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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가장 더러운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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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수도원에 고명한 수도사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사원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는 거리에 창녀가 사는 집이 있었다.

사원은 성스러웠으나 매춘부의 집에는 건달들이 쉬임없이 들락거렸다.
어느날 수도사는 매춘부를 불러다 놓고 호되게 꾸짖었다.
"그대는 밤낮으로 죄를 짓고 있다.
도대체 어떻게 그 죄의 대가를 받으려고 그러느냐."

가난한 매춘부는 눈물을 흘리며 참회 하였다.
신에게 간절히 기도하며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무식하고 재주없는 이 여인은 다른 직업을 구할 수가 없었다.
사내들의 출입은 그치지 않았다.

수도사는 매춘부의 집으로 사내들이 들어갈 때마다
뜰에 돌을 하나씩 주워 모으기 시작했다.
날이 감에 따라 돌무더기가 커갔다.

하루는 수도사가 매춘부한테 돌무더기를 가리키며 질책했다.
"여인아,이 돌무더기가 보이느냐?
이 돌 하나 하나는 네가 상대한 건달들의 숫자이다.
천벌을 받을지고!"

매춘부는 두려움에 떨며 돌아갔다.
그녀는 그의 찬 방에 꿇어 엎드려 울면서 통회했다.
"신이여,어서 이 비참한 생활에서 이 몸을 벗어나게 하소서."

그날 밤 죽음의 천사가 이 골목에 찾아왔다.
수도사를 데려갔고 매춘부도 데려갔다.
그런데 이게 어찌된 일인가?
매춘부는 천당으로 인도되고 수도사는 지옥으로 끌고 가지 않는가.

매춘부가 천당으로 가는 것을 본 수도사의 눈에 불이 일었다.
"어떻게 신의 심판이 이렇단 말인가.
나는 일생 동안 금욕과 절제 속에서 신을 경배하며 살았다.
그런 나는 지옥으로 가게 되고 일생 동안 간음죄만 지은 저 여인은 하늘나라로 가게 되다니 말이 되는가?"

이때 신의 사자가 이렇게 말한다.
"수도사여,신의 심판은 공명 정대한것이다.
너는 평생 수도사라는 자만심과 명예만을 지키며 살았다.
신의 이름으로 죄만 판단할 줄 알았지 사랑은 베풀 줄 몰랐다.
그러나 보라! 저 여인은 몸으로는 비록 죄를 지었지만 마음으로는 진정한 기도를 했다.
가난한 이웃과 끼니를 나눠먹고 의로운 자의 편을 들기도 한 적이 있으니 얼마나 갸륵한가"

신의 사자는 수도사에게 지상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는 일을 보여 주었다.
수도사의 장례차는 온통 꽃으로 꾸며져 있었고 수도 없는 사람들이 눈물을 흘리며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그러나 매춘부의 시신은 헌 누더기로 싸여 있었다.
꽃 한송이 없었고 찾는 사람 하나 없었다.

신의 사자는 말했다.
"잘 알아 두어라.지상의 대접이 하늘의 대접과 다르다는 것을.
신은 인간의 순수를 본다.
매춘부보다도 더 더러운 것은
종교의 매춘,지식의 매춘,권력의 매춘이다.


(몇해전에 타계한 동화작가 정채봉씨의 생각하는 동화에 나오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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