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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퍼온글: 김동길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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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 김동길교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금찍한 짓을 해치우는 사람을 두고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라고 묻는 법이다. 땅 위에 사람이 있고 사람 위에 하늘이 있고 그 하늘이 거짓말을 잘 하는 사람, 제 욕심 때문에 누구라도, 무엇이라도 희생시키는 사람을 벌하리라는 기본적 도덕관이 있어서 생긴 속담일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요새 한국에서처럼 "하늘이 무섭지 않다"는 사람들이 우굴우굴하는 나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중에도 대표적인 인물이 국내, 국외에서 코너에 몰린 김대중 한국 대통령일 것이다. 민주화의 투사로 드디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되었고, 북의 공산권을 상대함에 있어 햇볕정책의 기수로 등장하여 평화의 수호자로 각광을 받아 만인이 앙모하는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의 말로가 어쩌다 이렇게 되고 말았는가. 누구도 짐작 못했던 일이었다. 그는 이제 "하늘이 무섭지 않다"는 사람들 중에서 대표적인 인물이 된 셈이다.

역대의 대통령들이(아마도 이승만 대통령 한 삶 만이 예외일 것 같다) 모두 북의 김일성을 만나고 싶어했던 것은 사실이다. 김영삼 대통령과 김일성의 역사적 회담은 만일 그가 죽지만 않았다면 성사되었을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그의 돌연한 사망으로 그 꿈은 무산되고 말았다. 북은 사회주의 국가답지 않게 부자세습으로 하나의 왕조를 만든 셈인데 한국의 15대 대통령은 김일성의 아들 김정일을 만나고 싶어한 것은 결코 사리에 어긋난 일은 아니었다.

역대 대통령들이 그런 꿈을 갖게되는 가장 큰 동기는 그것이 민족의 통일의 첫걸음이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남북간의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면 일시적으로나마 국내정치의 촛점을 그리로 몰고갈 수가 잇고 또 세계적으로 크게 가광을 받을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사상과 이념과 체제 때문에 베르린 장벽보다 2배 내지 3배나 더 높고 더 두꺼운 담을 쌓아올린 유일한 독재국가인 조선인민공화국의 수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악수만 한다고 해도 전세계의 모든 언론기관의 카메라가 그 장면을 찍으려고 앞을 다툴 것이 뻔한 일이 아닌가.

남북정상회담의 궁극적 목적은 통일이어야하고 가능하면 그 통일이 평화적으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아무리 잔인무도한 북의 지도자라고 해도
로마의 네로황제처럼 불을 질러 무고한 백성이 불에 타서 죽는 것은 보고싶어 하지는 않으리라고 믿기 때문에 하는 말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남북정상회담의 최대의 과제는 분단된 조국의 통일이다. "분단을 넘어서"만도 안되고 "화해"만 가지고도 안된다. "평화공조"가 통일의 의지와 통일의 방안이 확고한 지도자에게는 하나의 전술일 수 있지만 그런 의지나 방안이 없는 지도자에게는 공허한 구호가 될 수 밖에 없다.

2000년 6월 평양에서 벌어진 남북정상회담이 그렇다. 북은 6.25전쟁 때나 그 뒤에나 통일의 방안은 확고부동히다. "무력에의한 적화통일"이 바로 그것이다. 그 원칙 하나는 김일성에게 있어서나 김정일에게 있어선, 한결같다. 그 해 6월 15일 남북정상의 공동성명을 발표하던 그 시각에도 김정일에게 있어사는 "평화"니 "화해"니 하는 것은 모두 빈 말이다. "공존" 할 생각은 전혀 없다. 남한에서 사회주의, 공산주의를 갈망하는 동무들이 일어나 남한의 정권을 타도해주면 그 보다 더 바람직한 일은 없겠지만 어쨋건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모택동의 한마디를 신조로 삼는 김정일에게 있어서는 그 모든 평화의 몸짓이 한갖 광대놀음에 지나지 낳는 것이다. 품속에는 비수를 품고 상대방을 미소로 대할 수도 있는 일이다.

내가 보기에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아무 뚜렷한 통의의 의지나 방안도 없이 순안비행장에 나탄 작업복 차림의 김정일을 껴안은 것이다. 그는 거기에서 민족과 국가 앞에 큰 죄를 지은 것이다. 대한민국을 궁지로 몰아넣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든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실례가 될지는 모르겠으나 2000년 6월의 정상회담은 지극히 단순한 동기로 이루어진 것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돈 때문에, 그리고 김대중대통령은 노벨평화상 때문에! 이 사실을 김 위원장의 측근은 알고 있었을 것이고 김대통령의 측근도 알고 있었겠지만 인민공화국의 인민은 몰랐다. 대한민국의 국민도 몰랐다. 세계의 언론인이라고 그런 사실을 알았겠는다. 김정일은 대한민국으로부터 돈을 뜯을 좋은 기회를 맞이한 것이었고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은 그토록 갈망하던 노벨평화상을 따내는 절호의 챤스를 포착한 것이었다.

김대중씨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 위한 노력을 대통령이 되기도 전에 여러해 꾸준히 기울여온 사실을 우리도 알고 있다. 그가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매우 희박하던 때에도 개인의 명예를 위하여, 가문의 명예를 위하여, 어쩌면 조국의 명예를 위하여, 노벨상을 노려온 사실은 나도 익히 알고 있다.

남북회담이 뜻밖에도 쉽게 성사됐을 때 그것이 그 상을 움켜쥐기 위한 길고도 힘겨운 작업의 일환이라는 것을 알아채린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스웨덴에 사는 어떤 교포의 입에서, "김대중씨의 사람들이 노벨평화상을 따내기 위해 맹렬히 뛰고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다.

그러나 그 작전의 폭이나 깊이를 다 일 수는 없었다. 무슨 일로 수감돼 있는 최모씨가 2002년 10월 16일자 뉴스위크 한국어판에 게재한 노벨평화상수상 "작전계획"을 읽고 나도 깜짝 놀랐다. 청와대는 그런 일이 없다고 부인하긴 했지만 최씨는 정신이 나갔다고 혼자 앉아서 시키지도 않은 짓을 했겠는가. 지금도 기억나는 대목들이 있다. "맨 투 맨 작전" - 이건 농구시합 때에나 들어 보던 말이다. 대상은 스웨덴 한림원의 회원들, 노벨평화상 수상자를 선정하는 위원들, 그리고 내세우는 "맨 투 맨" 작전의 용사들이 한국인이어서는 안된다는 철칙까지 아예 박아 놓았다. 믿겨지지 않으면 이제라도 그 뉴스위크지를 찾아서 읽어보라. 만일 그것이 사실이라면 김대중씨는 노벨상을 수상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노벨평화상은 슈바이처박사나 테레사수녀 같은 분들이 받아야 마땅한 것 아닐까. 그 상을 받기 위한 노력이나 운동이 있었다는 사실만도 부끄러운 일이다.

그러나 더욱 국민의 분통을 터뜨리는 한가지 사실은 노벨상 수상의 수순의 하나였다고 믿어지는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엄청남 액수의 달러를 김정일에게 주면서 뒷거래를 하였다는 것이다. 한 100만달러 정도를 건네주었대도 문제는 돼겠지만 덮어줄 수 있겠다. 그런데 그 총액이 10억달러는 될 것이라는 소문에 치가 떨린다. 물론 소를 500마리씩 두 번에 걸쳐 북으로 몰고간 정주영씨의 현대라는 기업을 시켜서 한 짓이지만 그 액수가 하도 어마어마해서 현대 아니라 한국의 어떤 기업도 4000억이라는 큰 돈을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서 대출 받을 수가 없는 것이다. 그리고 그 돈이 북으로 송금돼야 하는 것이라면 대통령이나 청화대가 국정원의 지시가 없이는 아무리 간이 큰 기업인도 감히 엄두도 못낼 일이다. 그래서 내가 김대중씨를 향해, "하늘이 무섭지 않더냐"고 묻는 것이다.

김대중씨는 독립된 대한민국의 대통령인가 아니면 북의 김정일 위원장의 파트너인가 - 그것이 알고 싶다. 민주주의와 인권신장에 공이 크기 때문에 노벨평화상을 받았다는 사람이 북에서 굶어 죽는 동포가 몇 백만을 헤아린다는 데에도 거기에 대해서는 말 한마디 않고, 탈북자가 날마다 늘어나 중국 땅으로 망명하여 그 고생을 한다는데, 그리고 중국공안당국에 붙잡혀 강제로 북의 김정일에게로 송환된다는데 왜 한마디 하지 않는 것인가. 김대중씨는 단 한번도 김덩일을 독재라로 몰아부친 적이 없다. 민주화투사로서의 자격은 상실하는 것이다.

현대상선이 2억달라, 현대전자가 1억달러 그리고 현대건설이 1억5천만 달러를 북에 보냈다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현대가 기업으로 북한 땅에 이권을 따내기 위해 한 짓 이라고는 믿기 어렵다. 그 많은 달러가 2000년 6월13일에 개막된 남북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김정일에게 건제준 "검은 돈"이라는 사실을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만일 현대가 김정일과의 교역에서 그 몇 배되는 돈을 벌었다고 하더라도 그리고 그 돈으로 산업은행의 빚을 다 갚았다고 하더라도 북에 달러를 제공한 사실은 국제적으로도 크게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북이 그 달러를 가지고 세계 각국에서 식량을 사들여 굶주린 국민을 먹여 살리는데 썼다면 모르지만 북은 한국을 비롯하여 여러나라에서 쏟아져 들어온 달러를 가지고 쌀은 고사하고 잡곡도 사들인 일이 없다고 하니 그 돈을 다 무엇에 썼는가 묻지 않을 수 없다. 북의 김정일은 지난 몇 달 사이 국제적 무대의 각광을 받아 단연 유명인사가 되었는데 그는 IAEA(국제원자력기구)를 탈퇴했을 뿐만 아니라 NTP(핵확산금지조약)를 파기 하면서 "우리도 핵무기를 만들어 우리의 체제를 위협하는 어떤 나라와도 전쟁을 할 용의가 되어있다"고 으름짱을 놓고 있으니 이 일을 어쩌면 좋은가. 전 세계가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다만 느긋하게 느끼고 걱정안하는 사람들은 놀라웁게도 대한민국 땅에 믾이 살고 있다. 북이 핵무기를 만들어도, 로켓을 쏘아 올려도 한반도의 남반부와는 상관이 없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 하다.

어쩌다 대한민국은 오늘 이 꼴이 되었는가. 일차적으로 그 책임은 김대중씨를 대한민국의 15대 대통령으로 뽑아준 대한민국 국민 자신에게 있다. 대통령선거에 3번이나 출마하여 3번 다 낙선한 사람을 4번째 도전토록 허용한 한국의 정치도 한심하지만 그 당선을 직접도운 김종필씨나 간접적으로 지원한 이인제씨도 김대중대통령 당선에 적지않은 책임을 느껴야 하리라고 본다. 나라가 잘못 되려면 뜻하지 않았던 일들이 벌어지는 법인데 15대 대통령은 대통령에 취임하자마자 그의 반평생 불구대천 원수이던 군사독재자 박정희 대통령을 극구찬양하게 되었다. 그것이 그의 본심이나 진심은 아니었을 것이고 다만 노벨평화상 심사위원들에게 원수도 사랑하는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서 였을 것이다.

정보기관을 다 동원하여도 잡아서 묶어가기 어렵다는 간첩들을 국회의 동의도 없이 국민의 동의도 없이 풀어놓은 그의 진정한 동기는 무었이었을까. 약화된 반공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보안법 철폐를 위해 비록 뜻을 이루지는 못했디만 열심히 노력한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15대 대통령선거 기간중에 김대중후보는 "내가 김종필씨와 손을 잡았으니 나의 사상검증은 이미 끝난 것이 아닙니까"라고 했는데 그리고 그 말이 그의 당선에 적지않은 기여를 했을 텐데 오늘 나는 김종필씨를 향해 "김대중씨의 사상검증이 끝났습니까"라고 묻지 아니할 수 없다.

문제는 한 지도자의 사상과 이념에 있는 것이다. 사상이나 이념문제를 들고 나오면 "또 색깔논쟁인가"하며 핏대를 올리던 사람들아, 오늘 곰곰히 생각해 보라. 오늘 대한민국은 파멸의 위기에 직면했는데 그것은 대한민국 대통령의 사상과 이면이 북에 기우러져 있기 때문이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손들고 나오라.

평화는 평화를 부르짓는다고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자유는 결코 대가 없이 얻어질 수는 없는 것이다. 자유를 공짜로 얻을 생각은 아예 말라고하는 서양의 속담이 있다. 이 속담은 미국의 수도 와싱턴 교외 링컨기념관 가까이 마련되어 있는 한국전쟁기념공원에 새겨져있는 이 한 마디이다. "Freedom is not free." 자유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버릴 결심이나 각오가 돼 있지 않고는 조국의 자유를 지킬 수는 없는 매우 심각한 고비에 우리는 도달했다.

북의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을 견제하는 유일한 길은 대한민국이 북진통일을 통일의 원칙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그것 아니고는 북의 적화통일의 야욕을 저지하지 못한다. 북은 6.25때 무력에 의한 적화통일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이제는 대한민국이 무력에 의한 북진통일을 내세우면서 북의 야심에 맞불을 지르는 동시에 한반도의 전쟁을 억제해야 할 것 아닌가. 미군이 철수하면 북의 남침은 불을 보듯 뻔한 노릇인데 그렇게 되기도 전에 한반도 전체가 불바다가 될 우려도 없지 않다. 나야 나이도 많고 언제 죽어도 유감이 없는 사람이지만 한반도에 목숨을 이어받은 많은 젊은이들을 생각할 때 가슴이 답답하기 만하다.

나라를 이 꼴로 만들고 개인의 영달만을 위해 조국의 운명을 백척간두까지 몰고간 김대중대통령에게 거듭 묻지 않을 수 없다.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고. 하기야 하늘이 무섭지 않으니까 감히 그런 짓을 할 수 있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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