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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촉지도 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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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촉지도 를 읽다




  



                         ======촉지도 를 읽다=======

                                        (유종인)

활체어 리프트가 선반처럼 올라간 뒤
역 계단 손잡이를 가만히 잡아본다
사마귀 그점자들이 철판 위에 돋아있다

사러진 시신경을 손 끝에 모은 사람들.
입동 근처 허공 중엔 첫눔마저 들끓어서.
사리진 하늘의 깊이를 맨얼굴로 읽고 있다.

귀청이 짲어지듯 하행선 열차소리.
가슴 저 말바닥에 깔려있는 기억의 레일
누군가 밟고 오려고 귓불이 자꾸 붉어진다

나무는 죽을 때까지 땅 속을 더듬어가고
쉼없이 꺽이는 길을 허방처럼 담은 세상.
죄 앞에 눈 못 뜬 날을 칠필로나 적어 볼까

내안에 일지 못한요철 덩어리 하나 있어
눈귀가 밝던 나도 소스라차게 노라는 몸.
어머니 무덤마저도 통점의 기도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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