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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등골 이야기 12 - 아들의 눈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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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2년 11월 30일 오후 4시 무렵,

  롤러브레이드를 타러 나간 희상이의 울음소리가 8층 아파트 베란다 창문을 뚫고 들어와 귓전을 때렸습니다. 하던 일을 멈추고 뛰어 나갔던 아내가 희상이를 업고 현관을 들어서면서 외쳤습니다.

  "희상이 팔이 부러진 것 같아요…얼른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요."

  병원에 도착해서 엑스레이를 찍어 보니 왼팔 팔꿈치 뼈가 부러져 있었습니다. 의사 한 명과 간호사 두 명이 침대에 누운 희상이에게 다가섰습니다. 이내 희상이의 비명이 병원을 통째로 뒤흔들었습니다.

  "아…아…아……아프단 말이야…내 팔 좀 놔……내 팔 놔란 말이야….(엉엉엉)"

  두세 살 적부터 감기라도 심해지면 스스로 엄마에게 주사를 놔달라고 하던 희상이였지만…금세 목이 쉬고 숨이 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한참 실랑이를 벌인 후 깁스(Gips)를 한 희상이는 침상에서 내려서면서 문득 생각난 듯 큰 소리로 말했습니다.

  "나는…팔 걸고 다니는 거…왜 안줘요? 전에 텔레비젼 보니까 팔 다친 사람들은 다 그거 하고 다니던데…."

  입술을 씰룩거리며 내뱉은 이 한 마디가 조금 전 희상이의 비명소리로 인해 기가 질린 의사와 간호사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었습니다.

  입원 수속을 밟고 병실에 들어서면서 희상이가 말했습니다.
  "나 여기 며칠 있어요?"
  "왜? 벌써 집에 가고 싶어서?"
  "아니요, 여기가 우리 집보다 더 좋잖아요? 여기 오래 있으면 안돼요?"

  희상이가 입원한 병원은 개원한 지 불과 두 달 밖에 안된 신설병원이어서 모든 시설이 최신식이었습니다. 게다가 2인용 병실에는 화장실까지 딸려 있었습니다. 웬만한 호텔보다 나아보였습니다.

  '이 녀석 좀 보게…'
  나는 잠시 생각하다가 희상이에게 말했습니다.

  "희상아, 진산교회랑 월호교회랑 생각 나, 안나?"
  "월호교회는 생각나는데…진산교회는 생각 안나요."
  "그럼 등림교회는?"
  "에이 참, 지·금·우·리·교·회·잖·아·요∼오."
  "그래, 근데 앞으로 등림교회에서 계속 살까?…"
  "그건 모르죠!"

  "그렇지…그건 아빠도 몰라…근데 희상아 진산교회에서 월호교회로, 월호교회에서 등림교회로 옮겨온 것처럼 언제 또 다른 곳으로 가게 될지 몰라……그리고 언젠가는 천국으로 옮겨가게 될거야."
  "…죽는다는 말이죠?!…"
  "그래. 언젠가는 엄마도…아빠도…죽을거야…."

  그 순간, 희상이가 고개를 떨구었습니다. 그리고는 금세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흘렸습니다.
  "희상이 왜 그래?"
  "…엄마 아빠 죽는다고 그랬잖아요.(엉엉)"
  "…희상아, 예수님을 믿는 사람은 죽어도 다시 산다고 했잖아……희상아, 희상이는 누구 아들이야?"
  "…하나님 아들…아빠 아들…엄마 아들…."

  "그래, 희상이는 하나님 아들이야…예수님을 믿는 하나님 아들도 팔이 부러질 수도 있고 언젠가는 죽는 거야……근데 그보다 중요한 것은 만약 네 눈에 좋아보이는 것만을 바라보며 산다면 네 스스로는 기쁠지도 모르고 또 대단한 사람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하나님 보시기엔 가장 불쌍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거야….
  희상아…병 들면 힘들고 돈이 없으면 힘든 게 사실이지만, 하나님 뜻대로 사는 사람은 결코 실망할 필요가 없단다. 왜냐면 하나님이 모든 것을 다 보고 계시기 때문이지. 그 때문에 아빠는 우리 희상이가 점점 자라면서 어려운 일을 당하지 않거나 좋은 일만 많이 생기도록 기도하지는 않는단다.
  아빠는 우리 희상이가 어려운 일을 많이 겪더라도 모든 일을 하나님과 연관 짓기를 바라고, 그런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깨닫고 또 드러내기를 바란단다.
  복된 삶이란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거나 신경 쓸 일이 전혀 없는 상태가 아니라, 어려운 일이 생길 때마다 하나님께 물음으로 해결책을 찾는 데 있다는 것을 기억해라…희상아…하나님은 희상이를 사랑하신단다."
  "…아…알았어요…아빠…. 나도 하나님 사랑해요. …좀 좋아지면 그냥 집에 가요."

  붉어진 눈시울을 닦아내며 웃어보이는 아들이 훌쩍 커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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