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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아들아, 내 아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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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아, 내 아들아....(마 12:46-50)  

마리아는 아들을 잘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그저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그 아들은  
지난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나오는 동안
평범한 듯 하면서도, 때로는 이해할 수 없는 말들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들이 드디어 집을 나가 버렸습니다.  
자칭 하나님의 아들이 되어,
마치 광야를 헤매면서 외쳐대던 세례요한 처럼,
유대땅 곳곳을 누비면서 무엇인가를 외쳐대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아들 예수를 미친 사람으로 취급하기 시작했습니다.  
간혹 놀라운 가르침이라고 칭찬하는 이도 없지는 않았지만,
어머니인 마리아의 귀에는 사람들의 비난이 더욱 크게 들려 왔습니다.  
하물며 로마의 압제가 극에 달하였고, 민심이 이토록 흉흉한데,
무엇 하나 말이라도 잘못하게 되는 경우에는
로마에 대한 반역자로 몰려 처형당하게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마리아는 예수를 찾아가 보기로 했습니다.  
과연 아들 예수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왜 사람들이 내 아들을 미쳤다고 하는지 알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만약에... 만약에...정말 아들 예수가 미쳤다면  
동생들을 시켜서 억지로라도 집으로 끌고올 생각이었습니다.

아들에 대한 소식은 쉽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가 전하는 전혀 새로운 가르침에
유대 사회의 한 모퉁이가 허물어져 내리고 있었던 것입니다.  
수백 년간 정신적 지주로 군림했던 바리새인들과 사두개인, 제사장들은
예수의 가르침 앞에 발가벗겨져 도망가기에 바빴습니다.  
새로운 가르침에 대해 한편  놀라기도 하고
또 재미있기도 했던 많은 유대인들은
무리를 지어 예수의 꽁무니를 따라 다녔습니다.
뿐만 아니라 십여 명의 건장한 청년들이 아들 예수를
‘랍비’라고 부르며 뒤쫓고 있었기 때문에
그 아들을 찾기란 어두운 밤하늘에 빛나는 샛별을 찾는 것 보다 쉬웠습니다.

앞에 선 사람에게 말을 좀 전해 달라고 했습니다.
“나는 저기 저 예수라는 청년의 어머니구요, 이 아이들은 동생들이랍니다.
어머니와 동생들이 왔다고 전해주세요.”  
오랜만에 만나는 아들,
뺨을 부비며 그동안 못주었던 사랑을 표현해야지...하고 생각했습니다.  
멀찌기 보이는 아들은 무엇인가를 차분하게 이야기하고 있었고,
사람들은 웃기도하며 고민하기도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저 애는 언제 저런 걸 다 배웠을까....?’  
마리아는 마음 깊은 곳에서 번져오는 자랑스러움을 느꼈습니다.  

드디어 무리를 헤치고 나선 그 사람이 예수에게 무엇이라 말했습니다.  
그러자, 앞에 앉아있던 사람들의 고개가 일제히 뒤로 돌려집니다.  
‘아... 사람들이 내가 그 어머니라는 걸 알게 된게야...’  
마리아는 저절로 가슴이 펴졌습니다.  
‘나 원, 저렇게 늠늠한 내 아들을 미쳤다니...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구....
이제 내 아들이 나를 부르면 사람들은 길을 비켜줄테고
나는 앞으로 나가서 아들을 안아줘야지.....’
마리아의 입가에는 벙긋 웃음이 번졌습니다.  

그때 무리의 소란함을 헤치고 귀에 익은 아들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누가 내 어머니란 말이냐?  누가 내 동생들이란 말이냐?  
여기 나의 어머니와 동생들을 보아라”  
아들이 손을 들어 가리킨 사람들은 자신이 아니었습니다.  
아들의 손가락은
아들 주변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무지렁이 노인들에게 향해 있었고,
아이들에게 향해 있었습니다.  
그들 뒤에는 나라를 잃은 수많은 유대인들이
무엇인가 갈망하는 눈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때 다시 한번 청천벽력같은 음성이 들려왔습니다.
“누구든지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 형제요, 자매요, 어머니이니라....!”
    
아들들의 부축을 받으며 집으로 돌아오는 마리아는
혹시 자신이 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득해져 가는 정신 너머로 계속 귓전을 때리는 음성이 있습니다.  
“누가 내 어머니냐..! 누가 내 어머니냐...! 누가 내 어머니냐...!”  
아들 예수의 음성이었습니다.
‘아... 그렇다면 그는 내 아들이 아니란 말인가?  
나는 그의 어머니가 아니란 말인가?  
내가 만일 하나님의 뜻대로 살지 못한다면, 그는 나를 버릴 것인가?  
아니 누구든지 하나님의 뜻대로만 산다면
누구나 내 아들 예수의 가족이 된단 말인가?  
그렇다면, 결국 나는 내 아들을 잃어버린 것인가?  
온갖 수모를 참으며, 정혼자 요셉에게 한마디 변명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 채
눈물로 키워 낸 아들인데....
이제 그 아들을 내가 잃은 것인가?’  
두서없이 떠오르는 생각들이 마리아의 머릿속을 어지럽히고 있었습니다.  
눈물이 쉴새없이 흘렀습니다.  
머릿속이 점점 텅 비어 가는 것 같습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가 그 어머니를 보고 있습니다.  
걸레처럼 찢겨진 몸둥아리....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에 팔레스틴의 붉은 태양이 이글거립니다.
말라붙은 핏자국 위로 파리 떼가 윙윙거립니다.  
아들의 피가 흘러내린 젖은 땅을 어머니가 딛고 서 있습니다.  
마리아는 피가 마르지 않은 십자가 밑둥을
아들 예수의 못박힌 발과 함께 끌어 안아봅니다.
마리아는 이제 흘릴 눈물조차 없습니다.  
사랑하는 아들이 서서히 죽어가고 있습니다.

‘아들아... 이것이 네가 원하던 길이더냐....’  
아들이 무엇을 하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완전히 알지는 못해도
그 아들이 하는 일은 다 옳은 일이려니 했습니다.  
아들의 손에 일어나는 수많은 기적과
그 입술에서 터져나오는 엄청난 가르침에 감동하기도 했습니다.  
‘저 아들이 과연 내 배에서 나온 아들인가...’  
때로는 의심이 들기도 했습니다.  
믿을 수 없을만큼 아름답기까지한 가르침들이 조그만 입에서 쏟아져 나올 때면 정말 하나님의 아들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그 가르침 속에 나타난 하나님 나라의 꿈을 꾸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아름다운 아들이 갈기갈기 찢겨진 몸둥아리로
헐떡이며 십자가에 걸려 있습니다.  
‘아...  아들아... 내 아들아....’
    
피 한 방울 남지 않은 것처럼 보였던 예수의 눈에 눈물이 맺힙니다.  
그 눈물 한방울이 떨어져 어머니의 발등을 적십니다.  
33년을 살아오면서 어머니를 위해 처음 흘리는 눈물이었습니다.  
    
예수의 메마른 입술이 열리며, 젖은 목소리가 새어나왔습니다.  
“어머니....어머니... 보십시오... 여기 당신의 아들이 있습니다.”  

‘나의 아들이라고... 나의 아들이라고....
그래, 예수 너는 나의 아들이야....내 아들이지.....
암 자랑스런 내 아들이고 말고.....
그래, 아들아. 고맙구나.  자랑스럽구나’  

마리아는 3년전 가슴에 맺혀 꼭꼭 숨겨 두었던 모든 배신감과 의문이
한꺼번에 하늘로 훨훨 날아감을 느꼈습니다.  
‘그래, 내 사랑하는 아들아... 너의 어머니가 여기 있다...’
    
예수의 닫혔던 입술이 다시 열립니다.  
“요한아!”  마리아를 부축하고 있었던 제자 요한이 놀라서 대답합니다.  
스승이 자기를 마지막으로 부르고 있는 것입니다.  
“예, 선생님, 저 여기 있습니다.”  
“여기 네 어머니가 보이느냐? 자, 네 어머니다...”  

요한과 마리아가 함께 놀라고 말았습니다.  
‘선생님의 어머니가 나의 어머니라고? 마리아가 나의 어머니라고...?’  
‘아니 이 아이가 또 무슨 말을 하는 건가...?  
요한이 나의 아들이라구.... 그럼 예수 너는... 예수 너는.....’

예수의 외마디 소리가 섬광처럼 온 유대의 하늘에 퍼져 갔습니다.  
그는 죽고 말았습니다.
지성소의 휘장이 찢어졌고 어둠이 온 하늘을 덮었습니니다.  
사람들은 그의 죽음과 함께 나타난 이상한 현상에 대해 수군거렸습니다.  
하지만, 비틀거리며 골고다를 내려오는 마리아에게는
그런 것들이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3년 전 자신의 가슴에 맺힌 상처와 비교할 수 없는 큰 아픔이
절절히 절절히 가슴을 파고 듭니다.  
아들 예수를 따라 유대땅을 누비고 다녔던 지난 3년이
한 장면 한 장면 새롭게 마음 속에서 되살아납니다.  

마리아는 자신을 부축한 요한을 올려다보았습니다.  
요한 또한 마리아를 부축하면서
무엇인가 생각이 가득한 눈빛으로 마리아를 보고 있었습니다.  
죽어가던 아들이 마음에 심어준 한 마디를 생각하며
마리아는 휘적휘적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요한은 마리아를 모시고 살았고,
초대 교회 모든 성도들은 한 가족이 되어
서로를 형제, 자매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가일 아빠

Nocturne No.12 Op.3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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