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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시간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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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 나이를 바라보니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25년을 살게 될지,
20년을 살게 될지,
아니,
'10년'만 남은 인생이 되는 건지….
자꾸만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아하는 친척 형제를 보면서도
따라주는 친척 조카들을 보면서도
임종으로 이별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그려보게 됩니다.

특별히 갖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그리고 특별히 걸치고 싶은 것도 없고
그저 단지
평온한 시간을 소유하고픈 마음만 가득해집니다.

하고 싶은 일보다도
했던 일들의 흔적들이 떠오릅니다.
잘했던 일보다
생각하기 싫은 흔적들이 더 떠오릅니다.

오십이 육십이 되고
육십이 칠십이 되면
이런 마음은 도(度)를 더하겠지요.

'오십'이 되고 보니
자꾸만 시간이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남은 시간을 생각하니
시간이 없다는 생각이 더 들게 됩니다.

이젠, 그런 생각을 접으려 합니다.
여행 준비를 하려고 합니다.
배낭에 꼭 필요한 것을 챙기려 합니다.

떠나는 길이 멀고
가는 곳이 경험하지 못한 생소한 곳이기에
빠진 것 없이 꼼꼼이 챙기려 합니다.
그런 준비라면 사실 시간이 없는 게 아니란 생각이 듭니다.

짐 싸는 데,
배낭에 넣을 짐을 구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 없을 테니까요.
25년,
20년,
15년…,
아니, 열흘만 남았어도
그건 너무 충분한 시간이겠지요.

배낭에 넣을 짐을 챙기렵니다.

부드럽고, 온유하고,
평화롭고, 사랑 가득 차고,
진실치 못한 말들로 더럽혀질 때 씻는
소금 한 통과 치약과 칫솔 한 개를,

옳고, 점잖고, 바른 것을 가려듣는 귀마개 한 개와
부질없는 걸 들었을 때 씻어낼
면봉 한 통을 넣으렵니다.

묵은 땀냄새를 씻어낼
비누 한 장과 타올 한 장도 넣을 겁니다.

필요없는 것을 보지 않도록
눈가리개도 하나 준비하고
바른 것을 정확히 볼 수 있는 돋보기도 넣으렵니다.

속옷과 겉옷도 한두 장 넣으렵니다.
하지만
지도나 약도나 나침반은 넣지 않으렵니다.
갈 길이 외길인지라
길을 잃지는 않을 것 같기 때문이랍니다.
지도책 대신 나침반 대신
길이 적혀 있는 성경책 한 권만 달랑 넣을까 합니다.

오십이 되고 보니
시간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영원한 시간을 여행하기 위해 준비할 시간이
너무나 충분한 것 같습니다.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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