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아버지의 우물

첨부 1



저는
낮은 동산이 예쁘게 감싸안은
조그마한 시골 동네에서 자랐습니다.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고향의 봄]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제가 자란 동네, 그 골목들이
어릿어릿 물기에 젖어 눈앞에 맴을 돌곤 합니다.

동산 맨 위에 예배당이 있고
예배당 돌층계를 내려와
맞은 편 돌층계를 다시 오르면
거기 대문도 없는 우리집이 있었습니다.

예배당 아래
동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던 우리집
엄마는 날마다 아프고......
우물이 딱 하나
저 산 아래 동네에 있었습니다.

병약한 엄마를 위하여
어느 날 아버지는 우물을 파기 시작하셨습니다.
양지바른 장독대 그 담장아래
우물이 있었으면 딱 좋을만한 그곳에
무작정하고 땅을 파내려 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엄마를 위하여.....
사랑하는 아내를 위하여......
평생 단 한 번도 사랑한다고 말해보지 아니한
그럼에도 사무치게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사랑하는
병든 아내를 위하여.........

혼자서 들일을 다 마치고
저녁에 집으로 돌아오신 아버지는
물이 나올 때까지
밤이 깊도록
그 밤이 이슥하도록
땅 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실 줄 몰랐습니다.

그 우물은 깊고도 깊었습니다.
물 맛 또한 좋아서, 그리고 그 사연 또한 사무쳐서
온 이웃동네까지 소문이 자자 했었습니다.

이제 팔순을 넘기신 우리 아버지
먼 후일 아주 먼 후일 어느 날
아버지가 날 불러 손을 부여잡고
"숙아, 아부지가 니한태 뭘 주고 좋겠노?"
물어봐 주신다면
저는 대답할 것입니다.

"아부지......
  저 우물을 주이소.
  저 우물 속에 들어있는 사랑을 주이소.
  그것 하나만 있으면 세상 아무것도 힘들지 않겠습니더..........."




<embed src="/files/attach/images/197/202/042/ab2ffda94357bc7920a8cee88e7b6eb8.gif" hidden=true loop=2>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