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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세상을 고치는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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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11월 11일.
월요일 아침 일찍 김해밀알 단원들과 시화전이 열리고 있는 포항으로 향했습니다. 모두들 들떠 있는 표정이었습니다. 몸이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저의 시화전을 가고싶어하는 누나들과 목사님의 마음이 고맙기만 했습니다.
한참을 가다가 비상사태 돌발! 다름 아닌 진희 누나가 소변을 참지 못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화장실을 찾아 이리저리 헤매었지만 장애인 화장실은 그 어느 곳에도 있지 않았습니다. 장애인인 우리들은 그런 일을 겪을 때마다 마음에 씁쓸함을 감추지 못하곤 합니다. 가는 길에 포항공대가 있길에 설마 여기에는 장애인 화장실이 있지 않겠나 하는 마음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렇지만 우리들은 또 한번 실망을 해야 했습니다. 나라가 세웠다는 대학에도 장애인에 대한 배려는 찾아 볼 수가 없었습니다. 삶에 비참함과 원통함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포항에 다녀와서 진희 누나는 그 사건을 글로 쓰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여기 입학할 자격이 되도 안 온다!” 이 짤막한 말속에서 세상을 향한 누나의 마음의 한이 느껴지는 듯 합니다. 충분히 누나로서 할 수 있는 말입니다. 제가 만약에 그런 상황을 만났다고 해도 똑같았을 겁니다. 하지만 저는 그 사건과 누나가 내 뱉은 말을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은 아직까지 장애인이 살아가기에는 너무나도 힘든 나라입니다. 곳곳의 계단과 높은 턱 때문에 휠체어로 외출할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환경 탓에 쉽게 좌절하곤 합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장애인은 장애인 나름대로 해야 될 일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곳에 고인 물을 방치해 두면 썩어버리기 마련입니다. 물은 흘러가게 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길을 내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장애인을 향한 무관심한 시각들을 향하여 비판하며 자포자기한 상태로 포기해 버리는 무관심한 시각들은 점점 심해져 장애인을 바라볼 수 있는 감각마저 잃어버리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장애인들은 세상을 고치는 역할을 감당해야 합니다. 그것이 저는 하나님이 장애인에게만 부여한 특별한 지상명령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장애인들이, 그리고 비장애인들이 교회는 장애인에 대하여 세상보다 못하다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합니다. 그런 말들을 들을 때마다 참으로 가슴이 아픕니다. 물론 교회에 나가는 장애인들 또한 그것을 느낍니다. 하지만 먼저 느끼는 자가 느끼지 못하는 것을 고쳐나가야 하는 것 아닙니까?
예수님은 이 세상에 계실 때 오직 고치는 일에만 전념했습니다. 사람을 고쳤으며, 세상을 고쳤습니다. 장애인들이 본받아야 할 모습인 것입니다.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저는 이 땅에 장애인 교회가 존재하는 것 자체를 이상하게 보는 사람입니다. 왜 장애인교회가 존재해야 합니까? 기존의 교회에서도 얼마든지 교회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쫓겨나 장애인들만 모여 예배드린다는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장애인교회가 나쁘다는 말은 아닙니다. 필요합니다. 그리고, 필요하셨기에 장애인 교회를 세우셨습니다. 하지만 은밀히 말하면 장애인은 기존의 교회로 하나님께로부터 파송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그 장애인들은 하나님의 사명으로 교회 구석구석 투입되어 썩어가고 있는 사람들의 사고를 고쳐나가야 됩니다.
세상을 고치는 장애인들! 이 얼마나 멋진 표현입니까? 저는 이 표현이 떠올랐을 때 꼭 하나님이 저에게 외치시는 소리로 들렸습니다. 이제 그 사명을 감당해야할 21세기가 밝았습니다. 언제까지 도움만 받는 장애인으로 살아가야 합니까. 이제는 하나님의 사명을 깨달아 장애인들이 덧입어 세상을 고치고, 개혁해야 할 시대가 온 것입니다.
일어나 주 위해 서라. 세상을 고치기 위해 부름 받은 이 땅의 하나님의 강한 용사 장애인들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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