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한계예요.그쵸?

첨부 1


          
책 몇권을 골라 값을 치르고 거스름으로 받은 동전을 지갑에 넣는다는것이 그만 등에 맨 가방 지퍼를 열고 넣다보니 아차싶어 가방속으로 흩어진 동전을 찾느라 한참을 법석였다.
동전을 추스려 지갑에 넣고는 돌아서는데 '지갑가져가세요.'하는소리에 돌아서니 세상에, 동전을 챙기고 지갑은 계산대에 그대로 놓고 나오는것이 아닌가.
고맙다는 인사에 또래로 보이는 직원은 '한계예요.그쵸?'라며 웃기에 '그런가봐요.'하며 나왔다.

저녁에 마트에 들러 물건을 사고 계산을 하려니 이상하다. 돈이 안맞는다.
분명 있어야할만큼의 액수에서 절반이 모자란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어찌 된거지? 낮에 책값 계산할때 덜 거슬러 받았나? 수표를 내고 거슬러 받을때 동전 추스리느라고 지폐를 세지 않았는데 세어볼걸....
아니야, 눈으로 봐도 몇장이 차이날만큼은 아니었어.그럼 어떻게 된거지.
이후로 지출이 없었는데...'

한참을 생각해도 도무지 낮에 책 몇권 산것외에는 돈을 쓴일이 없다.
다시한번 의자에 앉아서 눈을 감고 천천히 하루의 일을 역추적해보니....
아하! 그랬구나. 외출에서 돌아오는 길에 옷수선한것 찾아왔지.
에휴 역시 한계구나.

예전에는 내가 엄청 머리가 좋은줄 알았다. 그래서 기억력이 뛰어난줄 알았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다고 인정해주어서...
그런데 날이갈수록 나의 기억력에 한계를 느낀다.처음에는 대개 속상하더니 이제는 그러려니 하고산다.
어제 읽은 책 내용이 가물거리고, 부엌에서 방으로 들어오면서 순간 할일을 잊어버리고.. 손에 들고 외출한것은 놓고오기 일쑤이고..

그래서 가방은 등에메고 한여름에도 양산은 절대 안갖고 다닌다.
기억해야할것은 메모하고 복잡하게 살지않고 최대한 단순화된 생활을 하려한다.
내가 얼마나 연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게되고 이생의 삶이 결코 자랑이 될수 없음을 알았다. 이런 모습까지도 있는그대로 인정하시고 사랑하시는 내 아버지의 긍휼과 넓은 가슴이 얼마나 감사한지.... 그러므로 타인을 바라보며 시샘으로 부러워할일도, 또 나는 너무 평범하다고 속상해할일도 아닌것같다.
오늘도 내 한계를 인정하며 그 모습으로 아버지앞에 살고싶다.
가장 나 다운 모습일테니까.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