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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참 신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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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끔씩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입을 다물지 못할 때가 있습니다. 뜨아~하면서도, 눈물이 핑그르르르~도는 그 느낌...말입니다~ 내가 예전에 잊어버린 일들을, 혹은 포기해버렸던 일들을...그리고 하나님께서 허락해주시지 않으신다고 입을 뾰로퉁하며 투덜거렸던 일들도...하나님께서는 <단 한번도> 잊어버리시지 아니하시고, 나중에, 아주 나중에, 다시 말해, 하나님의 그 예비하신 시간에 맞게...그 일들을 이루어주십니다. 그것도~ 여러분들도 맛보아 아시다시피^^ 정말 예상밖의, 아름답고, 상상치도 못했던, 그분만의 어마어마한 방법^^으로 말입니다~ 이러한 그분의 놀라운 은혜에 저는 조용히 머리를 조아릴 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제겐 가장 기억하기 힘든 아이 한 명이 있었습니다 - 그 아이는 지금은 졸업한지 한참이 지나, 성숙한 어른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저의 눈에는...선생님의 눈에는...여전히 아이의 모습으로 보일 뿐입니다...아무리 립스틱을 바르고 파마를 해도~ 저의 눈에는 모든 졸업생들이 다 아이들로 보일뿐입니다^^ - 그 아이를 생각하면, 너무 서운하기도 했고, 화가 나기도 했습니다...아이를 떠나보내고 난 후...한참을 이런 마음으로 살았습니다.

     그리고, 설교시간이나, 독서, 기도시간 중에, 용서할 사람을 떠올려야 할 때면, 항상 이 아이의 얼굴이 제겐 그 누구보다도 먼저 떠올랐습니다. 저를 향해...그 아이만의 그 특유의 나를 무시하던 그 표정...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며 방글거리며 웃다가도... 나를 바라보고 난 후, 돌처럼 굳어지던 그 아이의 그 차가운 표정...그리고...그 섬뜩한 표정 다음으로...졸업식 날 주인이 없던, 그 아이의 빈 책상과 졸업앨범이 제 눈에 아른거렸습니다-_- 그럴때마다, 제 마음을 추스리고, 아이에 대해서...나쁜 마음을 가진, 저의 죄악에 대해서...회개기도를 하고, 그 아이를 축복하며, 중보기도를 하곤 했습니다...

     이 아이와의 만남은 아이가 2학년되던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아이를 처음 만나던 그날...저는 가벼운 걸음으로, 한손에는 카세트를, 나머지 한손에는 교재를 들고, 참새^^같은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을 교실로 향해, 열심히, 총총걸음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복도 저멀리에서, 한 아이가 마구 달려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누구지...? 수업이 시작했는데...라고 생각하며, 전, 그 아이가 만나고자하는 사람이 저인줄은 꿈에도 생각지도 못하고, 유유히 앞으로 걸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그 아이가 제 앞에서...제 앞에서... 걸음을 멈추는 것이었습니다.

왜 그러니...?
선생님...김현주 선생님...이시죠...?
응...그런데...왜???
지금 제가 굉장히 힘든 상황인데요...저와 상담좀 해주세요...
나하구? 난 상담선생님이 아닌데...
전 선생님과 이야기하고 싶어요...선생님만이 절 도와주실 수 있으실 것 같아요...
언제?
지금요...지금요...
지금? 난 수업이 있는데...

     그것이 그 아이와의 첫만남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첫만남부터, 그 아이 특유의 약간의 당돌함^^으로... 저에게, 그렇게... 그런식으로... 다가왔습니다. 그 날 저는 수업을 한시간 제쳐두고, 이 아이와 한시간 동안 상담을 했습니다. 아이의 말을 들어주는 것밖에는 제가 할 수 없었지만, 저에게 찾아온 아이의 어렵고 힘든 마음을 생각하며, 최선을 다해...진심으로 귀기울여주고, 충고해주었습니다.

     어렴풋이, 이 아이의 마음속에는 <심한 증오>와 <분노>가 자리잡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난감했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를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제 마음 깊숙이에서는...계속적으로...일어났습니다...그 일이 아이와 저에게는 라포rapport를 형성해주었고, 가끔씩 아이와 웃으며 대화를 하곤 했습니다.

     1년 후...담임배정이 있던 날...첫 담임의 설레는 마음을 가지고 들어간 교실에서...그 아이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그것이 진한~ 일년동안 지속될...그 아이와의 두 번째 만남이었습니다.

     그 아이는 재능과 장점이 무척이나 많은 아이였습니다. 코미디언처럼, 너무나 재미있었고, 학급장기자랑을 할 때면 항상 1등, 오락부장으로서도 제일 먼저 추천되는 아이였어요. 그리고, 마음이 굉장히 따뜻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결코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이, 아무리 작은 것이라고 할지라도. 자기가 가진 모든 것들로 불우한 사람들을 도와주곤 했습니다. 정말, 교사로서...담임으로서...많은 학급 아이들이...이 아이의 이런 면들을 본받기를 바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이 아이에게는 남모르는 아픔이 있었습니다. 그건...아빠에 대한 큰 상처였습니다. 너무나 깊어서...감히 '톡'하고 건드리는 것조차도...두려울 정도였습니다. 아이에게는...엄마로부터 물려받은 따뜻한 사랑이 있었던 반면, 아빠로부터 받은 큰 상처로 인해...아이의 내면속에는 어른들...특히나, 남자어른들이나, 권위자들에 대한 증오와 분노가...이상하리 만치 크고, 깊게... 자리잡아 있었습니다. 따라서, 선생님들에 대해서, 특히나 남자선생님들과, 담임선생님에 대해서는...아이는 또래친구들에게 보여주는 모습과 180도,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전 그런 아이의 모습을 대하면서...무척이나 당황했었습니다. 어떤 모습이 아이의 진실한 모습인지...갈피를 잡을 수 없었습니다.

     1년간 아이와 나 사이에서는, 끊임없는 오해와 방황, 그리고 불신이 자리잡게 되었고, 담임교사로서 아이의 가정배경을 자세히 알아가게 되면서, 아이의 가정문제로 인해, 그 아이의 부모님과 계속 만나게 되었습니다. 아이를 이해하는 만큼...아이의 부모님들에 대해서...제 스스로, 속으로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감추어야만 했을 때가 한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의 상처가...이해가 되었습니다...그 아이의 영혼이 너무나...가여웠습니다...-_-

     하지만, 제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것은, 그 어떤 것도 아닌...그 아이의 저를 대하는 변해버린 태도였습니다. 아이는 저에 대해서, 자기혼자만의 추측과 오해로...저를 외면해버리고 그 아이만의 그 특유의 <냉담한> 표정을 저를 향해 지어보였습니다. 아이는, 저의 행동과 말해 대해서, 모든 것이 다 <자신을 비난하고, 비판한다>는 전혀 근거없는 오해를 했고, 그리고, 그런 자기만의 생각에 따라...저를 철저히 무시했습니다. 전 그런 아이를 설득하다가...조금씩...조금씩...지쳐가기 시작했습니다...네가 생각하는 것은 진실과 달라...그건 아니야...이렇게 생각해봐...제발...

      지금 생각해보면, 그 아이가 저에게 보여주었던 행동과 말들은...상처있는 사람의 전형적인 특징이었는데, 그 당시는 그 아이에 대한 너무나 섭섭한 마음에 정말 상심했었고, 포기하는 마음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끝까지 저를 외면하다가...졸업식날도 찾아오지 않고, 졸업후에도...한번도 저를 찾아오지 않았었습니다. 가끔씩 아이의 동기들이 찾아올때면, 그 아이의 안부를 묻곤 했었지만, 아이에 대한 상심하고 실망한 마음은...좀처럼 사라지지 않았고...내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의 마음과 그 표정이 자꾸 떠올라서...견디기기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며칠전...수업을 마치고, 교무실로 들어서는데, 저멀리 서있는, 졸업생들이 보였습니다. 교복을 입는 재학생들에 비해서, 졸업생들은 사복을 입고 있기에, 바로 눈에 들어오지요. 기특도 하구나...스승의 날도 아니고...한창 여름에 선생님을 만나러 왔구나...하며, 전 그냥, 기쁜 마음으로...그 아이들을 지나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을 지나치는 순간...전 분명히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아이들의 목소리속에서...제가 기억하던...그 아이의 목소리를 분명히 들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려, 아이들을 훑어보았고, 순간...저를 바라보는 아이의 눈과 마주쳤습니다.
......

     아무 생각도 나지않고, 눈물만이 솟구쳐 나왔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아이에게 다가갔습니다. 아이는 처음에는 아무 표정도 없다가...제가 우는 모습을 보고 난 후, 무척이나 놀라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는 이내...아이의 눈에도...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기 시작합니다...우리둘은...주위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그렇게 서로 바라보며...울었습니다...

너 살아있었니...
네...선생님...
내가 네 걱정을 얼마나 많이 한 줄 아니?  
...
어쩜 그럴수 있니...어쩜 그럴수 있니...으흐흐흐흐흑...
선생님, 죄송해요...흑흑흑...

     아이를 데리고와서, 아무말없이...저는 책상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는 선생님께서 뭘하시는지...호기심어린 눈으로 저의 모습을 쳐다보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전해줄려고, 몇 년간 보관해두었던 아이의 졸업장을 꺼내어서, 먼지를 털털 털어...늦게나마 졸업을 축하하며, 아이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아이는 그제서야, 내가 무엇을 찾고 있었는지...깨달으며...말없이 졸업장을 받습니다...

     그런데...참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아이를 보는 순간...아이에 대한 그 상심하고 서운한 마음들이 눈 녹듯이 화악~하고 사라졌으니 말입니다. 아이가 건강하게, 건전하게...대학생이 되어 살아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너무나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어쩜...그 오랜 감정들이...한번에 사라질수 있는지...전 정말 신기할 뿐이었습니다. 아이는, 교차되는 감정속에서, 어쩔줄 몰라하는 저를 바라보며...조용히 말을 건넵니다...

     선생님, 죄송해요~ 제가 많이 속썩여드렸죠. 하지만, 저 많이 변했어요. 이젠 하나님을 믿으면서, 평온해지는 제 모습을 발견해요. 대학교에 들어가면서, 선교단체에 들어가, 훈련받기 시작했어요. 믿음의 친구들과 선배님들과 교제하면서, 변해가는 제 자신을 느껴요. 사람들이 절보고, 많이 변했대요. 그리고, 선생님~ 얼마전에는, 사람들앞에서, 간증을 하기도 했답니다. 선생님께서...꼭...들으셔야 했는데...선생님께서 기뻐하셨을텐데...선생님, 다시 한번 죄송해요...

     선생님... 그리고, 이 글을 한번 읽어보세요. 제 주위의 교회다니는 분들께서 저에게 권해주신 글인데...제가 얼마나 은혜를 받았는지 몰라요. 이 글을 읽으면서, 이 글을 쓴 사람이 ,저와 참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고, 저희 가정도 변할 수 있다는 것...그리고, 무엇보다도, 이 글을 통해서...제 마음이 얼마나 위로가 되었는지 몰라요. 이 글을 쓰신 분을 제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정말 저를 위해서 이 글을 쓰신 것 같아요. 제가 받은 이 은혜를, 선생님께 나누어드리고 싶어요~

     전 눈물을 닦고, 그 아이가 전해주는 글을 받았습니다. 그런데...^O^ 그것은, <해와달쪽지 7월호>였습니다. 무척 반가왔습니다. 저 혼자서 한번 미소를 짓고는, 아이가 적극적으로 권해주는 그 글을 보았습니다. 그 글의 제목은 <엄마, 이젠 친구가 되어 드릴께요>였고...지은이는 <김현주>...제 이름이었습니다...^O^

     아이는 제가 쓴 그 글에 노란색, 빨간색, 연두색 형광펜을 그어두었습니다. 그  아이에게는 그 글이, 아니 제가 쓴 글이...참으로...감동적인 글이었다는 것을 한눈에...알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순간적으로 하나님께 정말 감사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몇 년간의 저의 마음을 다 알고 계셨고, 이해하고 계셨습니다. 한 아이에 대해서, 제가, 얼마나, 마음 아파하고, 걱정했었는지...그리고, 끊임없이 아이를 위해 기도했던...저의 기도를...다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그리고...저의 그 아이에 대한 사랑과 마음이...그 아이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과 마음>에 비하면...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을...알게 해주셨습니다. 그 아이와 나를 동시에 사랑해주셔서, 우리 둘의 상처를 치유해주시고, 그리고, 이렇게 놀라운 방법으로 회복케 해주시니 감사할 뿐이었습니다.

     아이는 그 글을 제가 썼다는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무척 큰 충격을 받은 듯 했습니다. 아마, 무척 놀랐겠지요... 그리고...그 아이는 저에게~ 무척이나, 인상적이고 감동적인 말을 남기고 떠났습니다... <선생님~ 선생님도 이런 상황이셨군요...전 저만 그런줄 알았는데...전 정말 몰랐어요,,,>그 아이를 제 품에 꼬옥~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귀에 속삭여 주었습니다...선생님한테 꼭 연락해라...앞으로...계속 연락해야 한다...

참 신기합니다~
제가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제가 아이에게 하고 싶어했던 그 말들을...
제가 기도로서만 하던 그 말들을...
저의 글을 통해서...해와달 쪽지를 통해서...
아이에게 말하게 하시고...
그 쪽지의 글을 읽도록 아이의 상황을 허락해주시고...
글을 통해 아이의 마음이 위로받고, 감동받게 하시고...
아이와 저와의 특별한 만남을 허락해주신 주님~의 그 놀라우심~

      하나님께서는 진정한 기묘자~ 모사자이십니다^^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 듣지 못한 것들,
사람의 마음에
떠오르지 않은 것들을,
하나님께서는
자기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련해 주셨다~ (고전2:9 표준새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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