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칼럼 부활절의 준비

첨부 1



- 손달익 목사 (서문교회) 

사순절기의 중심을 지나면서 우리 모두는 경건과 절제를 배우고 구속의 은혜를 재확인하면서 주님의 제자도를 실천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한 가지 간과하기 쉬운 것은 이 사순절의 끝에 부활절이 있다는 점이다. 사순절을 회개와 금식의 기간으로 보내면서 다소 위축되고 어두운 분위기의 절정에서 부활절을 맞다 보면 승리와 환희의 부활절을 맞이하기가 어렵다. 더구나 부활절 기간이 지나갈 무렵 늘 불교의 축일이 다가오기 때문에 길거리는 연등 장식으로 꾸며지게 되어 우리 특유의 부활절 문화가 실종되기도 한다. 이런 점을 염두에 두고 부활절을 기독교인 최대의 축제로 지키면서 병들고 신음하는 세상을 향해 승리와 소망의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도록 노력함이 우리의 과제가 된 듯하다.

이를 위해서는 부활절에 대한 우리의 새로운 발견과 인식이 필요하다. 죽음의 세력을 이기신 예수 부활의 참 의미와 부활하신 예수님과의 만남, 연합이 우리 삶에 가져올 혁명적 변화와 세상에 미칠 충격적 영향에 대한 우리 스스로의 재발견이 시급하다. 절기를 맞을 때마다 의례적인 연중행사로 지내다 보면 의미는 퇴색하고 무거운 일의 부담만 남게 되어 교회를 힘들게 하고 피곤하게 한다. 이를 극복하고 생명의 주인이신 부활의 주를 만나는 소생의 감격이 있도록 부활절 재발견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늘 주변에 있던 것이지만 그 가치와 의미를 재발견하면 삶에 큰 영향을 끼친다. 흔히 근세사를 인간이 발견된 시기라고 정의한다. 18세기를 민중이 발견된 시기, 19세기를 여성이 발견된 시기, 20세기를 어린이가 발견된 시기라고 한다. 물론 인간의 역사, 민중과 여성, 어린이의 역사가 근세에 시작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간의 가치와 민중의 중요성 등이 이 시기에 이르러 재인식되고 바르게 평가되었기 때문이고 이런 재발견은 역사에 큰 충격파가 되었다. 21세기를 맞이하고 보내면서 우리에게 짙게 내려 덮인 것은 혼돈과 절망의 무거운 그림자들이다. 문명들이 상호 충돌하고 국가간 이해 다툼이 극한 상황으로 치닫는다. 누구도 중재와 통제의 능력을 보이지 못함이 우리 현실이다. 여기저기에서 야만적이고 비인간적인 다툼과 분쟁의 소식이 그치지 않고 윤리의 붕괴는 이미 통제 불가능의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이런 현상을 치유하려는 인류사회의 노력 모습도 발견되기 힘들다.

이런 어두운 역사를 그치게 하고 죽음의 문화와 죽음의 역사를 생명의 문화와 역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예수 부활의 생명력 넘치는 문화가 세상 속으로 유입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교회가 부활의 감격과 환희 그리고 생명력을 지녀야 하고 교회가 지키는 부활절 행사들을 통해 표출되어 세상을 긴장시키고 부러워하게 해야 한다. 포기된 세상이 아니라 갱신의 희망을 지닌 세상이 되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부활절 준비의 핵심이 되었으면 한다.

- 출처 : 국민일보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