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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음치의 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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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유빈

          
오래 전 이야기입니다.
결혼하고 처음으로 우리 부부가 특송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한 주간 동안
남편은 부리나케 퇴근을 해서는 저녁밥을 먹자마자
"어이! 찬양연습하자!"
오직 찬양연습에만 정신을 쏟았습니다.^^

찬송가 선곡도 자신이 했습니다.
"난 음치야! 음치!"


이러면서 선택한 곡이 [십자가를 질 수 있나.......]
참으로 길고도 힘이 드는 519장이었습니다.

좀 짧고 쉬우면서 은혜로운 찬송이 많고도 많건만
굳이 그 어려운(그의 음치 수준에) 곡을 선택해서는
밤마다 목이 아프도록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렴처럼
"난 음치야 음치!"를 거듭하면
저도 따라서 후렴처럼
"음치 아입니더....."하면서 위로를 하곤 했습니다.
사실 음치도 온 몸과 정신을 집중해서
어린 아기처럼 열심을 다해서 찬양을 하면
얼마나 은혜가 넘치는지 그 때 알았습니다.

드디어 그 주일 밤 예배가 시작되기 전에
아무래도 불안한 마음을 달랠 수 없었던지
교회 옥상에 올라가서
연습을 한 번만 더 하자고 했습니다.
그래서 소리를 죽여가며 찬송연습을 하고 내려오니
주일학생 한 명이 헐레벌떡 달려오더니
"선생님! 오늘 저녁 특송 어떻게 할 거예요?"
코 앞에 바짝 고개를 처들고 불안해 못살겠다는 듯이
물었습니다.
그러자 남편이 반색을 하면서
"어떻하긴! 우리 셋이서 같이하면 문제없어!"
그래서 그 똘똘하게 생긴 소녀와 함께
[십자가를 질 수 있나
주가 물어 보실 때.........]
참으로 남편의 일생의 비장한 다짐과도 같은
그 비장한 주재의 찬송을 주님께 올리는데
1절은 그런대로 잘 넘어가는가 했더니
2절 후렴에 들어가서 그만 마음을 푹 놓았는지
엉뚱한 소리를 삑 내는 것입니다.^^

저는 그 때 결혼하고 교적을 옮긴지 한 두 주일 되어
성도님들과는 서먹한 때여서
더욱 긴장이 되어 금방 수습을 못하고
엄마야.....어짜면 좋노......이러면서
그만 어쩔줄을 모르겠는데
그 순간 마치 내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온 교회 성도님들이 한 목소리로
그 부분을 이어가시는 것이었습니다.
얼굴에는 한결같이 함박 웃음을 머금고.........

얼마를 지나고 보니
남편의 음치 찬양은 소문이 날대로 난 터여서
그 때 주일학교 부장으로 봉사하고 있었는데
예배시간 마다 헤프닝을 연발하곤 했다는 것입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가 불룩한 배를 내밀고
그 기가막힌 천상의 목소리로 노래를 하면
그 아름다움에 넋을 놓곤 하지만
음치가 참으로 안타깝고 애처로운 곡조로
부르는 찬양도 아름답기 말로 표현할 수 없습니다.

모든 면에서 너무 완벽해서
오히려 교만해지기 보다
음치로 태어나
그것으로 인하여 늘 부족하다 여기는 남편이
사람의 눈에도 참으로 사랑스러워서
그저 바라만 보아도 은혜가 넘치는 자가 되고
또한 주님 보시기에
참으로 겸손한 그 모습 심히 아름다워서
만가지 은총을 더해 주시기만 간절히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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