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내게 아침을 주시는 이

          
내게 아침을 주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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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기훈


나의 눈물을 거두시고
내게 단잠을 주시는 이  
한 잠 주무시지도 않으시고
새벽을 깨워
내게 아침을 주시는 이
더러 지난 날 내 아픔에 소금이 되어
여린 가슴 더 쓰라리게 만드신 이
하여 고난도 유익이라 가르쳐 주시는 이
향내나는 꽃이 피기까지
어둠 속 뿌리가 참고 참았다고
그리 속삭이시는 이
가시덤불 골짜기에 핀 백합화가
왜 향기 진한지 너는 아느냐고
거듭 말씀하여 주시는 이
너 가진 것 아무 것도 없노라고 불평하기 전
너 가진 것 다시금 헤아려 보라고 짚어주시는 이
스스로 지혜 없다고 말못하게 하시는 이
저녁이면 어둡고 아침이면 밝혀 주리니
아무 것도 염려하지 말라고 다그치시는 이
네 영혼 뛰는 가슴
네 것이 아니라 주장하시는 이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네 앞과 뒤에서
너를 지켜주마 다독거려 주시는 이
그래도 떼를 쓰며 울다 지쳐 잠든 날
내 이마에 따순 햇살 비춰 주시는 이
이윽고 부끄러움에 눈떴을 때
네 검은 눈동자에 내 빛이 어려 있다고
살풋 웃음 지어 주시는 이
멋쩍게 두 눈에 맺힌 눈물 방울이
보석처럼 빛날 때
너는 참 아름답다고 마냥 기뻐하시는 이
내 호흡이 있는 날마다
한없이 한없이
그리워하며 살고 싶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