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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갈 바를 알지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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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바를 알지 못하고


먼 길을 떠나 왔다네.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이었지만
이 길을 걷기로 했었네.
먼 길이기에
참으로 아깝지만
많은 것들을 버려야 했었네.

나 지금도
먼 길을 걷는다네.
갈 바를 알지 못하고
가야만 한다네.
이 길은 먼 길이기에
머리 둘 곳 하나 없어도
나는 좋다네.
지팡이 하나 의지하고
콧노래 부르며 이 길을 간다네.

아직도
가야 할 길 멀어
갈 바를 알지 못하지만
그렇다고
영 알 수 없는 것은 아니라네.
어렴프시 보이던 그곳
안개 걷히고
자꾸만 또렷해져 온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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