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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내 인생을 변화시킨 詩 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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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마른 사슴

               ---백 민  선---

무어나 얻을 수 있는 힘을 달라고
하나님께 구했으나
나는 약한 몸으로 태어나
겸손히 복종하는 것으로 배웠노라.

큰일을 하기 위하여 건강을 구하였으나
도리어 몸에 병을 얻어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부를 얻어 행복하기를 간구하였으나
나는 가난한 자가 됨으로 서
오히려 지혜를 배웠노라.

한 번 세도를 부려 만인의 찬사를 받기를 원했으나
세력없는 자가 되어 신을 의지하게 되었고
생을 즐기기 위해 온갖 좋은것을 다 바랬건만
신은 내게 생명을 주사
온 갖 좋은것을 다 즐길수 있게 하였도다.

결국 내가 바라고 원하는 것은
하나도 받지 못하였으나
은연 중 나는 희망하는 모든것을 얻었나니

나는 부족하되
내가 간구하지 않는 기도까지
다 응답되었으며

이제 나는 많은 사람들 가운데 서
가장 풍족한 축복을 입었노라

----------------------------------------------------------

          
유년시절,그러니까 초등학교 5학년쯤 무렵에 나는 백민선님의 이 목마른 사슴과 만나게 되었다. 5월의 햇살이 비추는 집안의 툇마루에서 라디오를 듣고 있었는데 마침 mbc에서 확실히 기억되지는 않지만 "인생역정"이라는 비슷한 이름의 프로그램이 방송되고 있었다. 아마"인생역정"이라는 이 프로그램은 파란만장한 인생을 산 주인공의 삶을 소개하는 내용이였다.백민선님은 이 인생역정의 주인공은 아니였고 다만 한국역사상 가장 교도소를 많이 들락거렸다는 어떤이의 모습을 극화시켜서 방송하였는데 결국은 이 주인공이 그 많은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백민선님의 이 詩를 우연히 감옥에서 읽고 참회한다는 내용이였다.

연민이였을까....동병상련 같은것이였을까......그가 소록도에서 나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감사의 詩를 썼다는것이 내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감사할 그 무엇도 소망도 없는 그에게서 하나님의 사랑을 표현한 그 詩는 나를 다른 사람으로 변화하게 만들었다.한편의 아름다운 글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어 놓을 수 있슴을 내 스스로 체험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사실 나도 그 처럼 큰일을 하고 싶었다.
사실 나도 그 처럼 부를 얻고 싶었다.
시실 나도 그 처럼 만인의 찬사를 얻고 싶었다.

불행히도 나는 어렸을 때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심하게 절어 손을 짚고 다니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불편한 몸을 가지고 있었다. 또 나의 가정은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심으로 말미암아 외할머니댁에서 생활하고 있었던 터였다.
나에게도 역시 소망이 없었다.이땅에서 60년대를 살았던 당시 이 시대의 사람들 대부분이 암울한 삶을 살았을 터이지만 육신의 몸이 멀쩡한 사람도 살아가기 힘든 때였슴을 감안하면 나는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정말 장래의 일을 많이 걱정했던것 같다.집안도 부유하지 못하고 그리 똑똑하지 않았던 나로서는 더 더욱 그랬다.

다행이라면,정말 다행이라면 동네 누님의 전도로 어려서 부터 주일학교에 다닐 수 있었던것이 내게는 커다란 축복이였다."너희를 과부와고아처럼 버려두지 아니하고 세상의 끝날까지 함께 있으리라"고 말씀하신 쪽 복음지에서 읽었던 예수님의 말씀은 내 일생 주님의 손을 놓지 않는 귀중한 말씀이 되었다.

그러나 마음 한 쪽에서는 지독한 소외감과 우울이,치유받지 않는 상처들이 자라나고 있었다.그러는 중에 이 한편의 詩를 만나게 된것이다.정말 나보다 더 지독한 사람을 만난것이다.그리고 그 사람이 하나님앞에서 감사의 찬송을 드리고 있는것이다.어린 안목으로서는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던터에 백민선님의 이 詩 "목마른 사슴"과의 만남은 어린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게 되었고 감사의 신앙으로 살게되는 출발점이 되였다.또한 이 詩는 적잖게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이 되기도 하였다.

장성한 후에 들었던 이야기로는 이 백민선님의 詩 "목마른 사슴"은 천주교에서 발행하는 경향잡지라는 곳에 처음 실렸다고 한다.그 뒤 많은 사람들에게 읽혀졌고 또 뉴욕의 신체장애자 회관에도 적혀 있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확실치는 않지만 내용이 비슷한 걸 보면 타당성이 있는 말 같기도 하다.

세월이 흐른 뒤에 나는 또 한번의 이 詩와 운명적인 만남을 갖게된다.부산에 있을 때 다니던 교회의 목사님으로 부터 붓글씨로 쓰여진 이 詩를 선물받게 되였던 것이다.그 때의 감동이란 이루 말할 수 없었다.나 혼자 만이 공감하고 있었던 詩라고 생각했었는데 어느 누군가도 이詩에 감동받아 붓글씨로 쓸 만큼 마음에 담아 두었다고 생각하니 유년시절로 돌아가 다시 방송을 듣고 있는듯 하였다.

어쩌면 이시는 그렇게 잘 쓰여진 詩라고 볼 수 없다. 어떤이는 삼류로 취급해 버리기 조차 한다.왜냐하면 그 만큼 절박한 삶을 살지 않았으니까 마치 남이 이야기처럼 흘러 들을수도 있기 때문이다.또한 똑같은 병을 앓았던 보리피리의 시인 한하운처럼 애절하고 감성적이거나 많은시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인정받거나 평가의 대상이 되지 못하기도 하다.그러나 체험이 없으면 절대 쓸 수 없는 글이고 욥처럼 최악의 상황에서 고백한 詩이기에 늘 나에게는 잔잔한 감동을 준다.난 목사님으로 부터 받은 이詩를 표구하여 거실에 달아 놓고 행여 감사함이 없을라 치면 소리 내어 읽어 본다  25살의 청년의 나이에 문둥병자로 소록도에 갇혔던 그의 삶을 생각해 본다.오히려 자신의 운명을 감사함으로 받아 들였을 때 그의 詩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었고 가장 멸시와경멸과 소외의 대명사처럼 여겨졌던 한 문둥병자의 마지막 인생은 그렇게 하나님앞에 쓰임 받을 수 있었다.
그 후에 듣기에도 많은 사람들이 삶을 포기하려 했다가 이 백민선님의 詩를 읽고 생각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였다.

추수감사절이 되면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다.열명의 문둥병자가 고침을 받았는데 단 한 사람만이 다시 예수님께 돌아와 감사함을 표시했다.추수 감사절이 또 한번의 절기행사로 치루러 지지 않기를 ......그래서 아홉명의 문둥병자처럼 감사함을 몰라 진정한 깨끗함을 받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이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오늘은 문득 백민선님이 무척 보고 싶어진다

백민선.....1942년 제주출생/1967년 소록도의 나환자 병원에 입원하였다/나환자
           촌의 원생들을 위하여 교사와 진료조무원으로 일하기도 하였고 최근
           에는 신앙생활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하나 확실하게 어느 곳에 머무는
           는 알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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