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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새벽에 쓰는 일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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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태양도 이제는 그다지 힘이 없어 뵌다.
가을이 벌써부터 와서 바톤을 건네 받으려고 기다리고 있다.

땅위에 사람들은 햇살을 받아 먹고 살고,
그속에서 마음을 내어놓고 자신을 키워 나간다.

그런데 그 햇살이 며칠전부터 힘이 없어져 보인다.

계절은 참 이상하다.
물어 보지도 않고, 의논 한마디 하지도 않고 가버린다.
그리고는 또 다른 낯선 모습의 계절이 말도 없이 와 있다.

인간은 맨날 속는다.
아프면서도 속고, 웃으면서도 속는다.
그래서 가끔은 얌체같은 인간들도 가엽게 보일때가 있다.

하나님께서 모든 인간에게 누리라고 만들어 주신 천지 만물.
그것을 마음껏 누리는 사람이 있고, 그것들에게 끌려 다니는 사람이
있다.  사는 모습이 다 다를 뿐이다.

살면서 이제는 어느정도 인정하고 산다.
가는것은 잘 보내고, 오는것은 잘 맞이 하는 마음이 생겼다.
그래야 내 마음이 편하다.
억지 쓰봐야 내 의지대로 변할것은 아무것도 없다.
순리는 항상 질서를 유지케 한다.
거슬러 생각하는건 항상 무질서함을 줄 뿐이다.
인간의 본분을 아는것과 아버지께서 주시는대로 받아 누릴줄 아는
지혜가 필요 하리라.

창문을 미리 조금 열어 두었다.
날마다 조금씩 조금씩 찬바람이 들어오게 만들어 놓을 것이다.
그렇게 조금씩 익혀 놓으면 나중에 겨울이와도 낯설지 않을것 같아서다.

여름이 가면 가을이 온다.
가을이 가면 그다음에는 겨울이다.
그리고  봄...

사실 난 계절이 바뀌는것이 아직까지도 낯설다.
보내고 싶지 않다.  익숙해져 있으면 놓기가 싫다.
어쩌면 새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 인지도 모른다.

내게 얼만큼의 계절이 남았을까?
가을날의 예쁜 단풍든 은행잎을 난 몇번이나 주울수 있을까.
하얀 겨울, 눈 덮힌 산을 난 몇번이나 더 바라 볼수 있을까.

내주인이 날 부르시는 날까지 난 내 삶에 충실하고 있을까.

내주인이 날 더디 찾기를 바라는 날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어서 빨리 불러 주기를 바라는 날도 있을 것이다.

내게 남아있는 소명의 시간까지 이 땅에서의 시간도 허락해
주실 것이다.

.


가려고 하는 여름에게 인사를 해야 겠다.
수고 많았다고...
한낮의 태양이 있었기에 행복 했다고...

이미 와 있는 가을에게도 말하고 싶다.
즐겁게 맞노라고, 기쁘게 맞이하노라고...

인간은 시끄럽지만 의리는 있다.
변덕스럽기도 하지만 밉지않은 눈물도 가지고 있다.
그러한 모습들이 내게도 있나 보다...

사랑하고 살자.

아침이오면 쉴새없이 주어지는 하루의 모습들,
부딛기는 많은 사람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주위의 모든것들...
다 다 사랑하고 보듬어 주자.

가는 여름이 아쉬워서, 오는 가을이 미워서, 샘통도 부렸는데
그러지 않기로 했다.
사랑으로 보내주고,  맞이 할 것이다.

내게 주어진 모든것 중에  좋은것과 그렇지 못한것이 있었다.
하지만 그 모든것이 다 내게 유익이 되었음을 깨닫는다.

날 지어주시고 날 이끌어 주시고 날 다듬어 가시는 하나님 아버지
부족한 제게 "봄, 여름, 가을, 겨울" 을 허락하셔서 그때마다 마음껏
즐기고 느끼며  감상하게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이 생명 다하는 날까지 주어지는 모든것들로 인해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며 살겠습니다...


.



내가 무서워 숨어있는 가을에게 살며시 다가가서 말을 건네야 겠다.

"  어서와~~ 기다리고 있었어^^ "




(2002. 9. 12 목 새벽 2시 30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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