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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명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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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희는 그렇게 내 곁을 떠났습니다. 원래 만화가가 꿈이었는데 형편상 그 꿈을 접고 하루아침에 탤런트가 되겠다며 서울로 상경. 그때는 저러다 말겠지 생각했지만 대희는 정말 짐을 싸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가 버렸습니다. 나로서는 한쪽 팔을 잃는 것과 같았습니다. 대희가 나의 생활을 거의 다 도와주었기 때문입니다. 교회생활은 물론 기도 편지 작성하는데도 엄청난 도움을 준 대희이기에 나에겐 소중한 동역자와도 같았습니다. 그런 나의 마음을 눈치를 챈 듯, 얼마 후, 대희에게로부터 이런 따뜻한 메일을 받았습니다.

‘형은 어케 지내시요~ 타자는 누가 쳐주며 오줌은 누가 뉘여 주며 누가 업어주며 누가 형의 말도 안돼는 개그나 성격을 받아주며....대체 누가...그 역할을 다 맡아한단 말씀이요’ 그리고, 한마디 덧 붙였습니다. ‘일남이? 그래 그놈이라면 역시....믿을만하지’ 대희의 예상은 적중!!! 일남이는 대희와 가까운 사이었기에 대희가 옆에서 나를 도와주던 모습이 마음에 감동으로 남아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래서, 대희의 상경이후 자연스레 소리없는 그림자처럼 나를 돕게되었고, 순모임을 통해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좋은 관계로 발전했습니다.

오랜 시간 대희의 도움에만 익숙해져 있던 나는 처음에는 일남이의 도움이 무척 불편했습니다. 휠체어를 미는데 경사로나 턱을 만나면 오히려 내가 먼저 긴장하기 십상이었고, 일남이는 그것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구 휠체어를 밀어주었습니다. 그런 일남이와의 생활이 익숙 해져가기 시작했고, 지금은 누구보다 서로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서로를 위해서 기도해주는 관계가 되었습니다.

일남이는 처음에 장애인인 나를 대하는 것이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깊은 나눔과 교제 속에 장애인을 이해하게 되었고, 이제는 나보다 더 적극적으로 장애인을 돕겠다고 고백합니다.

일남이와 나는 모세와 아론, 다윗과 요나단처럼 친구로, 동역자로 어느새 명콤비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일주일 중 5일을 꼬박 집에 있는 나와 함께 오락실도 가고, 맥도날드에도 가고, 밥도 먹으러 갑니다. 그런 일남이의 마음을 느낄 때마다 눈물이 나도록 고맙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미안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나는 압니다. 나를 돕는 것을 부담감으로 여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일남이의 마음을...

이젠 제법 휠체어 운전솜씨가 프로수준입니다. 휠체어의 손잡이를 잡는 일남이의 그 따스함이 이 땅에서 그분께 ‘명콤비’라는 아름다운 풍경으로 드려지기를 소원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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