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

  • 목록
  • 아래로
  • 위로
  • 쓰기
  • 검색

예화 '잘 살아보세'교

첨부 1





          


3년 전 미국으로 유학 온 후 처음 한국을 방문했을 때였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섬기던 교회에 다니는 한 유학생의 어머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먼 곳으로 딸을 유학보내고 걱정만 하시다가

딸을 지도하는 목회자가 나온다니까 꼭 만나고 싶어하셨습니다.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마시라는 말씀을 마치고 이제 막 일어서려는데

그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목사님, 우리 딸을 위해서 기도 많이 해 주세요.  
저도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그 딸에게 듣기로는 어머니가 신앙이 없다고 들었기 때문에,

저는 어머니의 말씀에 깜짝 놀랐습니다.  

'아~ 딸이 미국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니까 자기도 신앙생활을 시작했구나...'  

나는 내심 기쁨고 반가운 마음에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예, 그럼요.  열심히 기도하야죠.  그런데 어머니, 어디 나가십니까?"  

그 어머니가 사시는 동네가 제가 살던 곳과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나는 관심을 가지고 다시 물었습니다.  

그러자 그 어머니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저요?  저는 산에 가지요."  

'산이라니... 기도원에 가시나...'  

잠시 생각하던 나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아~ 기도원에 다니시는군요... 좋죠.  따님을 위해 기도많이 하십시오."  

그러자 그 어머니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습니다.  

"아니, 목사님, 그게 아니구요...

목사님은 교회 가서 기도해 달라구요.  

저는 절에 다녀요... 저는 절에 가서 기도하겠다구요.."  


나는 막 일어서려다가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잠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그리고 한 30분 정도 그 분과 더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알고 보니 그 가족은 10년 전만해도 카톨릭을 믿었답니다.  

그런데 10년 전 쯤 남편의 사업이 점점 기울었습니다.  

기도를 하고 금식까지 해보았지만 결국 부도가 나고 말았습니다.  

남편은 그길로 뛰어나가 절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40일 정진기도를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죽었던 사업이 살아났다는 것입니다.  

남편은 과감히 카톨릭을 버리고 부처를 택했습니다.  

불교가 자기 소원을 들어줬다는 것입니다.  

나는 기가 막혀서 할 말을 잃었습니다.  잠시 후 그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어머니, 10년 전 하나님께 드리던 기도제목과

요즘 부처님께 드리는 기도 제목이 뭐 좀 바뀐 게 있습니까?"  

"뭐... 그리 크게 바뀔 게 있나요...."  

"어머니의 기도 제목이 도대체 뭡니까?"  

"에이, 목사님! 다 똑같은 거지요.  

남편 건강하고, 사업 잘 되고, 우리 애들 공부 잘 하고, 시집 잘 가고,

가정 화목하고, 사고 없고.... 다 같은 거죠, 뭐...

예수를 믿으나, 부처를 믿으나...."  


나는 정색을 하고 그 어머니께 물었습니다.  



"어머니, 지금 어머니의 종교가 뭐라고 하셨죠?"  

"불교요."  

"10년 전에는요?"  

"천주교였다니까요."  

나는 그 어머니께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제가 보기에는 어머니의 종교는 불교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10년 전에도 천주교는 아니었구요."  

그 어머니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으며 말했습니다.  

"에이, 목사님... 제가 교회 안다닌다고 그러시는군요.  

제가 얼마나 열심히 불공을 드리는데요... 저 불교예요."  

나는 그분에게 다시 단호하게 말씀드렸습니다.  

"어머니, 어머니의 종교는 불교가 아닙니다.

카톨릭은 더더욱 아닙니다.  

어머니의 종교를 굳이 이름 붙이자면...."  

"뭔데요, 제 종교가...?"  

"굳이 이름을 붙이자면 그것은 '잘 살아보세!'교입니다."


결국 그 어머니는 얼굴을 붉히고 돌아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발걸음과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어쩌면 그 어머니의 말씀은 정확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어머니의 기도와 내 기도가 그리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예수를 믿은 지 5년이 되고 10년이 되고 평생을 믿어도 변화되지 않는

인격과 삶으로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하나님의 무엇을 원하시는가 하는 것보다 내가 무엇을 하나님께

구할 것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나의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내 기도의 수많은 제목들을 다시 생각했습니다.  

나의 소원과 야망이 얼룩진 내 기도 속에 말없이 십자가에

매달려 계신 예수님을 생각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그 어머니의 얼굴을 기억하고 있습니다.

필라델피아에서 가일 아빠  


<embed src="/files/attach/images/197/892/047/b46b2c80dddbe0a02e6a4132b7ad7bd0.gif" loop="-1">


이런 글도 찾아보세요!

공유

facebooktwitterpinterestbandkakao story
퍼머링크

댓글 0

권한이 없습니다. 로그인

신고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신고 하시겠습니까?

삭제

"님의 댓글"

이 댓글을 삭제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