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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우리 부부 어쩌면 좋을까요?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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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선영 목사 (에제르치유나눔선교회대표, 온누리상담연구원원장)

얼마 전 친분이 있는 영국인 여 선교사님을 초청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이 분은 서른 중반의 나이로 동북아선교에 대한 남다른 비전과 열망으로 신실하게 사역하시는 분입니다. 영국 여성으로서 결혼도 미룬 채 선교에 대한 순수한 열정으로 타민족에 대한 헌신이 너무나 아름답게 느껴지는 그녀로부터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선교사님은 오래전 영국에 있을 때 한국인 남자친구를 사귄 적이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사귀지 않아 여성을 남성에 비해 열등하다고 생각하거나 비하하는 말투, 그리고 심각한 문화적인 차이를 견디지 못해 헤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영국인 남성이 모두 다 친절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국 남성은 여성을 동등하게 대우하며 친절하게 대한다’라고 말하며 ‘몇 년간 한국에서 생활하며 느낀 것은 한국의 부부관계는 영국과는 많이 다른 것 같다’며 두 손을 들어 남자를 위로 여자를 아래로 가리키며 아직 남녀의 차별적 대우가 많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말은 한국에서 살고 있는 외국인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수백년 이어져 내려온 유교적 사고를 다 벗어버리지는 못했습니다. 참 안타깝게도 남녀의 파트너십(partnership)은 놀라운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회 안에서도 남녀의 팀사역이나 파트너십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러한 남녀의 부조화는 가정에서 부부간에도 여러 가지 불협화음을 만들어 냅니다.

남편의 무관심과 무뚝뚝한 태도 때문에 고통을 호소했던 그 여성과 몇 차례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아픔과 그 아픔에 동반된 우울증 등의 증상을 토로했고 남편과 자신 사이에 거대한 강이 놓인 것 같이 감정적 정서적 교류가 끊어진 것이 너무 마음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은 돈벌어오는 기계가 되고 자신은 그런 남편과 단지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살아야 한다면 차라리 죽거나 이혼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습니다.

어렵게 그녀의 남편이 상담에 응해주었고 남편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십대 후반의 이 남성은 왜 자기 아내가 그렇게 슬픈 표정으로 불행하게 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저는 특별히 아내에게 잘못한 일이 없어요. 가정을 등한시한 것도 아니고, 열심히 돈 벌어다 주고 술·담배 안하고 외도도 안하구요. 그런데 뭐가 불만인지 모르겠네요…”

우리나라 부부문제의 가장 큰 원인은 부부간의 대화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대화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것은 부부가 하나가 되지 못한 단적인 예입니다. 늘 재미있게 대화가 통하고 서로의 고민거리를 얘기하고 들어줄 수 있는 부부라면 어떤 문제에 직면해 있다하더라도 쉽게 극복하고 해결해 나가리라 생각합니다. 그 남편에게 아내의 마음을 들려주었습니다. 아내의 외로움, 슬픔, 고단함, 무관심한 남편에게 날마다 받는 상처… 무엇보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아내의 기본적인 욕구가 따스한 말 한마디와 관심어린 표현이라는 것을 몇 차례의 상담을 통해 이야기해 주었습니다. 남편은 한동안 이해하기 힘들어했지만 성경적인 부부관에 대한 설명을 통해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녀의 남편은 직장에서 퇴근 후에 피곤하다는 이유로 아내와 대화를 하거나 따뜻하게 말을 한 적이 없었음을 시인했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말이 강압적이거나 명령조의 말투였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남편은 이제부터라도 노력해보기로 약속했습니다. 아내와 남편이 함께 하는 자리에서 바로 실습을 하게 했습니다. 남편이 아내의 손을 꼬옥 잡아주며, “여보, 사랑해. 내가 말주변이 없어서… 그렇지만 당신 사랑하지 않는 건 아니야. 앞으로 잘해볼게. 그동안 외롭게 해서 미안해…”

이 몇 마디의 말은 아내의 상처입고 얼어붙었던 마음을 순식간에 녹이기에 충분했습니다. 남편은 어색해했지만 진심으로 아내를 따뜻하게 안아주었고, 아내는 남편의 품에 안겨 한참동안 흐느껴 울었습니다. 마침내 두 사람은 손을 꼭 잡고 상담실을 나서며 행복한 표정이 되어 있었습니다. 사람의 성격이 단번에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압니다. 자신의 성격대로 사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행복을 위하여 자신을 맞추며 노력하는 삶이 부부의 삶입니다. ‘내 성격이 이러니 당신이 알아서 처신하라’는 식의 태도는 부부관계를 냉각시킵니다. 또한 가부장적인 말투나 강압적인 명령조의 유교식 태도는 부부사이의 크고도 깊은 강을 만듭니다. 이 부부는 아마도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고 아름다운 부부의 모습이 되어 갈 것이라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부부 모두가 행복하길 원하십니다. 아내만 행복하고 남편이 불행하거나 남편만 행복하고 아내만 불행할 수는 없습니다. 한 몸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외국인이 본 한국 남성에 대한 이해가 다 맞을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한번쯤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요즘 텔레비전에서도 부부문제 해결을 위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방영하는 것을 보면서 그 어느 때 보다도 부부문제 해결이 한 가정 안에서 시급한 문제임을 더욱 느끼게 합니다. 부부가 삐걱대면 온 가족이 고통을 당하기 때문입니다. 나에게 주신 아내, 나에게 주신 남편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며 상대방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헌신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아내들은 빠르게 인식의 전환을 이루고 있는데 남편들이 그대로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다면 부부 모두가 불행하게 될 것입니다. 자, 이제 대화를 잘 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합시다. 어떻게 대화를 해야할 지 모르겠다면 부부가 두 손을 함께 잡고 기도하며 주님께 지혜를 구해 보세요. 주님께서 반드시 도와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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