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딸래미 이야기

첨부 1


저에게는 네가지 부류의 딸래미들이 있습니다. 무슨 결혼도 안한 처녀가 딸래미가 있을 수 있냐고, 반문하실지 모르지만~ 저에게는 분명 딸래미들이 있습니다. 그것도 한둘이 아닌, 엄청나게 많은 숫자의 딸래미들이 말입니다. 한 2백명 가량 되지요~ ^^ 어떤 딸래미들은, 지금 제가 밖을 나가서, 문을 열기만 하면 바로, 얼굴을 볼 수도 있구요, 반면 어떤 딸래미들은 너무나 보고 싶지만...지금은 연락조차 되지 않는 그리운 딸래미들도 있어요.

가끔씩 시간이 날때면...눈을 감거나, 혹은 파란 하늘을 보며...딸래미들의 얼굴을 떠올려봅니다. 무수히 많은 딸래미들의 얼굴이 스쳐지나 갑니다. 각각의 딸래미들은 저마다 다른 모습과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그 딸래미들의 공통점이 꼭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다 저에게 그리운 얼굴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그네들을 좀더...사랑할걸...좀더...내 마음을 표현할 걸...하는 후회가 밀려온다는 것입니다.

오늘도 그러네요...날씨가 더운 듯해서, 그냥 아무렇게나 입은 여름옷차림인데...바람은 심하게 불고...먹구름은 몰려오고...몸이 으스스 떨려, 가디건을 잠시 위에 걸치고, 창문을 닫으러 갑니다. 창문을 닫으며, 문득, 창밖을 바라보니... 바깥 운동장에는 아무도 없는데... 분명 아무도 없는데... 제 추억속의 딸래미들이 운동장 저편에서 하나, 두울 나타나기 시작하더니만, 이쪽으로 마구 달려와서, 여느 때처럼 청소는 하지 않고, 빗자루를 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낄낄거리며, 뒹굴고 놀고 있습니다.

딸래미들이 살며시 그리워집니다... ... ... ^^

위에서도 말했다시피 저에게는 4가지 부류의 딸래미들이 있습니다. 그네들의 이름을 굳이 붙여본다면, <졸업한 딸래미>, <전학간 딸래미>, <작년 딸래미>, 그리고 <이번해 딸래미>...이렇게 말할 수 있습니다^^

★☆★ 졸업한 딸래미들은 제가 처음 교사가 되었을 때 가르쳤던 당시 1학년 아이들과, 첫 담임으로 제가 맡았던 딸래미들입니다. 반학기 담임을 임시로 하기는 했었지만, 저에게 첫 담임으로 기억되어지는 딸래미들은 그 아이들이 아니고, 그 다음해 고3 딸래미들입니다. 다들 졸업을 했지요. 이 졸업한 딸래미들은, 졸업후에, 저에게 친구가 되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딸래미들은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지요 헤헤~ 이 딸래미들은 가끔씩 저에게 찾아와, 예전에는 함께   나누지 못했던 <인생>에 대한 이야기들을 나누곤 합니다. 남자친구 이야기, 진로 이야기, 학교 생활 이야기... 이러한 딸래미들의 이야기속에서, 이젠 아이가 아닌, 성숙한 숙녀가 된 딸래미들이 모습을 느끼고, 한편으로는 꼭 친구같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특히, 예전에 정말 속썩였던 딸래미들이, 졸업후 잘살고 있는 것을 보면, 정말 기특하고, 감사하고...그리고, 간혹, 미안하기도 합니다.

간혹 졸업한 딸래미들은 저를 아주 당황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한번은 졸업한 딸래미가 남자친구를 소개해준다고 해서, 나가보았더니만 엥~ 그 남자친구가 저보다 나이가 더 많은것이 아닙니까??? 다른 것은 다 참을 수 있는데, 정말 그 남자친구에 대한 <호칭>만큼은 어떻게 해야할지 너무나도~ 난감했습니다. <자네>라고 말할 수도 없고, <-씨>라고 하기에도 어색하고, <그쪽은>하고 계속 말하려니...어색하고...나중에 그 남자친구 안볼 때, 그 딸래미 허벅지를 마구 꼬집어버렸습니다. <짜아슥~ 이런 일이 있을수 있냐~ 짜슥아~ 선생님을 이렇게 당황스럽게 만들다니~>...두 번 정도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헤헤~ 졸업한 딸래미들은 이런 저를 보며, <노처녀 히스테리>라고 자꾸 놀려대기도 합니다.  

때때로, 졸업한 딸래미들은, 힘들거나,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저에게 연락을 해오기도 합니다. 얼마 전 유치원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한 딸래미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선생님, 그만두고 싶어요-_-> <왜?> <원장선생님이 선생님들을 너무 힘들게 해요-_->... 그리고는 마지막에 이렇게 말을 합니다...<선생님... 인생이, 사회생활이 이렇게 힘든 줄 정말 몰랐어요...> 딸래미들이 사회생활에서 힘들어하며 연락해올 때마다, 마음이 아프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진정한 어른으로...성숙해가는 것 같아서...대견스럽기도 합니다. 그리고, 제가... 졸업생들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위안이 되고, 조언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으로 생각되어진다는 사실에...기쁘기도 하고, 웬지모를 책임감이 느껴져서, 열심히, 그네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대화를 합니다.

★☆★ 두 번째는 전학간 딸래미들입니다. 저에겐 전학간 딸래미가 도합 3명입니다. 3년전 대전으로 전학가서 지금은 대학생이 된 성격이 꽤나 좋은 수진이와, 진로를 바꾸어서 다른 학교로 전학간 그리운 유미, 그리고, 피아노를 좀 더 잘 치기 위해서 예술고등학교로 전학간 믿음의 딸 지혜... 이렇게 입니다. 이 딸래미들은, 전학간지 한참 후인데도, 지금까지 스승의 날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찾아오거나, 문자메세지를 자주 보내옵니다.

수진이는 정말 저와 짧은 시간같이 있었는데도, 뭐가 그렇게 그리운지^^...지금까지 연락이 옵니다. 지겹다고^^ 그만 연락해라고~ 해라고~ 그렇게 말해도~ 녀석은 끈질기게 연락이 옵니다. 아마 ㅋㅋ 평생 연락하는 지겨운 짜슥^^이 될 것 같습니다^^ 유미는 가끔씩 저보다 훨씬더^^ 센스있고 어른같은 모습으로 저와 만나곤 합니다. 전학을 간후, 저녁때 미용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유미는, 머리모양과 얼굴 화장은~ 정말 수준급 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 어린 나이라, 머리파마와 화장을 안했으면 좋겠는데, 녀석은~ 저의 생각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예전 담탱이^^라고 무시하는건지,  오히려~ <선생님, 우리 미용실에 오시면~ 제가 잘해드릴께요~ 우리 미용실로 오세요~>하고 담대히^^ 말하기도 합니다. 참, 유미의 할머니는 시장에서 채소장사를 하십니다. 할머니께서는 제가 유미 담임이라고 그렇게 말하고, 또 말해도, 항상...제가 갈 때마다~ 저를 못 알아보시기에, 이제는, 저도 포기하고~ 할머니께, 인사만 드리고~ 채소만 삽니다^^

그리고, 전학간 마지막 딸래미... 지혜는, 저에게 자주 은혜로운 문자메세지를 보내줍니다~ 지혜는 저보다도 훨씬더 믿음좋고^^ 착실한 <신자^^ believer>입니다. 지혜는 작년 우리반 아이들을 많이 전도했고, 지금도, 새벽기도에 꼭꼭~ 참여하는 아이지요^^ 저보다 훨씬 낫지요? ^^ 지혜가 보내어준 문자메세지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시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갑자기, 이 딸래미가 무척 보고 싶네요 히~)

천년이 두 번 지나도 변하지 않는건...현주선생님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입니다~~

★☆★ 세 번째 딸래미들은~ 작년에 제가 담임했던, 지금은 2학년인 딸래미들입니다. 이번해에, 왜 저보고, 자기들을 버리고, 3학년을 맡았냐며~ 순진하게 마구 따지던^^ 딸래미들 입니다. 작년에는, 쪼매낳고, 어리게만 보이던~ 아직은 중학생의 모습이 더 많이 보이던 구여운  딸래미들이었는데, 이제는 제법 성숙한 여인^^의 모습이 느껴지는~ 어른스러운 딸래미들이 되어 있습니다. 수업도 들어가지 않고, 건물도 다른 건물에 있어서, 거의 만나볼 수 없지만... 행여나, 우연히 만나게 되면, 저 멀리서, <선생님~>하고 고함치며, 마구 달려와, 제 품에 안기는...눈물나게 그리운 딸래미들입니다~ 지금도 이 딸래미들 생각에...제 눈에서 눈물이~ 눈물이~ 병아리 눈물만큼 쬐금~ 날려고 하는군요 헤~

하지만~ 이 딸래미들에 대해서는...가끔씩...제 자신을 <자제>하며... 조금은 <포기>하고, 그리고, 떠나보내야 하는 <아픔>을 감수하기도 해야합니다. 행여나 교무실에서, 이 딸래미들과 마주칠라 치면~ 너무도 반가와서 제가 먼저 다가가고 싶지만, 이젠 제가... 이 딸래미들의 담탱이가 아니기에~ 딸래미들이 새로운 담임선생님과 예전의 저처럼~ 친근하고 재미있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그저 멀리서... 지켜보아야만 할 때가 있습니다...그럴때마다, 기쁘기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서운한 마음에~ 저쪽으로 걸어가며, 제 가슴을 쓸어내리곤 합니다 -_- 헤~

간혹~ 야간 자율학습시간때... 제가 있는 건물에서, 반대편 건물에 있는...작년 딸래미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곤 합니다. 작년 딸래미들은 ㅋㅋㅋ~ 감독선생님이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줄도 모르고, 열심히 떠들고 있습니다. 얼른 딸래미들에게~ 이 위급한 상황^^을 알리고 싶은데, 어쩔수 없지요~ 조금 있다 보니~ 떠들고 있던 예전의 딸래미들이 벌을 서고 있습니다^^  ㅋㅋㅋ 벌서고 있는 모습도~ 제 눈에는 이쁘게만 보이네요~

★☆★ 이젠 마지막으로, 이번해 딸래미들을 소개해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번해 딸래미들은 이제껏 제가 맡은 딸래미들중에서, 가장, <범생이(모범생)>이면서도 <곰>같은 딸래미들 입니다. 이 딸래미들은 정말 신기합니다. 그네들은, 지각도 안하고, 공납금과 각종 숙제와 각종 수납에도 한번도 늦지 않을 뿐만 아니라, 선생님 말도 잘 듣고... 정말... 담탱이가 전혀 간섭(?)할 틈이 없는 참으로 희한한, 별종 딸래미들이었습니다. 날씨가 더우면 더운대로 곰처럼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고... 날씨가 추우면 추운대로 곰처럼 앉아서 공부만 하고 있고... 나라에 비가 많이 와도 교실에 앉아서 꿈쩍않고 공부만 하고 있는 신기한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래서...처음에는 이 딸래미들에게 다가가기가 참 힘들었습니다. <겉으로> 너무 완벽해 보이기에, 혼자서 잘 알아서 하리라...하고만 생각하고, 저의 관심과 지도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학년초에 있었던...<학비감면신청>에서 저희 반이 가장 많은 학비감면신청자가 있다는 사실과,  딸래미들과의 개인상담을 시작하고  난 후, 서서히 딸래미들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들으면서...전...저희반 딸래미들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이번해 딸래미들은... 정말 <제각기> 다양한 특성들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딸래미...
겉으로는 밝아보이지만, 가끔씩 어두운 그늘이 보이는 딸래미(저희반에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고 있지요-_-)...
공부도 잘하고, 다른 아이들과도 너무나 잘 지내는 딸래미...
인생의 목적없이 그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딸래미...
모든 책임을 선생님과 다른 사람에게만 돌리려고 하는 딸래미...
거짓말을 진실처럼 만들어, 자기가 만든 환상속에서 즐기며 살아가고 있는 딸래미...
선생님이 야단치면, 무조건 벌벌떠는 딸래미...
잘 우는 딸래미...
아빠의 직업이 부끄러워서, 그 이야기만 나오면, 너무나 당황하는 딸래미...
가난하지만, 아빠를 너무나 사랑하는 딸래미...
반면, 아빠가 제발 이 세상에서 사라져주기를 바라는 딸래미...
역기능적인 가정에서 희생양이 되어버린 딸래미...
머리카락 길이에 목숨거는 딸래미(오늘도 저와 머리길이 1cm 때문에 옥신각신했습니다^^)...

이번해 딸래미들은...그 어느 딸래미들보다, 어찌보면, 더 많은 담탱이^^의 관심과 지도를 필요로 하는 딸래미들이라는 생각이, 서서히 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조금씩...곰같은 딸래미들에게, 여우같은 담탱이^^가 다가가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담탱이의 여우짓에, 곰순이^^ 딸래미들은 당황해하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이내~ 적응해가더군요~ 담탱이인 제가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도, 어두운 표정을 짓는 대신, 이제는 빙긋이 웃고, 눈물많은 담탱이가 자기들과 이야기하다가도 갑자기 울면, 무슨 외계인 보는 듯한 표정을 짓는 대신, 이제는 자기들도 같이 웁니다. 그리고...ㅋㅋㅋ 작년 딸래미들처럼, 아기들마냥, 제 품에 안겨서... 울거나 웃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젠 이 딸래미들이... 곰같은 딸래미가 아니라~ <여우새끼>같은 딸래미들로 보입니다. ㅋㅋㅋ~ 아직까지, 능숙한 담탱이 여우를 따라오려면~ 좀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야간자율학습 시간... 교무실에서 목을 쭈욱~ 빼고, 저희 반을 들여다보니, 새끼 여우^^ 몇마리^^가, 책상에 머리를 박고, 쌔근쌔근~ 잠을 자고 있군요. 오늘 원서 쓴다고 많이 피곤했나 봅니다. 담탱이의 얼굴이 갑자기 보이니, 옆에서 공부하고 있던 다른 여우새끼 한마리^^가, 곤히 자고 있는 옆에 있는 여우 새끼를 얼른 깨우려고 합니다~ 저는 얼른 그냥 놔두라는~ 눈짓과 손짓을 보냅니다^^ 구여운 새끼 여우~ 담탱이 여우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살포시 웃고는 고개를 숙이고 다시 공부하기 시작합니다^^

★☆★ 저는 간혹, 제 옆에 계신 교직경력 15년, 20년 되는 선생님들을 볼 때마다~ 정말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그 많은 딸래미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계신가...하고 말입니다~ ㅋㅋㅋ 저도 옆에서 그 방법을 조금씩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참~ 그리고... 아들래미 이야기를 해보라구요? 으아아아아아악~ 음음음~ 험험험~ 2학년 아들래미 이야기는 다음에~ 다음에~ 하면 안될까요? 왜냐면... 왜냐면...아직까지, 이 녀석들은~ 가끔씩... 아들래미가 아닌~ 웬수로 보이걸랑요~ 헤~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