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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납작쿵 넙죽이 이야기(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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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y의 짧은 동화 10

납작쿵 넙죽이 이야기


"푸덩푸덩"
"우하하하하하. 나는 이제 자유다!"

"우와..저 사람을 좀 봐..정말 쌩쌩해졌는걸."
"에잇!..내가 조금만 빨랐어도. 어쨌든 난 다음을 기다려야겠군."

사람들의 웅성거리는 소리사이로 자유를 외치며 즐거워하는 누군가의 힘찬 목소리가 들립니다. 정말 좋겠군.
오랜 세월동안 그리워한 그 자유를 제 옆의 그 사람은 이제 누리게 되었습니다.
아휴..나두 이런 먼지구덩이에서 훌쩍 일어날 수 있으면 참 좋겠구만 이렇게 무거운 짐을 지고 있으니 일어나고 싶어도 일어날 수가 없다구요.
조금의 틈도 없이 땅과 붙어있고, 너풀거리는 먼지를 가득 이고 있는 나는 그래서 오늘도 늦었습니다. 세상의 소망을 다 가진 듯 한 저 사람의 고함소리에 나의 마음은 세상의 절망을 다 채우고 있습니다.
'아...언제쯤 나도 외칠 수 있을까...나의 자유를....정말 지겹다. 이힛.'

숨도 못 쉬겠습니다. 헉헉헉.
내리쬐는 땡볕에 온 몸이 새카맣게 그을려버린 듯 합니다.
꼴도 보기 싫은 사람, 언제나 내게 짐을 지우고 있는 사람이 나처럼 힘없이 누워있습니다.
이렇게 납작해진 내 모습을 보면 이 사람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 수 있을거에요.
그래도 우리의 처음은 소망이 있었다구요.
나는 여유 있는 포근함을 가지고 있었고 지금보다 훨씬 깨끗했었지요. 더러운 냄새를 풍기지도 않았고 땅에 붙어 떨어지지 않을 것처럼 납작하지도 않았습니다.
나는 나의 짐을 곧 벗어버릴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고 하루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하루가 지나고 한달, 일년이 지나고 십년, 이십년, 삼십년이 지나도 변한 것이 없었습니다. 아무도 나를 돕지도 않았습니다. 벗어나고 싶은 이 긴 세월동안 내 곁에 아무도 없는 듯 했습니다. 아니, 없었습니다.
그저 주위에서 찾아가는 자유의 소리, 기쁨의 소리를 물끄러미 바라보며 들어야했지요.

'저 사람은 참 좋겠다. 도와주는 사람도 있고.'
이 버거운 무게를 벗어버릴 수 없다는 것보다 더 힘든건 말이죠 내 곁에 아무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언제나 느려서 기회를 잡지도 못하는 못난 사람. 주저앉아 하늘을 바라보며 울 힘도 없는 못난 사람. 도대체 누가 우리를 도울 수 있단 말인가요..도대체 누가....

"좀 도와주세요. 절 물가로 데려가 주세요. 제발 도와주세요."

"아봐요!! 나도 급하단말이요.. 당신을 데려다 주다가 내가 못가면 책임질거요?"

"아니 이런 더러운 거지가 도와달라구? 흥.. "

"더러워! 더러워! 저리 가! 에잇, 퉷!"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어요. 도와달라는 손짓에 사람들은 차갑게 고개를 저었어요.
그러기를 몇 년, 그 뒤 이젠 도와달라는 말도 못하고 그저 멍하니 하늘만 보고 있어요.

온 몸이 딱딱하게 굳어만 갑니다.
내 힘으로는 내 짐을 들어 올릴 수도 없습니다.
내 힘으로는 나 혼자서도 일어 설 수가 없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그저 짐을 지고 더 납작하게 눌려 가는 것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찾아간 그 자유를 위해, 오늘도 나는 하늘에서 천사가 내려와 기회를 만들어주길 바라고만 있을 뿐입니다.

"네가 낫고자 하느냐?"

천사인가요? 아...누군가 그늘을 만들어 우릴 시원하게 하며 우리 앞에 서있습니다.
정말 우리에게, 볼품 없고 소망 없는 우리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 있군요..
정말 친절하고 다정한 음성입니다.
이곳에 오래 있었지만 이렇게 따뜻한 목소리는 첨들어봅니다.
나는 눈을 들어 그 분을 바라보았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알고 계신다는 듯한 사랑의 눈빛이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이 절망 속에서 낫고싶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선생님,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들어서 못에다가 넣어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내가 가는 동안에, 남들이 나보다 먼저 못으로 들어갑니다."

네. 그래요. 아무도 우리를 도와주지 않았어요. 나는 눈물이 맺히고 목이 메어와서 아무 소리도 낼 수 없었습니다. 너무도 서러웠던 지난 시간들이었기 때문입니다.

"일어나서 네 자리를 걷어 가지고 걸어가거라"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요. 관심과 사랑어린 선생님의 말씀에 정말 온 몸에 힘이 생겨 벌떡 일어났네요. 도저히 일어날 수 없을 것 같았던 나를 두 손으로 성큼 집어들고 걸어가는 나의 짐. 오랜 세월동안 원망도 하고 무거워하며 미워했던 나의 짐이 나를 일으켜 세우고는 덩실덩실 춤을 춥니다.

그렇군요. 내 힘으로는 들 수 없던 나의 힘겨움이지만 예수님께서 일어나라 하시니 일어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정말 그렇군요. 내 힘으로는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지만 예수님께서 걸어가라 하시니 이렇게 성큼성큼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의 절망은 소망 안에 다시 일어났고, 나의 무력함은 예수님의 말씀 안에서 힘을 얻었습니다.
지난 38년이란 긴 세월은 이제 더 이상 내게 고통이 아닙니다.
새로운 시간을 위한 긴 엎드림의 시간이었습니다....

(예수께서 그 누운 것을 보시고 병이 벌써 오랜 줄 아시고 이르시되 네가 낫고자 하느냐.
병자가 대답하되 주여 물이 동할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줄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 예수께서 가라사대 일어나 네 자리를 들고 걸어가라 하시니.-요한복음 5장6-8절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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