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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등골 이야기 24 - 3퍼센트의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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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일의 일입니다.
  
   주일낮예배를 마치고 점심을 준비하는 사이, 공 집사님의 호흡이 가빠지더니 안색이 창백해졌습니다. 급성호흡부전(急性呼吸不全,ARDS)이었습니다. 군대를 제대한 후 지금까지 한 쪽 폐로 살아온 집사님은 보통 사람들과 달리 감기만 걸려도 매우 위험했습니다.

   연락을 받은 119구급대의 도움으로 집사님은 광주C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서 부인인 김 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어떡하면 좋아요…우리 공 집사 죽는대요…생명이 위독하대요.”

   나는 서둘러 10여명의 성도들과 함께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중환자실 입구에 도착했을 때, 나를 발견한 김 집사님은 "목사님…의사가 그러는데요…우리 공 집사…너무 늦게 왔다고…어제만 왔어도 괜찮았을 거라며…살아날 가능성이 삼 프로 밖에 안된다네요…이제 어떡해요."하며 눈물을 보였습니다.

   집사님의 말을 들은 성도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위로의 말을 쏟아 놓았습니다.
   "집사님…너무 걱정하지 말으셔…괜찮아질텡께"
   "…거…병원에 오믄…맥읎이 겁을 주고 그러드만…."
   "저번에도 안 그랬는갑네."

   하지만 나는 정작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집사님의 손을 꼬옥 잡아 주었습니다.
  
   아내가 처녀시절 근무했었던 중환자실은 면회시간이 정해져 있는 관계로 담당간호사의 양해 아래 특별히 나와 아내에게만 면회가 허락되었습니다.

   집사님의 코와 입에는 여러 개의 호스가 꽂혀 있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연결해 놓은 것이었습니다. 의식이 희미한 지 "집사님"하고 부르는 소리에 눈꺼풀만 살짝 들썩이고마는 집사님의 얼굴은 가쁜 호흡을 토해낼 때마다 연신 일그러졌습니다. 잠시 손을 잡고 기도를 하고 나자 집사님의 눈가엔 어느새 눈물이 번지고 있었습니다.

   밖으로 나온 나는 성도들을 복도 한 쪽에 모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모두 빙 둘러 서서 손에 손을 잡고 작은 소리로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님…우리 교회에서 집사님이 감당해야 할 일이 아직 너무도 많습니다…사명자는 그 사명이 다하기까지 죽지 않는다고 했는데…이렇게 데려가시렵니까?…하나님…긍휼히 여기사…소생 시켜 주옵소서…"

   기도를 마친 뒤, 나는 성도들에게 "생명은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의사는 살아날 가능성이 삼 프로라고 했지만, 하나님이 원하시면 살 가능성은 백 프로입니다…공 집사님은 아직 할 일이 많은 분입니다…사명자는 그냥 죽지 않습니다…우리 열심히 기도하십시다." 말하고 특별히 기도를 모으도록 당부했습니다.  

   다음날 아침, 김 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집사님은 상기된 목소리로 환자의 상태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목사님…우리 공 집사가요…호흡이 좋아졌어요…얼굴에 화색도 돌구요…볼펜으로 종이에 뭐라고 쓰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주님, 감∼사합니다" 외쳤습니다. '이젠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저녁 면회를 마치고 나온 김 집사님의 목소리엔 염려가 가득 실려 있었습니다. "공 집사가 목이 너무 아파서 힘들다며 인공호흡기를 떼달라고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밤새 나의 모든 신경은 그 곳에 집중되었습니다. 잠을 이룰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하나님 앞에 메달릴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낮 면회시간에 맞춰 중환자실을 찾은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 공 집사님의 입에 가득 물려 있던 호스가 보이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인공호흡기를 뗀 것입니다. 밤새 잠 못 이루며 몸부림치던 문제를 하나님께서 미리 해결해 두셨던 것입니다. 참 감사했습니다.

   쉰 한 살의 공 집사님은 마치 어린 아이처럼 밝게 웃으며 "목사님…조금 전에…제가 시험해 봤는데요…전보다 폐활량이 엄청 좋아졌어요…전에는 심호흡을 못했었는데 지금은 할 수 있어요."하면서 심호흡을 몇 번씩이나 해보였습니다. 그 모습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고 있던 간호사가 다가와서 "혹시 목사님이세요"하며 "의사선생님들이 그러는데요…기적이래요…기적…이 분이 완쾌되고 나면 우리 병원 광고에 등장시켜야겠다고 하셨어요."하면서 기뻐해 주었습니다.

   회복이 신속히 되어서 사흘만에 일반병실로 옮긴 뒤, 김 집사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하나님께서…우리 공 집사…연약한 부분을 다 만져 주셨나봐요…이제 죽도 잘 먹구요…또 목사님…숨 쉬는 것은 말할 것도 없구요…그동안 집에서 신경통으로 밤이면 무릎이 아파서 잠도 통 못 자고 그랬는데…지금은 하나도 안 아프다고 그러네요…."

   그 얘기를 들으며 나는 치유하실 뿐만 아니라 모든 것을 새롭게 하시는 하나님을 향한 감사와 감격을 담아 집사님에게 외쳤습니다.
   "집사님…인자…공 집사님 퇴원해도 쓰겄소…."

   나는 이 일을 통해 3퍼센트가 아닌 100퍼센트 하나님의 기적 속에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그리스도인의 진정한 힘이며, 사명자로 우리를 부르신 하나님의 바람임을 다시 한 번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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