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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어등골 이야기 25 - 주님의 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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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교역자회 서기 목사님으로부터 "5월 중에 성지순례를 갈 예정인데 함께 갈 수 있겠느냐?"고 묻는 전화가 왔습니다. 교역자회에서 이태 전부터 추진해온 일이었지만, 나는 "어렵겠다"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삼백여만원에 이르는 경비 문제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순간 내 머릿 속에 떠오르는 말이 있었는데, 그것은 '주님의 객실'이었습니다.

  갈릴리에서의 복음 사역과 더불어 예수님의 인기는 점점 높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제 온 천하가 다 예수께 돌아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 뒤에는 바리새인과 서기관, 제사장과 같은 이들이 예수님을 죽이려고 기회를 엿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예루살렘과 베다니를 오가는 생활을 하셨습니다. 그런 중에 예루살렘에서 성만찬을 해야겠다고 하시면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제자들 중에 둘을 보내시며 가라사대 성내로 들어가라 그리하면 물 한 동이를 가지고 가는 사람을 만나리니 어디든지 그의 들어가는 그 집 주인에게 이르되 선생님의 말씀이 내가 내 제자들과 함께 유월절을 먹을 나의 객실이 어디 있느뇨 하시더라 하라 그리하면 자리를 베풀고 예비된 큰 다락방을 보이리니 거기서 우리를 위하여 예비하라"(막 14:13∼15)

  제자들이 아는 바로는, 예루살렘에는 예수님이 머물만한 곳이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예루살렘에 '주님의 객실'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제자들은 깜짝 놀랐을 것입니다.

  '주님의 객실'은 예수님만 아십니다. 사실 예수님이 진실로 머물고 싶어하시는 곳은 예루살렘성전도, 인기 절정의 예수님 앞에 모인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받으려는 속셈으로 겉으로 '호산나 호산나' 찬양하는 곳도 아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많은 사람들이 성지순례를 다녀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대개 실망하고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이유는 그 곳에서 예수님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예배하는 곳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일입니다. 우리가 예배하는 곳에서 예수님을 만나지 못한다면 성지순례를 수없이 간다해도 예수님을 만나지는 못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예수님의 바람은 그리스도인들이 먼 이스라엘까지 수고롭게 오가는데 있지 않고, 예수님을 영접하고 따르는 각자의 삶이 곧 '성지'임을 깨닫게 하는 데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성은 예수님을 제대로 영접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안에 '주님의 객실'이 있었습니다. 이 곳이 바로 예수님이 승천하신 후 제자들이 모였던 마가의 다락방이며. 교회의 터전이 되었습니다.

  이 땅엔 일천만명이 넘는 그리스도인과 6만여개의 교회가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교회 가운데 과연 예수님이 거하실만한 객실이 있는지, 그리고 성도 한 사람 한 사람 속에 '주님의 객실'이 준비되어 있는지 살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수님이 성만찬을 베푸시는 그 순간뿐만 아니라 예수님이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그 순간에도 가룟 유다가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가룟 유다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속에도 가룟 유다적인 성향이 있기 때문입니다. 성만찬에 참여했던 제자들이 예수님이 잡히시자 다 도망쳐 버리지 않았던가요? 그러니 우리 속에 얼마나 깊이 '주님의 객실'이 필요하겠습니까?

  현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들은 너무도 안이하게 예수님을 따르고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습니다. 조금만 어려운 일이 닥쳐도 하나님이 계시지 않는 것처럼 말하고 행동하지 않습니까? 이런 상태로는 '주님의 객실'이 될 수 없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마가의 다락방이 있었던 자리에 세워졌다는 시온산교회가 지금은 예루살렘성 밖에 있다고 합니다. 이것은 16세기 팔레스틴을 지배했던 오스만터키제국의 슐레이만황제가 예루살렘성을 중건하면서 어느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겼는데, 건축가의 실수로 성 밖으로 나오게 되었으며, 이 사실을 뒤늦게 안 슐레이만 황제는 건축가를 참수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 일은 결코 우연한 일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가 진정 참 그리스도인이라면 건축가의 이러한 실수를 통해서까지도, 우리를 향해 끊임없이 "네 속에 거하고 싶다. 네 속에서 성만찬을 행하고 싶다"고 외치시는 주님의 음성을 들어야 마땅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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