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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발밑에 숨져가는 세상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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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밑에 숨져가는 세상을 위하여

나는 지금
똥을 누고 있다
구경할 것이 많은
재래식 뒷간

야 저놈은 엄청 굵네
그리고 저건 고민 많이 했나봐
새까맣고 딱딱해
그 위에 내 똥이 사뿐

먹은 것은 다 다른데
먹으려고 피 흘리며 싸울 땐 달랐는데
똑같이 하나되어 살고 있는
똥덩어리들
그러니까 똥덩어리지
죽음, 생명, 평화 뭐 그런 거
천국의 꿈에 미쳐버린
난장이들 말이야

잘난 놈도 못난 놈도
죽는 놈도 죽이는 놈도
구별 못하는
이를 악물고 삼켜 넘긴 눈물도
부자들의 라면 한 그릇도
가난한 자들의 피 밴 돼지고기 한 점도
구별 못하는
황금빛 무덤

손목 한번 못잡은 채 생 이별한
영이와 철이도 다시 한 몸이 되고
살결이 하얀 바리새인도
거룩한 입들로부터 거룩한 침뱉음당한 세리들도
오직
먹고 살기 위해 하는
일 하나 때문에
요람째 투옥당한 사형수
그 모든 모든 모든
죄인들도 뜨겁게 포옹하며 하나가 되는
내 발 밑의 세상

들으라
지금은

똥덩어리 같은 평화가
이제로부터 영원까지
함께 있을지어다
아멘

(김종웅님의 "영혼 사랑할 시간 밖에는 없습니다 " 중에서....도서출판좁은문)

          
김종웅형제는 저와 신대원 동기입니다. 학생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생전에 교제한 적은 없는 분입니다. 어느날 학교 내에서 장례식이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고' 했지요. 학생 중에 한 명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았던 것입니다. 나중에 그의 유고집 출판 기념예배가 있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그 분의 책을 읽어보았습니다. 얼마나 감명 깊게 읽었는지 모릅니다. 이런 펄펄 끓는 영혼 사랑의 열정이 있는 전도사님을 하나님께서는 먼저 불러가시고 정말 보잘 것 없는 저와같은 이에게 교회를 맡기셨다는 사실에 대해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한번 읽으면 손을 놓기 어려운 책입니다. 한번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위의 시는 그 책에 나온 한편의 시입니다.

順天바람직한敎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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