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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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도 ---------- 최 원 경
처음엔 그렇게 울고만 있었습니다.
당신이 발 닦아주던 제자들처럼
흐르는 눈물에 내 몸을 맡기고
가만히 흐르는 눈물로 내 몸을 닦았습니다.
한마디 언어도 차마 토하지 못하고
눈물로, 눈물로만 몸을 닦고
그리고
당신을 향해 마음을 열었습니다.
한 꺼풀씩 열리는 내 마음 깊은 곳엔
일찍 버리지 못한 잡동사니가
두툼한 먼지를 뒤집어 쓴 채 가득했습니다.
교만의 잡동사니 하나
미움의 잡동사니 하나
불순종의 잡동사니까지 도려내고 나니
탈진한 내 몸 안으로
당신의 붉은 피 뚝뚝 떨어져 와
수혈되었습니다.
그리고
입술을 열고 감사의 기도를 했습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평안한 밤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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