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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새해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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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는 성가대원들의 가정에 하나님의 은혜가 충만하기를 기원합니다. 성가대 회보가 재 발간되어 5호에 이를 때까지 저의 졸고가 귀한 지면을 낭비하는 것은 아닌지 하는 염려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 글을 계속 써 내려가는 것은 지휘자의 존재가 단지 음악 기능인에만 머무르지 않고 성가대원들과 함께 삶을 나누며 기도의 동지가 되는 동역의 지경에 이를 때 비로소 우리의 찬양은 하나님이 받으시기에 합당한 것이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지휘자나 반주자 그리고 대원들은 각각 역할은 다르나 주님 앞에서는 ‘예배자’로서의 동일한 본질을 지녔으며, 마음을 같이하여 찬양할 때 진정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제1성가대를 섬기며 받은 은혜가 참으로 큽니다. 지휘자의 자리는 묘한 매력이 있어 스스로 물러서는 것은 쉽지가 않습니다. 더구나 충분한 능력과 열정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내려놓는 일은 그야말로 한 알의 밀알처럼 썩어지는 것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배장로님의 결단으로 제가 귀한 교회와 성가대를 섬길 수 있게 되었으니 참으로 감사할 것 뿐입니다. 1년 전 청빙을 받으며 만일 나도 때가 되면 기꺼이 뒤로 물러설 수 있을까 생각해 봤습니다. 보통의 믿음으로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아름다운 신앙의 본을 보여주셨으며 우리 성가대의 전통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먼 길 마다 않고 늘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나이 어린 지휘자의 쓴 소리에도 불편한 기색 없이 아픈 손마디를 부여잡고 최선을 다하신 최집사님, 성가위원회 총무로 제 2성가대 대장, 청년부 부장 그리고 성가대 회보 편집인의 일인다역의 과중한 일 중에도 늘 미소와 품위를 잃지 않으신 이집사님, 또한 성가대의 발전을 위하여 늘 고민하며 기도하며 묵묵히 땀 흘리신 대장, 총무 집사님 모두가 감사한 믿음의 동역자들입니다.

무엇보다 감사한 이들은 사랑하는 제1성가대 대원들입니다. 지휘자는 폼도 나고 남들이 알아 주기도 하지만 대원들은 그저 이름도 빛도 없이 시간과 노력을 쏟아 부으면서도 때론 지휘자에게 싫은 소리를 들으며 힘겹게 봉사할 뿐입니다. 어느 때는 연습시간을 늦지 않으려 가쁜 숨을 몰아 쉬며 뛰어 오는 대원들의 모습을 볼 때 참 은혜가 되었습니다.

새해에 저가 기대하는 우리 성가대의 모습은 청년부터 장년 그리고 노년에 이르기까지 그 구성원이 조화를 이루는 것입니다. 교회의 많은 기관이 대체로 비슷한 연령대와 같은 성별로 모이는 경우가 많으나 성가대는 신앙의 경륜을 지닌 다양한 연령층의 남녀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하나님을 찬양하는 것 이외에 성가대 활동을 통하여 교회의 훌륭한 믿음의 유산을 다음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고 또한 젊은이들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공유할 수 있는 장이 될 수 있는 것입니다. 기대하기는 올 상반기 중으로 우리 성가대의 인적 구성이 2,30대와 5,60대의 비중이 지금보다 높아 지기를 바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의 위상에 맞는 성가대로 보다 성숙되어지기를 소망합니다. 이 일에 미력하지만 저의 힘을 다할 것이며 함께 기도하기를 바랍니다.

지난 가을 어느 저녁 시간, 바쁜 일상으로 지쳐 있을 때 이름을 밝히지 않는 어느 집사님으로부터 저와 우리 가정을 위해 매일 기도하고 있다는 전화를 받고 아내 모르게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가슴 벅찬 감동이 있습니다. 모두가 과분한 은혜입니다. 자격 미달의 지휘자임을 타인에겐 숨길 수 있지만 스스로는 속일 수 없고 하물며 하나님 앞에서는 부족함 뿐입니다. 다만 성가대원들의 사랑과 기도에 위로와 새 힘을 얻으며 또한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여호와 하나님만 더욱 의지할 뿐입니다.

           <성안교회 제1성가대 회보 지휘자 칼럼> 20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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