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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제가 바로 그 여우였읍니다. -독고노인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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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때...  얼떨결에 멋모르고 교회다녔읍니다.     저희동네에는 계단이 굉징히 많았는데   어느날 어느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라며 저또래의 어린애들을 게단에 쪼롬히 않혀놓고 빵,우유도 주고 큰 삽화그림책을 읽어주셨읍니다.    스데반의 죽음에 관한 내용이었던거 같은데 왜그리 슬펐는지.. 그 가엾은 사람을 돌로 쳐죽이는 사람이 너무 밉고 어린마음에 분노가 치솟았읍니다. 그림동화 다음에는 신나게 북도 치고 너무나 재밌는 찬송가도 갈켜주었읍니다. 하도 시끄러워서 낮잠자던 동네애들까지 엄마들 치맛자락 끌고 어느새 다나와서 계단을 가득메웠읍니다. -내게 강같은 평화 ,내게 샘솟는 기쁨등 노래를 부룰때마다 내마음은 무척 즐거웠읍니다.

삼일간의 동네축제가 그렇게 끝난후 한 예쁜 여선생님이 우리교회에 나오면 이런 재미있는 얘기 항상 들려주고 찬송도 많이 가르처주며 빵,우유도 항상 준다고 했읍니다. 그래서 그때 가장친했던 친구 새끼손가락을 거머쥐며 말했읍니다. -야, 저샘 진짜 이쁘제, 우리도 교회 가보재이.  그때부터 매주일마다 내 마음은 천국이었읍니다. 원래 재미있는 이야기듣기 좋아하는 저였는데 교회에 가니 목사님께서 신나는 예수님 얘기를 너무 많이재밌게 들려주시고 항상 신나는 찬송가가 울려퍼지고 그리고 우리 박혜주 선생님 (절대 이름 안잊어버립니다.) 우리반 주일학교 선생님이셨는데 얼마나 예쁘고 목소리도 예쁘고 착하시고 예수님과도 얼마나 친한지...

초등학교 3학년때였나, 부산에 처음으로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길을 다니지 못할때 그 주일에 저희교회 주일반에는 저랑 저랑 손가락걸었던 친구 딱 둘이었었읍니다. 우리 박헤주 선생님께서 저희 머리를 꼭 눌러잡으시며 눈길을 마다않고 주님찾아온 이 아이들을 주님께서 기억해 주십사고 통곡기도를 하시는 것이었읍니다. 나는 그저 늘하던일이라 그래야 하는줄 알고 또 선생님 얼굴 한번 더 보고싶어서 그랬던 것 뿐인데.. 그리고 집에서는 어림도 없던 빵과 간식도 먹어볼려고... 어렸을때의 성경암송대회준비하던 일이랑 성탄절 어린이성극 준비하던일등,, 아련한 추억들이 희미하게 떠오릅니다. 그러다 초등학교 5학년때 저의 우상 박헤주 선생님가족이 카나다로 이민을 가시게 되었읍니다. 선생님은 공부마치고 10년쯤 후에 다시 돌아오신다는 말씀만 남긴채..  선생님이 안계신 교회가 너무 썰렁했읍니다. 저랑 손가락 걸었던 친구랑 말했읍니다. 10년후 선생님 돌아오시면 다시 교회오자고... 저의 유년시절 저희 교회생활은 그렇게 막을 내렸읍니다.

고등학교때... 얼떨결에 친구따라 교회다녔읍니다.
2학년때, 저희반에 쌍둥이 친구가 있었는데 어느날 저에게 좋은곳엘 같이 가자고 했읍니다. 선생님들께 신임도 두텁고 공부도 늘 1,2등을 다투는 친구들이었기에 그애들과 참 친하고 싶다 하던 참이었는데 그 제의를 거절할리 없었죠. 저를 데려간 그 -좋은곳- 은 바로 교회 고등부 부흥회였읍니다. 어릴적 다닌곳하곤 다른 교회었지만 참으로 오랜만에 와보는 곳이었읍니다.   한편 어색하고 한편 낯설기도 했었지만 또 나는 또 거기서 박헤주 선생님과 어린시절 보냈던 우리교회의 주일학교를 생각했읍니다. 그리고 여기저기 보이던 남학생들이 신기했고 행여 내게 말이라도 걸까봐 가슴이 조마조마하기도 했읍니다. 그길로 꼬여서 그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는데 그 쌍둥이 친구는 주일 하루종일을 교회에서 보내고 공부는 하나도 안하는데도 성적이 그렇게 좋은게 너무나 신기했읍니다.    제게는 교회에 왔다갔다 하는 시간이랑 그냥 시간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친구들 만나는 재미에 ,그리고 전도사님이 너무 좋으셔서 그렇게 계속다니다 그나마 고3중간쯤 그만둔것 같읍니다.


결혼후 남편따라 카메룬이라는 멀고먼 나라로 갔읍니다. 말로만 듣던 아프리카땅, 말라리아악부터 준비할것은 어찌나 많았던지..
아빠, 엄마, 여동생, 남동생,   온가족이 뜯어말렸읍니다.나중에 후회말라고  그 먼땅에 떨어져서 어찌살거냐고. 밥이랑 김치없으면 한끼도 못먹는 토종체질을 가지고 어찌 살거냐고. 가족과 떨어져서 전화가 되나 편지가 쉽나 남편과 싸워도 보따리싸들고 갈데가 있나. 네 손가락으로 네 눈 찌르는짓을 왜하냐고...  아무튼 그냥 보따리 싸서 비행기 두번 갈아타고 갔읍니다. 카메룬으로 . 그 비행기속에서 읽으려고 싸두었던 영한성경을 꺼내들었읍니다. 내비록 교회는 안다녔지만 내 마음속에는 항상 예수님이 계셨고 나는 기독교인이다. 정약용은 제주도 귀양살면서 그 훌륭한 저서들을 남겼는데 나도 그곳에서 이 성경을 영어로 다 읽으리라. 그래도  심심하면 이 성경을 다 외우지뭐. ..

카메룬에서.. 허전하고 외로와서 교회다녔읍니다.
집에서 차로 90킬로나 떨어져 차로 한시간 이상을 달려야 있는 한인교회. 그래도 주일만 되면 볼수있는 한국사람들, 한국말도 실컷 할수있고 또 교회의 한 권찰님이 식당을 하셨는데 예배후에 그 식당에 원탁으로 모여앉아 한식으로 점심을 나누어 먹으며 교제를 하였읍니다. 침이 꼴깍꼭깍 넘어가던 그 맛있던 김치, 불고기, 비빔밥, 된장국... 주일만 되면 내가 한국에서 이역만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읍니다. 식사후 목사님을 위시하여 남자분들은 테니스를 치시고 여자분들은 커피를 마시며 수영장가에 모여서 아이들은 수영하게 놔두고 이런저런 사는 얘기를 나누었읍니다.  저녁 어스름 하루가 지나 집으로 올때면 제 가슴엔 말로못다할 충만함과 행복이 가득한채 일주일 살아갈 양식을 쌓 은 느낌이었읍니다. 다음 주일을 또 기다리며... 교회집사님들은 어찌나 좋으시던지 목사님 가정을 비롯하여 제마음속에서는 항상 '아 정말 천국에 사는 분들이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죠...

카메룬 생활을 마치고  파리로 오게 되었읍니다.
파리에서 - 답답해서  교회다녔읍니다.
그때 첫아이 임신 5개월이었는데 아는사람은 별로 없지 집에 살던 사람은 비워주지를 않지 남편은 학교에 바로 가야되는데 저희는 살집도 없는상태지 너무 답답하고  속상해서 기댈곳이 없었읍니다. 교회에 가서 목사님 말씀 들으면 그런대로 위안이 되었읍니다.   무척 어렵던 상황에서 첫아이를 낳고 ,병원에서 아이를 안고 통곡했읍니다. 너무 기쁘고 너무 서러워서, 너무 감사한데 또 너무 막막해서...

그게 3년전이었는데 저는 지금 두아이의 엄마가 되어있고 여전히 주일이면 교회에 다니고 있읍니다.
오늘 독고노인님의 글을 읽고 온 몸에 전기가 찌짜르르 흐르는 충격을 받았읍니다. 아니 번개가 내 뒤통수를 내리쳤읍니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부끄러움으로 얼굴이 뜨거워 졌읍니다. 독고노인님의 글은 바로 저를 향해 내리친 질책이었고 따끔한 내리침이었읍니다. 제가 바로 그 여우였읍니다. 한끼식사를 위하여 교회다녔읍니다. 뜨거움 없이 그저 답답해서, 외로워서, 허전해서,심심해서   그런 시답찮고 가짢은 이유로, 예수님이 너무 좋아서가 아니라 그저 내욕심을 채우려고 교회다닌 철면피 여우였읍니다. 토끼처럼 제목숨걸고 믿은게 아니라   그저 발등에 불끄려고  허겁지겁 급할때만 목소리높여 기도하고 하나님께서 두팔걷어부치고 나서서 해결해주시면 또다시 나태해져서 하나님, 오늘 저 너무 피곤해요, 애가 아파서요, 오늘 비가 너무 많이 오네요..등등 이런저런 온갖 비겁한 이유로 교회지각을 밥먹듯하고 가끔 친구들이나 이런저런 구실로 교회빼먹고.. 저는 너무 간사한 여우였네요.  그저 나 편하자고 예수님빽 앞뒤로 내세우고 내가 예수님 영광돌리기에는 너무나 나태하고 게을렀네요. 이 엄청난 잘못을 어찌하지요.  하나님께서 제게 건강하고 귀여운 두 아들을 주셨고 이 모자라고 칠칠치 못한 여자를 보살펴주는 남편도 주셨고 저희 엄마도 교회가게 해주셨고 그 어려울것만 같던 제 여동생 결혼도 작년에 성사시켜 주셨고.. 이 여우같은 제게 우리주님 너무나 과한 선물들을 아낌없이 쏟아부어주셨네요. 그런데도 이 야비한 저는 교회갈때마다 감사헌금,주일헌금 가지고 갈등하는 죄를 저지르고 아, 이뻔뻔함을 어찌하지요?
제게 이렇게 회개할 기회를 주신 독고노인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 목숨걸고 기도하고 목숨걸고 예수믿겠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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