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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떤 아기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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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어떤 아기엄마의 갑작스러운 방문을 받았습니다.
아내와 잠깐 상의 할 일이 있다고 했지만 아내가 집을 비운 상태였으므로 조금 당황이 되긴 했지만 상황이 급박해 보여 현관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녀는 저희가 교회를 개척하고 얼마되지 않은 몇 달 후에 한번 평일에 찾아왔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길가는 도중에 한번 마주친 적도 있어서 오늘이 세번째 보게 된 것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는 아기를 임신한 상태였는데 지금은 아이가 저희 둘째딸(예지:9개월)보다도 더 커서 돌이 훨씬 지나 건장한 사내아이가 되어 있었지요.
그런데 당시에 찾아왔을때도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사실혼 상태에서 남편과 같이 사는 가운데 폭력과 구타로 집에서 뛰쳐 나온 곳이 저희 교회였는데...
현재는 아예 남편과 헤어질 각오를 하고 저희를 찾아 온 것입니다.
이유인 즉, 며칠 전에 남편의 계속적이고 상습적인 구타와 폭력에 참다 못해 아기를 데리고 친정집(경기도 평택)에 가 있다가 오늘 아기를 시어머니와 함께있는 남편(인천)에게 돌려 주러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아기를 데리고 남편을 만나려 하니 겁이 나고 엄두가 나지 않아 아기를 저희보고 대신 남편이 있는 곳으로 돌려 달라고 부탁하려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아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고 그래도 생각나는 건 이전에 왔었던 저희교회밖에 없어서 오게 됐다고 합니다.(참고로 저희교회와 그녀의 남편이 살고 있는 집은 약 50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순간 제 마음속에 두가지 생각이 스쳐 지나 갔습니다.
하나는 교회 나오겠다고 몇번이나 자신이 직접 약속해 놓고 한 번도 찾아 오지 않은 것도 야속한데 이제 아쉬우니까 교회를 찾아온 것을 보니 너무한다는 생각이었고
또 다른 마음은 그래도 의지할 곳이 교회인 줄 알아 찾아 준 그녀를 보니 좀 안돼 보이기도 하고 측은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그래서 자초지종을 듣고 이것저것 질문을 해 보니 상습적인 구타로 인해 받은 그녀의 상처가 너무 깊어 치유될 수 없어 보였습니다. 겉으로는 웃고 있었지만 속에 쌓여 있는 그녀의 슬픔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동시에 한국사회의 가정의 위기를 단적으로 보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금할 길 없었습니다.
이미 벌어질대로 벌어진 두 부부의 간격이 좁혀질 것 같지 않았습니다.
여러분, 이럴 때 목사는 어떤 말로 대답해야 할까요?
'음행한 연고외에 이혼을 금한다'는 성경의 말씀을 들어 막아야 하는 것이 최선일까요?
그렇게 약 30분이 흘렀을까요? 외출한 아내는 아직도 들어오지 않고 저는 마음에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하고 있는 가운데 아기엄마가 일어서려고 했습니다. 이유는 아기를 돌려 주고 평택에 있는 친정집까지 가려면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곳은 시골이라서 막차가 빨리 끊어 진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러면 이렇게 하지요. 저희가 직접 아기를 데려다 줄 수는 없고 또 아기엄마가 직접 가는 것도 겁이 난다면 파출소에 찾아가서 도움을 청해 보세요. 파출소 가기가 꺼려 진다면 제가 함께 동행해 드리겠습니다. 그것도 거북하시면 제가 지금 전화로 경찰을 불러 드릴까요?"
"아니예요 목사님, 목사님 말씀대로 그러면 제가 한번 파출소에 찾아 가겠습니다. 안녕히 계세요."
"그렇게 하시겠습니까? 그럼 제가 아이와 자매님을 위해 기도해 드리겠습니다."하고 그 분과 아이 머리에 손을 얹고 안수하여 기도해 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목사님, 나중에 한 번 꼭 찾아 뵙겠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저희 교회문을 나섰습니다.

갈말 여러분, 잘한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의지할 곳이 없어 교회를 찾아 온 어떤 아기엄마를 대하며 진정으로 '우는 자들로 함께 울고 웃는 자들로 함께 웃으라'는 말씀에 충실 할 수 없었던 것 같아 마음 한 구석이 허전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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