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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그날 밤 키스만 했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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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보따리를 매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는 대문앞에 선다.
집안 가득히 들려오는 사람 소리에 두 발을 치켜들고
담장 위 를 바라 본다.
집에는 손님이 와 있다. 들어서기가 부끄러워서 아이는
동네 한바퀴를 돌았다. 동네 한 바퀴를 걸은 아이는 다시
대문 앞 에 섰다. 두 다리를 치켜들고 집안을 살피니 아직
까지 손님이 부모님과 얘기를 하고 계신다.
아이는 다시 동네 한 바퀴를 돌았다.
다시 와서 올려다보니 손님은 그자리에 그대로 머물고 있다.
손님이 더디 가려나 보다...

아이는 집 옆, 조그만 가시길 덩굴에 책보따리를 뭍어두고
뒷산에 오른다.
아예 맘놓고 있다 가리라!  
산에 오르길 잘했다.
들꽃도 피어 있고, 새도 날으고 빨간색 열매가 열린 나무,
억새풀, 고구마 밭에는 캐다 남은 고구마들이 여기저기에서
보인다.  하나를 집어서 옷에 쓱~ 닦고는 한 입 깨물었더니
단물이 줄줄줄~ 입안 가득히 스며 든다.
참 맛있다...

햇살이 내리 쬐는 언덕에 팔 배게 를 하고 누웠다.
한손으론 억새풀 줄기를 입에물고 하늘을 바라 본다.
눈이 부셔서 눈을 제대로 뜰수가 없다.

참 평화롭기도 하지...
그러다 깜박 잠이 들어 버렸다.
깜짝 놀라 깬 아이는 일어나 앉았다.
들에 있는 작은 풀,꽃 들에게 말을 건넨다.
" 들풀들아~  들꽃들아~ 들새들아~"
만져주기도 하고 입을 맞추기도 했다.

해가 숨을려고 한다.
이제 언덕을 내려가야 겠다.
손님은 갔을까?
갔을거야...
언덕을 내려와서 가시길에 숨겨둔 책보따리를 찾았다.
잔디가 뭍어있는지라 툭툭~ 털었다.

해가 질때쯤, 집안에 들어 섰다.
이제 손님은 가고 없는것이 확실 하다.

아이의 엄마는 하루종일 어디서 뭐하고 왔냐고
야단을 하였다. 무얼하고 왔는지 묻는 엄마의
말은 귀에 들어오지 않고 아이의 머리속엔 한가지 생각으로
가득차 있었다.
배가 고파서 우선 밥부터 먹고 싶었다.
된장국에다 아이는 밥을 양푼이로 가득히 퍼서 먹었다.


그날 밤 아이는 꿈을 꾸었다.

왕자: 공주님 부끄러움을 없애고 싶으시면 저의 입술에다 키스를
      하셔야 하옵니다.
공주: 어머나~ 왕자님 전 부끄러워서 그리 못하겠사옵니다...
왕자: 마법에서 풀려나시려면 저와 키스를 하셔야 합니다.
공주: 아니되옵니다...아니되옵니다...절대 아니되옵니다...
왕자: 정 그러시다면 전 이만...돌아가겠나이다.
공주: .......왕자님......

20년이 훨씬 지난 아이는 그날밤 왕자의 입술을 거부한 까닭에
부끄럼이 유달시리 많다. 그날 밤 꿈속에서 왕자님의 입술에
키스만 했어도... 키스만 했어도...이토록 부끄럼이 많지는
않을터인데...

그 이후로, 아이는 한번도 꿈속에서  왕자님을 만나지 못했다...
왕자님 워디 계세유...흑흑~



( 2003. 2. 6  목   따스한 오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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