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그는 바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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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어느 주일, 몇분이 교회 등록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한분의 등록카드를 보니
학력란에 "국졸"이라고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등록카드에 왜 학력란을 만들어 놨을꼬'하는 생각을 했지만,
"국졸"이라고 당당히 기록된 카드는 처음보았습니다.
학력이 많지 않은 사람은 그 란을 비워 놓기 때문입니다.
저는 "참 정직한 분이군"하며 마음에 두고 있었습니다.
그분은 40대로 다른 사람의 집에 엊혀 살고 있었습니다.
그 얼마후엔 사글세를 얻어 혼자 생활을 하였습니다.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저는 그분의 과거에 대하여 듣게 되었습니다.
그분은 한 때 제법 돈을 잘 벌고 가정도 꾸리고 살던 분이었답니다.
일하던 곳이 제주도였는데, 거기서 그분은 너무 허랑방탕하게 생활을 했답니다.
그러는 동안 집은 전세를 벗어나지 못했고, 가정 불화가 잦더니,
결국 가정이 깨어지고 말았답니다.
그후 광주로 이사오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회개하고 신앙생활을 하기로 결정했답니다.
그때, 그에게 남은 돈은 전세 얻을 돈 3000만원이었답니다.
그런데 광주에서 여수를 다녀오다가 우연히 애양원을 들어가
애양원교회 예배에 참석하게 되었고,
광고시간에 손양원목사님 기념관에 쓰일 돈이 필요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기의 전 재산 모두를 헌금했답니다.
같이 갔던 집사님이
"형님! 전 재산을 다 드리면 어떡합니까? 최소한 방 얻을 돈은 있어야 하잖아요!"했더니
"아니야! 내가 일찍 예수 믿어 십일조를 했다면 이보다 훨씬 많을거야!"하더랍니다.
그분은 그 이후로도 앞날을 생각하지 않고 돈을 버는대로 어려운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면서 살아갑니다.
내가 볼 때는 마치 프란체스코같습니다.
교인들은 하나같이 뒤에서 수근수근합니다.
"바보같이 나중에 어쩌려고 그래!"
"쳇! 지만 의인인척 하는구먼! 저런 남자 누가 따라 살겠어!"
애양원 손양원목사님 순교기념관 앞에는 그 기념관을 위하여
헌금한 분들의 명단이 붙어 있는데
저는 어쩌다 애양원에 갈 때면
그분의 이름을 꼭 확인하고 갑니다.
누가 지우지도 않을 것이지만 저는 이를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목회자인 저는 그분 앞에 너무 부끄럽습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그분은 바보이거나,
아니면 정말 깊은 신앙을 가진 분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