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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버지의 낡은 잠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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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현 초등학교) 2학년때 일입니다.

당시 오락실에 푹 빠져있던 나는 학교만 끝나면

친구들과 오락실로 달려가곤 했습니다.

요즘은 피씨방이 생겨서 오락실이 그리 인기가 많지 않지만.

그 당시는 오락실엔 꼬마애들부터 덩치큰 어른들까지 북적거렸습니다.

그리고 당시 기억으로는 동네 깡패들도 오락실이 주 아지트였죠 ㅡㅡ;

그래서 부모님들은 애들이 오락실에 가지 않도록 혼도 내고 매도 때렸습니다.

저도 물론 엄마에게 무지 혼이 나고도 오락실로 꾸준히 달려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줄을 서서 오락을 하려고 친구들과 기다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불렀습니다.

순간 친구들과 저는 내 이름을 부르는 사람을 확인하려고

뒤돌아봤습니다.

허름한 잠바차림에 흙으로 범벅이되고 무지 낡은 구두를 신고 있는

한 아저씨가 서 있었습니다.

바로 아버지 였습니다.

아마도 당시 집에서 쉬고 계셨던 아버지께서 엄마의 등살에 밀려

나를 감시하러 오락실에 오신 것입니다.

아버지는 나를 보자마자 손을 내미셨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손에는 방금 거슬러온 50원짜리 동전이

수북히 쌓여있었습니다.(당시는 오락 한판에 50원.. ^^;

아버지는 동전을 전해주시고는 "일찍 들어와라 알았찌? "

하시고는 오락실을 나가셨습니다.

친구들이 너의 아빠냐고 물었습니다.

순간 내 입에선..

"아니... 우리 삼촌이야..."

ㅡ.ㅜ

그랬습니다.

아버지의 허름한 옷차림이 너무나 창피했습니다.

그래서 삼촌이라고 속이고 말았습니다....


아버지께서는 늘 새벽같이 나가셔서 도배일을 쭉 해오셨는데...

작업하시느라 늘 옷이 지저분했습니다.

그렇게 땀흘려 번 돈으로 두자녀를 대학까지 보내셨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길거리를 지나다가 옷가게에 진열해놓은

오리털 파카를 바라봅니다.

값비싼 오리털 파카를 바라보니 그 때 그 아버지의 허름한

잠바가 생각나서 도저히 살 수가 없었습니다.

요즘도 아버지는 내가 입다가 유행이 지난 잠바를 입고 다니십니다.

사드려도 필요 없다시며 네 옷이나 사입으라고 하십니다.

그런 아버지 생각에 전 올 겨울에 옷 한벌 사기 어려울 것 같군요. ^^;


그런데 문득 아버지의 그 모습이 흡사 예수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잠깁니다...,

나를 위해 늘 일하시지만 정작 난 그런 그분에게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하고 내 이익만 생각하고 있으니.. ㅜ.ㅠ

그래도 그분은 좋다고 싱글벙글 이십니다.

하루에 한시간도 안되는 짤막한 토막기도(?)시간에라도

나를 만날 수 있다고 말입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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