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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그 잠깐의 머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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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부끄러운 것들이 너무 많아
속죄의 눈물은 비가 되어 내리고

베란다 난간 가로대마다
아슬하게 매달려 있다
끝내 흔적도 없이
소멸되 버리는
빗방울의 찰나적인 생애가
나와 다를 바
무에 있는가

내 삶이
빗방울 만큼의 투명한 정신으로
한방울
그 생명의 무게를 가지고
낙하할 목표점을 향하여
수직으로 떨어져 부서질 수 있는
용기는 있었는가

지금 땅속에선
부서지고 흩어져 버린
수많은 빗방울의 낙화로 인하여
알 수 없는 생명들이 잉태되고

부활을 날을
기다리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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