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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느 교회의 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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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에 교회 청년들과 함께 김제와 익산을 중심으로 몇 곳의 기독교 순교지와 유적지 탐방을 하였습니다. 그 중에 1997년 7월 18일 전라북도 문화재 제136호로 지정된 “ㄱ”(기억자)교회당―남여칠세부동석의 사상에 따라 좌석을 구분하기 위해 지어진 건물―인 김제시 금산면 금산리 소재의 금산교회(金山敎會)를 방문하였습니다. 목사님이 출타 중인지라 사모님으로부터 “ㄱ”자 교회의 역사에 대해 친절하면서도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저의 가슴에 깊이 각인 되어 충격과 잔잔한 감동으로 남아있는 한 일화를 잊지 못합니다.

금산(金山)은 내세지향적인 미륵 불교의 총 본산이라 할 수 있는 금산사(金山寺)가 있어, 자연히 많은 사람들이 이 곳에 정착해서 살았습니다. 또한 미륵의 화신으로 후천개벽(後天開闢)을 이루기 위해 왔다고 주장하는 강일순이 이곳에서 증산교(甑山敎)를 창설하고 모악산 주변 30리 안에 들어온 사람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설법을 퍼트림으로 추종자들이 금산면으로 몰려들게 되어 자연히 금산면은 인구가 증가 했습니다. 그러므로 신흥종교의 단지(약 100여 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함)라고 할 정도로 종교가 번성하였습니다.

그 당시에 전주에 와있던 미국 남장로교 테이트(Rev. L. B. Tate, 한국명 최의덕)선교사가 정읍지방까지 선교를 다닐 때마다 이곳을 거쳐가게 되었습니다. 때로는 마방(馬房)에 말을 맡기고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지역의 대 부호인 조덕삼(趙德三; 국회의원 조세형씨의 조부-금산교회는 조덕삼~조영호~조세형씨로 3대째 장로 가문으로 이어지고 있음)은 자신의 마방(馬房)에 말을 맡기곤 하는 이 외국인 선교사를 눈여겨보다가 하루는 그를 자신의 집에 초청하였으며, 선교사와 많은 얘기를 나누던 중에 예수를 믿기로 결단함으로써 그 곳에서 교회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에 조덕삼의 집에서 말을 관리하는 마부(馬夫)였던 이자익(李自益)도 예수를 믿게 되었습니다. 이자익은 경남 남해 출신으로 3살 때 아버지, 6살 때 어머니를 잃고 친척집에서 자랐지만 견딜 수 없는 가난을 해결하기 위해 쌀이 많이 생산되는 김제 땅에서 머슴살이를 하려고 이곳까지 오게 되었으며, 그의 딱한 사정을 안 대부호 조덕삼이 쾌히 그를 마부(馬夫)로 거두어주었습니다. 그는 전혀 배움이 없는 자이지만, 주인 아들의 한문공부를 어깨 너머로 배울 정도로 배움의 열망이 컸었습니다. 그는 주인과 함께 1900년 10월 11일 세례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1908년 금산교회도 세례교인이 30여명이 넘자 장로 2인을 피택하게 되었는데, 선거 결과는 상상을 초월한 충격적인 결과였습니다. 누구나 예상하기를 당연히 장로는 대부호인 조덕삼이 되리하고 생각했지만, 상상외로 조덕삼의 종인 이자익이 피택된 것입니다. 신분차별이 심한 그 당시로는 완전히 혁명과 같은 사건이었습니다. 그러나 조덕삼은 발언권을 얻어 “여러 교우들, 참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나이가 많아서 교회에 봉사한다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인데, 이자익 영수를 장로로 선출해 준 일에 대해서 너무나 감사합니다.”하고 인사말을 하였으며, 결과에 겸허하게 승복하였습니다.

그후 배움이 없던 이자익이 배울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전력을 다해 도왔으며, 한편으로는 전임 목회자가 없던 시절이라 종인 이자익이 설교 할 때에, 그는 무릎을 꿇고 말씀의 은혜를 받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주인의 뒷받침에 의해 이자익은 신학공부를 하게 되었고 그후 그는 목사가 되어 본 교단(예장통합)의 총회장을 3번씩이나 맡아 봉사하게 된 큰 인물이 되었습니다.

이는 너무나 감동적인 일화(逸話)입니다. 섬김을 강조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을 상실하고 오로지 성직을 감투와 지배논리로 여기며 부패와 타락의 길을 향해 치닫는 한국교회가 분명히 회복해야 할 아름다우며 사무치도록 그리운 그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갈등과 대립과 반목과 질시의 진흙탕이로 가득한 혼탁한 이 시대에 진정 그 시절의 사람이 간절히 그리워 집니다.


(위의 글은 김 진영 목사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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