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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고가(古家) 보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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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달익 목사(서문교회)

총선을 앞둔 시점이라 자천타천의 정치지망생들이 얼굴 알리기에 분주하다.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을 일컬어 'Candidate'라고 하는데 '흰 옷을 입은 사람'이란 뜻의 어원을 지니고 있다. 옛 로마에서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이 결백과 순수를 유지하고 변절과 부패에 가담하지 않겠다는 상징적 약속으로 순백색의 토가(Toga)를 입은 데서 유래한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정치권에 몸담기 시작한 사람들 중에 얼마나 순백의 삶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그렇게 순결하고 거룩하게 삶을 살기로 맹세하고 출발한 사람이 있었다. 바로 가롯유다였다. 다른 제자들이 다 갈릴리 출신인 데 비해 그는 유다 남부의 가롯출신이었다. 선택부터 특이했고 그만큼 새로운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 남다른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끝내 물질에 대한 욕심을 버리지 못했고 습관적으로 해오던 좀 도둑질이 스승에 대한 배신으로 이어졌다. 다른 11제자가 다 숭고한 순교자의 길을 걸으며 세상의 역사를 새롭게 한 고귀한 삶의 주인이 되었으나 그의 삶은 비극적이고 참혹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결국 그가 하나님 지향의 삶을 포기한 때문이다. 자기 잘못을 인정하고 전율 느끼도록 후회하지만 하나님께로 돌아오지는 않았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모진 행동을 하면서도 주님 앞에 무릎 꿇지는 못했다. 끝까지 주님을 등지고 말았던 그는 결국 영혼도 육신도 스스로 파멸시켰다.

숭례문이 화재로 소실되던 날 아침 이른 시간에 종택(宗宅)을 지키는 종가의 종부께 전화를 드렸다. 이미 수많은 문중 어른들의 전화를 받았노라 하면서 염려 말라는 대답을 여러 차례 하셨다. 월성 손씨들의 종택은 경주시 양동마을에 있는 서백당이다. 540년의 긴 역사를 지닌 이 고택은 지금 보아도 품위와 기상이 서려있고 단아한 모습으로 서 있다.

우리나라에 임진왜란 이전에 지어진 민간 고택들이 10여채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양동마을에만 네 채가 있다. 언젠가 종택을 찾았을 때 종손에게 '이렇게 잘 보존된 방법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그의 대답이 간단했다. '햇볕이 잘 들고 통풍이 잘되기 때문이다'는 지극히 평범한 대답이였다. 채광과 통풍 잘되는 것이 수백년 고가를 잘 보존하는 방법이라는 그의 대답에는 인생을 사는 지혜가 담겨있다. 사람의 삶이 긴 시간 동안 변절도 부패도 없이 청아하고 경건한 모습을 유지하려면 햇볕 잘 들고 통풍 잘 되는 고가처럼 하나님의 은혜를 늘 힘입고 기도와 회개로 영적 통풍이 잘 되어야 하는 법이다.

태양을 등지고 길을 걷는 사람 앞에 자기 그림자가 길어 늘어지듯 하나님을 등지고 사는 사람의 앞에는 어두움과 슬픔 그리고 실망과 좌절의 그림자가 동반될 수밖에 없다. 하나님께로 돌아오고 하나님 지향의 삶을 살고 기도와 회개로 날마다 자신을 살펴 스스로를 갱신하는 것만이 품위 있는 삶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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