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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산꼭대기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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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교회는 정상이다.(?)
축령산 한자락 끝, 즉 산 정상에 있는 교회이다.
그래서 교회로 올라가는 길이 꽤 길다.
지금은 편하게 차로 올라가지만,
불과 몇 달전까지만해도 걸어서 이 길을 올라갔었다.
교회에 올라가는 길에서 만나는 많은 광경들이 내 눈에 가득하다.

버스에서 내려서 걸어가면,
맨 먼저 만나는 왼편에는 아담한 시골의 분교
그리고 오른편을 돌면...파란 옷을 입고 있는 예쁜(?)-단, 낮에만- 무.덤.들 ㅠ.ㅠ밤에는 으흐흐흐

조금 더 올라가믄, 좁은 길을 사이에 두고 작은 논이 있다.
그곳은 개구락지덜이 자신의 목소리를 최대한으로 키우는 장소였다.
저 개구락지덜은 계란도 안묵어도 저렇게 노래(?)를 잘하니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좁은 논길을 지나믄, '공포지역'이 나온다.
시커먼 개덜이 눈을 번뜩이며 나를 째리며,
금방이라도 달려들 기세로 짖어대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를 무서워하는 나는, 쪼매 무섭지만 그곳을 잘 통과한다.
그것은  내가 담대해져서도 아니요, 정신이 외출해서도 아니다.
실상은... 고것들이 외양간같이 생긴곳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나는 개나 괭이를 정말 무섭워하는 편이다~
개보다 몇 배나 크면서 글케 말하는 것이 쪼매 부끄럽지만서두~
혹시 개가 말을 할 수 있으믄, 일케 말하지 않을까?
'니가 더 무섭워~ 왈왈'라고...
개가 짖는 이유는 개 자신이 무섭기때문이라는 말도 있던데...ㅠ.ㅠ

그 곳을 벗어나면, 정말 예쁜 개 한마리를 만난다.
지나쳐왔던 곳의 개덜은 무섭은 반면, 이 개는 얼매나 이쁜지...
그래서 나는 그곳을 지날 때마다, 고녀석에게 빠이 빠이를 해주며,
애정공세를 퍼부었었다.
그러던 어느날, 고 녀석이 보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
그 녀석은 그곳에 없고 딴 곳에 가 있었다.
집 주인의 뱃속으로 '이사'를 갔던 것이었다.

그곳을 지나서 열씨미 걷다보믄, 울 교회가 보인다.
그런데, 정상으로 가는 길을 역시 멀고도 험하다.
교회를 눈 앞에 두고 관문이 기둘리고 있는 것이다.
수십미터정도의 거리를 남기고 '경사'가 몹시 가파른 것이다.
그래서, 그곳에서 걸어갈 때면...제자리를 걷는 기분이 든다.
보폭이 매우 좁아지므로...
그러나, 겨울에, 눈까지 내리믄, 그야말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눈이 내릴 때, 하늘은 덤으로(?)울 교회에 더 많이 뿌려주고 간다.
눈을 쓸기도 정말 만만치 않다.
게다가 눈을 쓸기는 하지만, 얼어붙는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다.
올라갈 때는 어찌어찌하여 올라가지만, 눈이 얼어붙으면,
내려올 때는-그것도 깜깜한 밤에-
엉뚱하고, 균형을 잘 못잡고, 넘어지는 것을 재주로 가진 나같은 이는
정말 힘이 든다.
온몸을 팽팽히 힘을 주고 내려오다보믄
누군가 비명을 지른다.
"나 혼자 어캐가라고요~ 나 좀 붙잡고 가요~" 하시면서...

그래서 우리교회 교인들은 머리를 맞대고 의논한다.
'겨울에 어캐 교회에서 내려올까' 하고 말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의견이 나왔다.
1.끈 사용론-교회 정상에 끈을 매달아서, 끈을 타고 교회에 오르내린다.
2.원천봉쇄론-교회에서 밑에까지 지붕을 단다. 그래서 눈이 쌓이는 것을 원천봉쇄한다.
둘다 정말 말도 안되는 생각들 같지만, 절박한 우리의 마음을 몰라서 그런다.

이 글을 읽으면, 많은 사람들이 나와 울 교회 사람덜에 대해서 혹시 '긍휼의 마음'을 가질지 모르겠다.

하지만...나는 이글을 웃으며 쓰고 있다.
이 모두가 내게, 그리고 울 교회 가족들에게 좋은 추억과 감사가 되고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울교회를 하나님께서 사랑하시어
가까이서 보시겠다는데-정상이니까 그만큼 하늘에 가깝지 않은가!- 얼마나 큰 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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