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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서울시의 어느 사회복지과 직원의 글...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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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는 서울시의 어느 사회복지과 직원의 글입니다.

  
예상은 하고 갔지만 그 아주머니의 얼굴을 보는 순간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얼굴 한쪽이 화상으로 매우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기 때문이다. 당황스러웠지만
곧 내가 온 이유를 생각해내곤 마음을 가다듬었다.

"저.. 사회복지과에서 나왔는데요."
"너무 죄송해요. 이런 누추한 곳까지 오시게 해서요, 어서 들어오세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자 밥상 하나와 장롱 뿐인
방에서 풍기는 훅하는 이상한 냄새로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얼굴은 왜 다치셨습니까?" "어렸을때 집에 불이나 아버지와 저만 살아남았어요."
그때 생긴 화상으로 온 몸이 흉하게 일그러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사건 이후로 아버지는 허구한 날 술만 드셨고 절 때렸어요. 아버지 얼굴도
저처럼 화상 흉터 투성이였죠. 도저히 살 수 없어서 집을 뛰쳐 나왔어요."

집을 나온 그녀는 부랑자 보호하는 시설을 찾아, 몇 년을 지낼 수 있었다.
거기서 만난 시각장애자인 남편과 딸도 낳고 삶에서 가장 행복한 시간을 보냈지만
곧 남편이 죽는 바람에,결국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길에서 구걸하는 일 뿐이었다.

말하는 게 힘들었던지 그녀는 눈물을 쏟기 시작했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을 둘러보았다. 라면 하나, 쌀 한톨 있지 않았다. 상담을 마치고,
"쌀은 바로 올라올 거고 보조금도 나올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하며
막 일어서려는데 그녀가 장롱 깊숙이서 무언가를 꺼내 내 손에 건내 주었다.

"이게 뭐예요?" 검은 비닐 봉지에 들어서 짤그랑 소리가 나는 것이 쇳덩이 같았다.
봉지를 풀어보니 그 속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하나 가득 들어 있었다.
어리둥절해 있는 나에게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 말을 이었다.

"혼자 약속한 게 있어서요. 구걸하면서 1000원짜리가 들어오면 시력을 잃어가는
딸아이 수술비로 저축하고, 500원짜리가 들어오면 생활비로 쓰고,
그리고 100원짜리가 들어오면 나보다 더 어려운 노인분들을 위해 드리기로요.
좋은데 써 주세요."

내가 꼭 가지고가야 마음이 편하다는 그녀의 말을 뒤로 하고 집에 들어와 세어보니
모두 1006개의 동전이 들어있었다.

그 돈을 세는 동안 내 열 손가락은 모두 더러워졌지만 감히 그 거룩한 더러움을
씻어 내지 못하고 나는 그저 그렇게 한밤을 울며 뜬눈으로 지새고 말았다.



적은 소득이 의를 겸하면
많은 소득이 불의를 겸한 것보다 나으니라. (잠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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