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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바위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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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바다 한 가운데에 바위섬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위섬은 아주 외로웠어요.






왜냐하면 사방이 가파른 바위 절벽으로 둘러싸여 있었기 때문에






다른 바다 친구들이 그에게 다가오길 꺼려했고,






말도 한번 건네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그런 외로움에 바위섬은 더욱 자신의 절벽을 높이만 쌓아갔고,






그럴수록 더욱 외로워졌죠.






그러던 어느날 지나가던 파도가 다가와 바위섬에게 이렇게 말했답니다.






"바위섬아, 넌 참 외로워 보이는구나. 내가 니 친구가 될께.






너도 나의 친구가 되어 줄래?"






바위섬은 속으로 무척 고마웠지만 선뜻 대답하진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이 파도도 예전의 바다 친구들처럼






잠깐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다가 좀 지나면






금방 떠나버릴 것 같았기 때문이었죠.






그러나 파도는 바위섬의 걱정과는 달리 다음날도 바위섬을 찾아왔습니다.






와서는 바위섬을 간지럽히기도 하고, 부드럽게 감싸기도 하면서,






바다의 이야기를 밤새 들려 주기도 했죠.






그 다음날도 파도는 바위섬을 찾아왔습니다.






매일 자신을 찾아와 주는 파도의 정성과 관심에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둘은 드디어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바위섬은 파도를, 파도는 바위섬을






자신보다도 소중히 여기는 사이가 되었죠.






파도 덕분에 바위섬은 매일매일이 행복했답니다.






그렇지만 파도에겐 바위섬이 모르는 아픔이 있었더래요.






바위섬에게 다가가기 위해서는






그의 바위 절벽에 온 몸이 깨어지고 부서지는 고통을

참아내야 했던 것이죠.






그러나 파도는 바위섬을 진심으로 사랑했기 때문에






자신의 고통을 바위섬에게는 이야기하지 않았답니다.






그래서 둘의 사랑이 깊어갈수록






파도의 온 몸은 시퍼렇게 멍이 들었고,






파도의 아픔은 더해만 갔죠.






마침내 파도는 참을 수 없는아픔에 무너져

썰물과 함께 바위섬으로부터 멀어져 갔습니다.






바위섬은 갑작스레 자신을 떠난 파도의 마음을 알리가 없었고,






한 마디 이별의 말도 없이 떠난 파도가 밉기만 했습니다.






게다가 그동안 파도가 깎아내린 자신의 절벽이






상처투성이가 되어 있었음을 발견하고는

파도가 더더욱 미웠습니다.






한없는 슬픔에 바다만 보며 수일을 보낸 바위섬은






어느날 파도가 남긴 소라껍질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바위섬은 조심스레 소라껍질에 귀를 귀울여 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신기하게도 파도의 목소리가 들려 오는 것이었습니다.






얼마나 생생하게 들리는지






마치 그 사랑스럽던 파도가 되돌아 오기라도 한 듯한

착각에 빠질 정도였답니다.






바위섬은 매일을 그 소라껍질과 함께 살았습니다.






아침에 눈을 떠서 밤 늦게 잠을 잘 때까지

소라껍질을 귀에서 뗀 적이 없을 정도였죠.






바위섬은 파도가 남긴 추억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행복했답니다.






그러던 바위섬이

자신의 한 쪽 벼랑이






깍아지른 바위 절벽 대신 부드러운 모래사장으로 변한 것을

발견하게 된 건 아주 오랜 후의 일입니다.






파도가 깎아내린 바위 절벽이

어느새 부드러운 모래 사장으로 변한 것이었죠.






더욱 놀라운 것은 그 모래사장으로

예전에는 한 번도 자신을 찾지 않던






바다친구들이 놀러 오기 시작했다는 사실이었죠.






바위섬은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모래사장으로 다가오는 한 파도에게 물었습니다.






"예전에는 한 번도 날 찾지 않던 너희들이

왜 요즘은 날 찾아오는 거지?"






파도가 말했습니다.






"예전에는 네가 가진 가파른 바위 절벽 때문에

아파서 너에게 다가갈 수가 없었지만






지금은 부드러운 모래사장이 있으니까."






그때서야 바위섬은 모든 것을 깨달았습니다.






자신을 사랑하던 파도가 왜 떠나갔는지와

자신을 사랑하는 동안에겪어야 했던 파도의 아픔을 말이죠.






그러나 이미 때늦은 깨달음이었고,

둔한 자신을 탓 해봐야 이제 아무 소용없는 일이란 걸 알았죠.






그래서 바위섬은 그 이후로 소라껍질에 귀를 기울이는 일은 그만두고,






남은 자신의 벼랑을 깎는 일에 열심이었답니다.






파도가 온 몸으로 깍아내린 자신의 한 쪽 벼랑처럼,






스스로의 힘으로 나머지 벼랑들을 모두 깍아내려

부드러운 모래사장으로 만드는 일을 말이죠.






바위섬에게 있어






오랜 외로움과 자존심으로 쌓아 온 자신의 바위 절벽을 깎는 일은

너무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이었지만,






언젠가 사랑하는 파도가 자신을 다시 찾아왔을 때






그녀를 부드럽게 안아주기 위해서라면

그런 어려움 따위는 다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답니다.






하루 온 종일 고통스럽게 벼랑을 깎아내리다






쓰러져 잠이 들면 바위섬은 또 이런 꿈을 꾸곤 했답니다.






언젠가 자신의 절벽을 다 깎아 내리는 날,






아예 바다가 되어 파도로 떠돌다가






사랑하는 파도를 다시 만나게 된다는 행복한 꿈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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