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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조엘 오스틴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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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형 (국민일보 기독교연구소 소장)

중견 여론조사회사 사장으로 있는 친구가 조엘 오스틴 목사의 '긍정의 힘'을 20권 사서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너무나 감동을 받았으며, 자기 혼자 읽기 아까워서 직원들에게도 나눠줬다고 말했다. 그러나 목회를 하는 친구의 평가는 신랄했다. "쓰레기 같은 책이야. 그 책에 환호하는 사람이 문제 아니야?" 어떤 목회자는 "최근 긍정의 힘이 두란노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고 놀랐어요. 다른 상업적인 출판사에서 나온 줄 알았거든요. 두란노가 지금이라도 책을 전량 수거하고 이미 책을 산 독자들에게 환불조치를 해 준다면 한국 기독출판계는 한 차원 발전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휴스턴 레이크우드교회 담임 조엘 오스틴 목사는 이미 한국에서도 유명인이 됐다. 그가 쓴 '긍정의 힘'이 국내에서 100만부를 넘어선 초대형 베스트셀러가 됐고 속편격인 '잘되는 나'도 그야말로 잘 팔리고 있다. 오스틴 목사의 설교는 국내 기독케이블 방송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잘 생긴 외모에서 나오는 긍정의 메시지는 한국 사회에 오스틴 신드롬까지는 아니어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많은 일반 출판사들이 기독교물에까지 영역을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오스틴 목사에 대한 우려는 한국내에서 수차례 제기됐다. 사랑의교회 원로 옥한흠 목사는 지난 2월 초 주일 설교에서 "다분히 심리학적이고 자기 최면적인 긍정적인 힘을 강조하는 성경말씀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오스틴 목사가 복음의 본질을 왜곡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세상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것이 무슨 진리인가"라고도 말했다. 아마 적지 않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옥 목사의 주장에 동조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 역시 본질적으로는 옥 목사의 주장에 찬동한다. 긍정의 힘을 읽고 '주님의 피묻은 복음은 어디에…'라는 의문부호를 붙인 사람들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목회자들 가운데 반대 의견을 지닌 분들도 있다. 한 원로 목회자는 오스틴 목사 비판에 대해서 "설교가 무엇인지를 잘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서 "오스틴 목사는 복음의 본질이 아니라 복음의 적용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변호했다. 그는 자신이 보기에 오스틴 목사가 탁월한 설교가라고 언급했다.

미국 내에서도 오스틴 목사는 비판을 받고 있다. 노만 빈센트 필, 로버트 슐러에 이어 오스틴 목사로 이어지는 적극적 사고와 번영신학이 복음을 심각하게 왜곡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물론 교회에 경영학적인 요소를 가미시킨 릭 워런과 빌 하이벨스 목사 등도 비판을 받고 있지만, 오스틴 목사는 최근의 '모르몬교 허용 발언' 등으로 이들보다는 훨씬 더 큰 논란의 주체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대 부흥사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오스틴 목사를 감싸안았다. 사람들이 "오스틴 목사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하자 그는 "몇 가지 문제는 있지만 그 역시 하나님이 쓰시는 목회자입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목사의 품격을 느끼게 하는 발언이다.

오스틴 목사를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각자의 성경 해석과 신앙 배경에 따라 다를 것이다. 너무 환호해서도 안되지만 그냥 "쓰레기 같다"며 외면하는 것도 위험하다. 그러나 사려깊은 독자라면 이런 논란이 있다는 사실 정도는 알아야 한다. 그래야 책을 읽으면서 정확한 판단을 하고 교훈을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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