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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우려하던 일이 생겼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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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에게 죄송합니다.
급한 성격에 글을 올렸더니 그리 유쾌하지 않은 일들이 생겼군요.
한국 교회 모든 지도자들을 비난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그럴만한 자격도 없구요.
다만 구국 기도회니 국민대회니 하면서 거리에 나섰던 목회자들에 대한
우려를 표현하고 싶었을 뿐입니다.

쉐퍼님이 옳겨오신 글로 다시 돌아가보면
아래의 다섯가지 정도로 요약됩니다.

1. 한국의 모든 언론 매체는 북한의 공작에 넘어갔다.
2. 두 소녀의 죽음을 애도하고 미군 철수, 혹은 소파 개정을 외치던 많은 사람
   들도 결국은 남한에 있는 북한의 간첩들에 놀아나고 있다.
3. 한국은 전시이고, 전시 중에 일어난 사건들에 대해서는 무죄이다.
4. 현재 미군이 철수하면 안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한국 경제이다.
5. 미국이 철수하면 곧 '공산화'가 될 것이고 우리는 신앙의 자유를 잃게 될
   것이다.

먼저 1번과 2번에 대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오늘 신문에 진정한 악의 축이 누구냐 하는 설문조사를 했더군요.
미국의 부시라는 의견이 70%이구요.
일본의 국제문제전문가 다나카 사카이는
“역사상 이번처럼 세계적으로 강한 반전여론을 무릅쓰고 치러지는 전쟁은 처음”이라고 말했더군요.  
많은 국가에서 반전반미 시위가 물결치고 있고,
미국의 군사전문가는 마이크 터너 예비역 대령(그는 지난 91년 걸프만 전쟁을 승리로 이끈 ‘걸프전 영웅’ 노먼 슈워츠코프 장군의 보좌관을 지냈던 군사 전략가라고 하는군요)은 미국의 패전을 점치기도 했습니다. - daum 뉴스에서 -
우리 국민의 70%, 혹은 전 세계의 많은 반전 반미 시위참가자들,
그리고 전쟁에 반대하는 많은 나라들과 군사 전문가들은 모두 북한의 공작이 넘어간 것일까요?
왜 미국에 대한 부정적인 언급만 나오면 모두 다 북한의 공작이어야 할까요?
미국과 북한은 정말 선과 악일까요?
미국에 대한 모든 부정적인 견해는 악의 근원인 북한의 영향일까요?
정말 북한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만큼 강력할까요? ^ ^

3번에 대해서 말씀드려보겠습니다.
한국은 휴전상태라고 하더군요.  예, 불행히도 맞습니다.
그런데 전시에 일어난 모든 일이 무죄라구요?
정말 무죄라고 믿으십니까?
그것이 민간인에 대한 것이어도 말입니다.
그렇다면 왜 50년이 지난 매향리 사건을 조사하고
제주도의 백조일손 사건을 재조명하고 있습니까?
왜 베트남에서 있었던 민간인 학살 사건을 재조사하고 보상에 합의하고 있습니까?
전시에 일어난 일을 무죄라고 말한다면
현재 아직도 휴전중인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모든 미군의 범죄 또한 무죄이어야 하겠군요.

그리고,
저 역시 미국에 대한 한국 경제 의존도를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
제가 미군 철수를 주장한다고 말하지도 않았습니다.
장기적으로 미군이 철수되어야 한다고 믿지만
현실을 인정할 수 밖에 없음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현실을 이유로 부당하고 불의한 일을 교회가 참아야 하겠습니까?
그 경제적 이익을 이유로
두 소녀의 죽음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하던 한기총이
주한 미군 주둔을 지지하고 미국을 사랑한다고 외치는 정치집회를 열어서야 되겠습니까?
고난의 때에는 교회와 정치의 분리를 주장해오던 분들이
경제적 이익을 지키기 위해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결의문을 낭독해서야 되겠습니까?
그것이 정말 순수한 나라를 위한 기도회였습니까?  
아니면 정치 집회였습니까?

마지막 부분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아마도 모든 분이 알고 계실텐데
얼마전 미국의 국방 관리가 방미한 한국의 대표단에게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제안한 일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어느 보수 정당에서는 그 결정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참 놀랍지 않습니까?
영변의 핵시설을 파괴하면 북한의 보복 공격이 남한을 향하고
적어도 수도권의 100만 이상이 죽임당할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게임을 하자는 것입니다.
미국의 그러한 결정을 지지하는 근저에는 '공산화'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그 두려움은 모든 논리에 우선합니다.
원래 두려움이라는 것은 현실성의 정도와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반미시위->미군철수-> 북한침공-> 공산화-> 신앙자유 상실의 논리는 과연 옳은 것일까요?
과연 반미시위의 결과는 미군철수이며, 미군철수의 결과는 결국 공산화일까요?
그리고 이런 논리는 얼마만큼의 현실 타당성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 역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안심할만한 증거를 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위에 있는 논리의 과정과 단순함에 동의할 수는 없습니다.
미국은 이익에 민감한 나라이고,
이익이 있는 한 한반도에서 물러나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이익이 없다고 생각하면 아무리 잡아도 물러날 것입니다.
반미시위가 미군 철수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이익이 그들이 철수를 결정할 것입니다.
이미 우리 조국은 그들에게 충분한 이익을 주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
논쟁을 의도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는 여전히 한국교회의 역사의식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일제시대에 '민족개조론'이라는 논리가 있었습니다.
1920-30년대 일제의 문화통치가 시작되면서
민족 개량운동이 지식인 사회에서 주류로 자리잡아 가던 시기입니다.
춘원 이광수를 중심으로 많은 지식인, 종교인들이 이 운동에 동참했습니다.
이 운동의 핵심개념은
당시 조선의 힘으로는 일본을 극복하기 힘들 뿐 아니라
조선인들이 가진 교양 수준으로는 해방이 되어도 바른 나라를 이끌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이 '민족 개조'라고 보았습니다.
그들의 눈에는 우리 민족이 개조의 대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초기 그들의 의도가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들의 논리가 사회의 변화를 따라 발전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40년대에 이르면 그들은 조국의 청년들을 일본을 위한 전선으로 내몰았습니다.
얼마나 수많은 목회자들과 지식인들이 일본을 위해 일했었습니까?

그들도 피해자라구요?
예,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에게 역사의식이 있었다면 그런 큰 실수는 저지르지 않았을 것입니다.
춘원 이광수가 해방 후 고백했던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신에게 역사를 바라보는 눈이 부족했다고 말입니다.

친일했던 목회자들이 해방 후 다시 교회를 장악하면서 외쳤던 소리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그것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옥중에서 죽어가거나 신앙을 지킨 사람들만 고난 당한 것이 아니라
마치 신앙을 버린 듯 보이는 삶을 살면서 교회를 지킨 자신들도 고통스러웠다는 것이죠.
그리고 자랑스럽게 교권을 쥐고 기득권을 행사했습니다.
그들에게 믿음이 없었다고 말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에게 올바른 역사의식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역사의식의 부재는 오늘날까지 한국 교회를 지배하고 있습니다.
어떤 교회는 너무 앞서가서 문제라면
또 어떤 교회는 사회보다 뒤쳐져서 문제입니다.
어떤 교회는 지나치게 정치적이어서 문제라면
어떤 교회는 지나치게 무관심해서 문제입니다.
한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고 할 때
그 사회의 방향과 미래를 예측하고 인도할 수 있는
균형있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역사의식이 결여된 한국 교회에 그 균형과 능력이 있을까요?
저의 걱정은 바로 이 부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지나가다2님이신지 지나가다 3님이신지 모르겠지만
저의 충정을 이해하신다고 하더군요. 하하하... 감사합니다.
저의 충정을 다들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랫동안 고민하고 기도해 온 문제라 열 좀 받았던 모양입니다.
이거 한동안 부끄러워서(?)
글 올리기 힘들겠습니다.

다들 평안하시구요,
이 땅에서 우리 주님의 화평케 하심이 충만하기를 기도하겠습니다.

필라에서 가일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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