나라에 온 지 14년만입니다. 

그러나 그가 상황에 타협하지 않고 믿음의 기준을 분명하게 지킨 결과 
우리나라에서 백정들까지도 법적으로 차별 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습니다. 

무어 선교사님이 양반 교인들의 협박에 흔들렸다면, 
당시 일반적인 사회적 상황이 그랬기 때문에 그저 그 상황에 적당하게 타협하고 넘어갔다면 
우리 사회에 놀라운 변화가 일어날 수 없었고, 
복음의 역사가 오늘처럼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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