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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1994년 11월 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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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4년 11월 18일.
그 날은 제가 죽다가 살아난 날입니다. 또 제 딸이 세상에 태어난 날이기도 합니다. 임신기간 내내 심한 임신중독증으로 고생하면서 <조산>의 위험에 대해 염려하는 말을 많이 듣긴 했어도 출산예정일을 열흘 남겨놓은 날까지 아무 일이 없었기에 저는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이 되자 진통이 시작되었고, 그 진통은 무려 6일 간이나 지속되었습니다.

진통 이틀 째 되는 날 병원에 갔지만 <엄살이 심하다>는 말을 듣고 쫓겨났습니다. 그러나 삼분 간격으로 진통이 오는데도 산문이 열리지 않는 그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제대로 검사조차 하지 않고 무조건 돌려보내는 병원 측의 고정관념의 희생자가 되어 6일 동안 겪을 고통을 다 겪은 후에 뒤늦은 제왕절개 수술로 아이를 겨우 살렸습니다. 마취에서 빨리 깨어나지 않아서 간호사에게 맞기도 많이 맞았습니다. 회복된 후 의사가 저를 보고 한 말이 이랬습니다. <아줌마는 옛날에 태어났으면 벌써 죽었어~!!!>

그렇게 힘들게 낳은 아이가 벌써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습니다. 아이를 보면 참 세월이 빠르다는 것을 느낍니다. 병원에서 처음 집으로 데려왔을 때 보았던 아이의 몸은 마르고 빨갛기만 해서 <저것이 언제 자라서 사람구실을 할까...> 싶었습니다.^^ 그런데 벌써 아홉 살이 되어 학교에서 교회에서 선생님의 기쁨이 되고 부모에게 기쁨이 됩니다. 저는 이 아이의 엄마로서 영육 간에 잘 해 준 것이 별로 없습니다. 진실로 하나님이 친히 기르신 아이입니다. 이 아이를 생각하면 그저 하나님의 은혜에 눈물이 납니다...

16일 토요일 이 아이의 학교 친구들을 불러 생일잔치를 해 주었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달리 인간성이 좋은 편이어서^^ 이 아이를 좋아하는 친구들이 제법 많습니다. 다 부르고 싶었지만 그 중 일부의 아이들만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저는 소수가 참석하는 생일잔치를 하는 것에 대해서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차라리 생일인 오늘 반 친구 모두와 함께 할 수 있는 생일떡을 학교로 보내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아이는 친구들의 생일잔치에 선물을 들고 참석했었고, 자기 생일에도 그렇게 친구들에게 선물도 받고 축하도 받고 싶은 마음에 몇 달 전부터 들떠 있었던 터라 제가 한 발 양보했습니다.

그 날 패스트푸드 점에서 1차 생일축하파티를 하고 2차는 저희 집에서 아이들 마음대로 놀게 했는데 오후 여섯 시에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했던 말이 아직도 제 마음에 남아있습니다. <이렇게 재미있는 생일잔치는 내 평생 처음이야~> 아이들은 문제 맞추기 게임을 해서 각자 하나씩 상품도 받아갔고, 자기들끼리 그림그리기 대회를 하고, 온갖 인형과 장난감을 다 꺼내놓고 인형놀이와 소꿉놀이도 했습니다. 자유롭게 온 집을 돌아다니며 하고 싶은 일을 원 없이 하고 놀다가 배가 고프면 제가 상에 차려 놓은 떡볶이와 만두를 먹고, 그러다가 또 놀고......평일엔 다들 영어 학원이다 학습지다 과외다 해서 시간이 안 나는 불쌍한 어린 것들이 그 날 하루 자기들 마음껏 놀았으니 얼마나 행복했을까요? 뭐 늘 자유로운 우리 딸은 그것이 일상입니다만~^^

아이들이 돌아간 후 우리 집은 말 그대로 폭탄이 떨어진 집 같았습니다.^^ 하지만 청소하는 동안에 저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가 계속 들리는 것만 같아서 참 즐거운 마음으로 일 할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돌아가고 난 후 딸아이가 하는 말 <엄마, 생일잔치 또 하고 싶어~, 너무 좋아서 잠이 안 올 거 같아~> 그러더니 그 날 밤 몸부림을 심하게 치면서 잘만 자더라구요~^^

오늘도 이 녀석은 학교 다녀와서 가방을 휘익~ 던져놓고 놀러 나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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