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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전쟁은 싫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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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 3일부터 2박 3일간 교회 청년들과 함께 도시 근교의 군인휴양소에서 결혼세미나를 하였읍니다. 마지막날 마지막 강의를 마치고 나오는데 어떤 러시아 사람이 나에게 다가옵니다. “너 탁구 칠줄 아느냐”고  다짜고짜 묻습니다.
"그래 나 괜찮게 치는데 왜그러니?"
자기는 탁구 마스터라고 합니다. "그래 한번 붙자"  
그렇게 해서 이야기가 시작 되었읍니다. 마침 그 시간에는 탁구를 칠 수가 없는 시간이어서 우리는 자연스럽게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되었읍니다. 그가 먼저 나의 손목을 잡아 끌어  가까이 있는 소파에 우리는 앉았읍니다. 때 마침 내가 가지고 있던 기타를 보고 한번 노래를 불러보겠다고 합니다. 정말 기타 솜씨도 보통이 아니고 목소리도 구성지게 잘 부릅니다. 러시아의 예술성은 정말 세계적인 것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이 시를 쓰고 그 시에 자신이 곡을 붙인 곡 이랍니다. 자신의 아내를 위한 노래.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러시아 특유의 리듬이었읍니다. 그가 한 곡을 멋지게 뽐더니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내가 한국사람인 것을 알고 정감이 갔나봅니다,

그의 이름은 브로니 슬라바 . 그는 러시아의 특수정예부대인 "스페이더"란 부대에 속해 있답니다. 이 부대는 적지 한가운데에 낙하산으로 투입되어 그곳에서 사명을 다해 죽을 때 까지 싸우는 부대라고 자랑을 합니다. 그리고 지난번 모스크바 테러를 진압한 부대라고 합니다.
자기는 지금 체첸 전쟁에 투입되었다가, 휴가를 얻어서 이곳에 왔다고 합니다.. 3주간의 휴가가 끝나면 다시 체첸에 투입된다고 합니다. 전쟁중에서 부상당한 상처부위를 옷을 벗어 보여주기도 하였읍니다. 깊게 파이고 길다랗게 찢어지 모습이 눈을 강하게 찌릅니다.  사람이 심리적으로 자신의 상처를 보여준다는 것은 웬지 보호 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갸냘픈 마음에서 온다고 합니다.
아마 그는 이방인인 나에게 자신의 아픔을 보이고 싶어 했는가 봅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정신적인 치유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가라데가 6단, 가라데를 배우면서 동양무술의 신비로움과 예법을 배웠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은 동양사람이 웬지 좋다고 합니다.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시간이 가는줄도 몰랐다. 그는 너무나 신이나서 이야기를 계속하였다. 자신의 아버지는 전투기 조종사 였는데 한국 전쟁때에 평양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돌아 가셨다고 합니다. 그 나마 아버지가 평양에서 죽었기에 시체라도 찾을 수 있었다고 회고 합니다. 그 때 자신의 나이가 1살 였고,
그래서 자신은 아버지를 기억할 수 없고, 단지 어머니가 이야기를 들려 주어서 알 고 있을 뿐이랍니다.

갑자기 그가 심각하게 나에게 하나 질문을 하겠다고 합니다.
"너내 나라 왜 남과 북이 통일이 안돼는가?"  그 이유가 무엇인가? 라고 묻습니다. 나는 다 통일을 원하지만은 정치적인 문제가 있어서 그렇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는 벌떡 일어서서 소리를 지릅니다. 그리고 가라데로 앞차기와 옆차기를 합니다. 뭔가 속에 울분이 있는가 봅니다.  
나는 그의 모습속에서 전쟁을 증오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읍니다.  왜 전쟁을 해야 하는가?  스스로 질문을 하지만 해답이 없어서 갈등 중인 모습입니다.

2차대전 당시에 미국이 일본의 두 도시에 떨어뜨린 원폭으로 죽은 사람이 하루만에 50만명이 넘었다면서  그 중에는 어린아이와 여자와 노인들까지 ----하면서 눈물을 글썽입니다.
원폭을 떨어뜨린 의미가 무엇인가? 라고 그가 나에게 묻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이 죽어가는 전쟁을 우리가 왜 해야 하느냐고?
그리고 나에게 묻습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왜 우리가 전쟁을 해야 하는냐고?  그래서 나는 “전쟁은 하나님도 싫어 하고 나도 싫어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랬더니 나의 손을 꽉 잡고 마구 흔들면서 고맙다고 합니다. 자기는 정교회 신자라고 합니다.
자기에게는 지금 아내와 아들과 딸이 있고, 아들은 지금 군대에 있답니다.
또 다시 전쟁터로 가야 하는 발걸음이 무거운가 봅니다. 자신은 사람을 많이 죽였다고 합니다. 죽은 시체들이 나둥거려 있고 총알과 포탄이 왔다 갔다 하는 그 곳에서는 오직 저것들을 죽여야 내가 살 수 있다는 것 밖에는 다른 것은 생각할 수 가 없답니다. 그래서 내가 살기 위해서 미친듯이 총알을 쏘아 대야만 한답니다. 눈에는 분노와 수심이 가득하다. 그것은 생명의 존귀함에서 오는 살고 싶다는 본능이었습니다. 이대로 아무런 의미없이 죽을 수는 없다는 절규였습니다.  
구경꾼들에게는 전쟁이 재미있는지 모르겠읍니다. 그러나 전쟁속에 있는 사람들의 비참함은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겠는가?
전쟁속에서 살아 남은 자만이 할말이 있읍니다. 회한과 분노와 감격이 함께 서려있다.

나는 속으로 기도를 했습니다. " 하나님 이 브로니 슬라바와 함께 해 주십시요" "그가 꼭 그의 가족으로 돌아 갈 수 있도록 도와주옵소서"  "그의 소원대로 이 지구상에 사람의 손에 칼과 총을 내려 놓고 서로 손과 손을 맞잡게  하옵소서"  " 주 여! 이 땅에 하늘의 평화를 주옵소서"      
“그의 생명이  더 가치있고 의미있는 일에 사용되게 하옵소서”

그는 체첸에서 한국 월드컵을 보았다고 합니다. 정말로 한국은 깨끗하고 잘 사는 것 같다고 합니다. 자기 러시아는 사람도, 도시도, 길도 너무나 더럽다고 합니다. 그리고  당신은 이 러시아가 무엇이 좋아서 이곳에 와서 살고 있는냐고  묻습니다.
나는 얼른 “러시아는 자연경치가 아름답고  높은 예술문화가 있다고 자랑을 하였습니다.”    
어떤 예술문화가 좋으냐고 묻습니다.  “미술, 음악, 발레, 오페라 등 등 ----하고 말하니 그는 금방 입을 삐쭉입니다.
사실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 전쟁터에 있는 사람에겐  이러한 것들은 황당한 것이겠지요.  나는 다시 당신이 방금 불렀던 그 특유의 러시아 노래가 너무 좋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기뻐하며 다시 내 손을 굳게 잡으며 입을 맞춥니다.
그리고 다시 기타를 들어 퓨시킨의 시를 노래로 만든 것을 한곡조 뽑습니다. 정말 대단한 실력이었습니다.

나는 우리가 기차를 타러 가야 하기 때문에 이제 당신과 이야기 할 시간이 5분 밖에 없다고 귀뜸을 해주었읍니다.

그러자 그는 주머니에서 무엇인가를 한참동안 찾읍니다. 그러더니 1루블짜리 동전하나를 꺼내고, 그 동전에 입을 대고 쪽쪽쪽 세번 키스를 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건네 주면서
"미스터 김!  이것을 한국에 가면은 꼭 분수 있는 곳에 던져 주시오?"”왜요?”
그러면은 자기가 언젠가는 꼭 한국에 갈 수 있답니다.  한국은 참으로 살기 좋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생각을 합니다.
한국에 꼭 가보고 싶은 의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가끔 이곳의 TV에서 남한의 관광지 모습을 방영 했던 것을 보았던 모양입니다.

시간이 되어 그와 헤어지게 되었읍니다. 힘껏 러시아식으로 허그를 하고 손등에 입맞춤을 하고 헤어지게 되었습니다. 돌아오는 차 안에서 그가 진지하게 눈물을 글썽이며 전쟁을 증오하며 말하던 그의 모습이 아른거립니다.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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