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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세상 살아온 이야기> 진달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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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아아! 진달래의 계절이다.
그 때도 진달래는 이렇게 피었었지.
앞산에도 진달래, 뒷산에도 진달래
봄은 진달래와 함께 왔었다.
온 산천은 진달래로 붉게 물들었다.
진달래는 붉었다.
바른생활 교과서에 나온 공산당의 색깔처럼 붉었다.

땔감이 없던 시절인지라 사람들은
가을부터 겨울까지는 솔잎을 긁어다 불을 때고
여름 한철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는
야산의 풀을 베어다 말려 불을 땠다.
어른들은 앞산의 풀을 까까중의 머리처럼 베어서 말렸다.
진달래 꽃나무는 불탐이 좋아서 어른들은 진달래 꽃나무까지
싸잡아 풀을 베었다.
내년 봄에 진달래가 피지 않으면 어쩌나 했지만
진달래는 어김없이 피었다.
그 때문에 나는 키가 큰 진달래 꽃나무를 본적이 없다.
원래 진달래 꽃나무는 그렇게 크게 자라지 않는 줄 알았다.

진달래가 피면 우리는 산에 올랐다.
진달래를 손에 가득히 꺾어 들고 온 산천을 뛰어 다녔다.
진달래는 먹을 수 있는 꽃
꽃을 따서 입에 넣고 씹으면 참 맛이 있었다.
입이 퍼렇게 되도록 진달래를 먹었다.
먹어도, 먹어도 배부르지 않는 꽃
아니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꽃
진달래는 그런 꽃이었다.
때로는 진달래를 몽땅 따서 한 입 가득히 넣고
소처럼 먹어댔다.
그래도 고픈 배는 차지 않았다.

어머니는 진달래를 따다 술을 담으셨다.
진달래술은 얼마나 예쁜 색깔인지 모른다.
몰래 한 그릇 퍼 먹으면 그 달콤함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어느 날 나는 진달래술을 서너 그릇이나 몰래 퍼 먹고
하루 종일 헤롱헤롱 헤맨 적이 있다.
내게 진달래는 그런 추억의 꽃이다.

진달래는 지금도 핀다.
나는 진달래 없는 봄날의 산천을 생각할 수 없다.
그 진달래의 색깔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순천바람직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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