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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반미 시위에 앞서 드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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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국민의 목메인(?) 염원인 월드컵 16강이 우리의 정신을 빼놓았던 지난 6월.
그 뜨거운 함성 한편에선 세간의 관심을 갖지 못한채, 두 여중생이 미군 괘도차량에 압사를 당하고도 묻힐뻔한 일이 있었다.
신문의 온지면은 월드컵으로 도배가 되고, 빅3는 이 사실에 대해 며칠 뒤에야 작게 언급하였다. 
그나마 의식있는 몇몇 신문만 사건 바로 뒤 기사화 하였으나, 월드컵 호재로 인해 이목을 집중 받기에는 역부족 이었다. 그리고 사회정의를 외치는 몇몇 단체와 인사들이 나서서 항의와 시위를 하였으나 그것또한 미미하기 그지 없었다.        

몇 개월이 지나고, 최근 미군 병사에 대한 무죄판결이 나고 나서부터 반미 감정이 불길처럼 번져 나갔다. 과거 독재정권에 대항하는 민주화 운동과 87년 6월 항쟁에 이은 오래간만에 온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모습이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의 불공정에 대한 시비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었지만 이번 일로 인해 개정의 목소리가 힘을 얻게 되었다.

정말 그렇다.
미군주둔에 대해 아쉬운 쪽이 우리임에는 분명하지만 약자인 우리가  이 불평등한 서러움을 고스란히 삭히며 달랜다면 아마 ' 한(恨)'이 될 것 같다.
짓이겨진 몸은 피에 흥건히 젖어  처참히 죽어간 그때의 상황을 대변하고 있고, 사고 직후 찬 아스팔트 위에 온 장기가 밖으로 흘러나와 누워 있는 두소녀의 사진을 인터넷으로 보면서 ' 아! 주님..!' 하는 탄식이 절로 나온다.   항의집회에 나와 딸을 잃은 효순양 아버지의 눈물 머금은 눈빛은 골 깊게 패인 이마의 주름의 깊이 만큼이나 깊게  가슴에 잔상으로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지금 이 상황에선 온 국민의 요구처럼 미국 대통령의 공개 사과와 책임자 처벌, 유가족들에 대한 보상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하고, 사후 대책도 세워져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우리의 여동생들이 죽어간 이 사실앞에 모두가 내 일처럼 나서서 아파하고, 해결책을 위해 수고함에 다행이라고 생각이 들면서도 왠지 뒤가 구린 것을 숨길수가 없는 것은 왜일까?

온 나라가 이렇게 들끓은 것은 우리가 약자이기 때문이고, 약자가 겪는 서러움때문일 것이다. 냉정하게 우리의 모습을 한번 보자. 우리나라에 우리보다 상대적인 약자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들어와서 우리가 감당하기 싫어하는 3D 업종에서 우리일을 대신해 주는데 그들에 대한 부당한 처사와 폭행, 강제 추방등 비 인권적인 행태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몇주전 우리나라에 일하러온 중국인 연수생 2명이 부당한 대우와 급여 미지급으로 인해 해당기관에 진정을 했다가 회사로부터 해고 통보를 받고, 우리나라 정부로부터도 강제 출국이라는 판결을 받아 울면서 추방당하는 모습이 1면 사진으로 올려진 것을 보았다.
그녀들은 가면서 기자들에게 " 한국사람은 이제 꼴도 보기싫다"고 하면서 사진 찍는 것도 못하게 했다고 한다.
베트남 한국어 교재에는 아름다운 우리 언어 보다도 "제발 때리지 마세요!" "우리도 인간이에요" 이런 문구가 실습교재에 실려 있다고 한다.

우리가 당하는 모순된 현실에 대해선 분개하고, 개거품을 물지만  우리가  만들어 가는 약자에 대한 모순된 우리의 행동에 대해선 침묵하는 죄를 범하고 있다.
우리에게 행한 미국에 대해 분개하는 그 가슴 그대로 우리가  또한 우리에게 적용해야 공평하지 않겠는가?

상대적인 약자에 대해 저들의 억울함을 발생케 한 우리가 우리에게 억울하게 한 미국에 대해 분개한 우리의 이중적인 모습에 과연 외국인 근로자들은 어떻게 생각 할까?
미국의 무례함에 대해 원통함을 호소하는 우리의 기도에 하나님은 과연 귀를 기울이실까?

그동안 우리는 내부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행하는 우리의 범죄에 대해 자성의 소리가 계속되었지만 그소리는 너무나 미미하였다. 우리가 미군범죄에 대해 분노하고 정당한 사과와 처리를 요구하는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렇게 잣대를 들이 밀지 않으면  결국 우리의 모습은 한낱 '집단 이기주의'나  '민족 이기주의'에 머물지 않을 것이고, 우리의 정당한  몸부림은 그것이 정당한 몸부림 임에도 불구하고 반쪽짜리 밖에 되지 않을 것이다.

"타국인이 너희땅에 우거하여 함께 있거든 너희는 그를 학대하지 말고,
너희와 함께 있는 타국인을 너희 중에서 낳은자같이 여기며 자기 같이 사랑하라.
너희도 애굽땅에서 객이 되었더니라 나는 너희 하나님 여호와니라"
   - 레위기 19: 33,3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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