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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손톱을 깎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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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을 깎으며
                            

방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손톱을 깎습니다.
내 몸에 내가 원하지 않아도 자라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이
문득문득 나를 놀라게 합니다.
든든하게 주먹 쥘 만큼만 자라나면 좋은 손톱,
이렇게 자꾸만 자라납니다.

손톱을 깎을 때면
할머니 말씀이 생각납니다.
검정색 가위로 손톱을 잘라주시면서
혹시 살이라도 벨까봐 움츠리는 나에게
엄한 얼굴로 말씀하셨습니다.
"인석아! 손톱이 길면 못쓰는거야!"

그리고,
지금도 내 삶에 자라나는
수많은 손톱들을 생각합니다.
내 삶을 든든히 지켜주던 것들이
어느새
더러운 때를 가득 품고,
날카롭게 세운 날로 상처를 줄 때면
싹뚝 싹뚝
시원스럽게 소리내던 할머니의 가위가 그립습니다.

쪼그리고 앉아
손톱을 깎습니다.
나의 넘치는 부분을 깎습니다.

<embed src="/files/attach/images/197/314/047/fac4492b995a42f14ce0f14563a34eb8.gif"> 쇼팽 야상곡 2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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