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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떠나가는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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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입니다.  
함께 주님의 십자가를 영혼 깊은 곳으로부터 묵상하는 하루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여러분 모두의 삶과 가정에 십자가의 은혜가 함께 하소서

          
나는 배입니다.  두둥실 바람을 타고 넓고 깊은 저 강을 건너고 싶습니다.  저 강 너머에 있는 영원한 생명의 땅이 있기 때문입니다.  나는 그곳으로 가고 싶습니다.

"사람들은 나를 완벽한 바리새인이라 불렀습니다. 나는 어릴 적부터 말씀을 배우면서 자랐습니다.  나는 단 한번도 안식일을 범한 적이 없고, 단 하루도 경전을 읽지 않거나 기도를 빼먹은 적도 없습니다.  나는 부정한 음식이나 술은 입에 대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더러운 생각은 떠올리지도 않고 불경건한 말은 입 밖에 내지도 않습니다.  친구들은 모두 나를 좋아하고  나는 늘 많은 사람들에게 칭찬을 듣고 있습니다.  내가 장차 유대 사회의 지도자가 될 것을 아무도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 앞에 내가 섰습니다.  식민지 유대 땅에 홀연히 나타난 청년, 나보다 많이 배웠을 리 없고, 나보다 많은 것을 가졌을 리 없는 그 앞에 내가 섰습니다.  왠지 모를 불안함과 두려움이 느껴졌습니다.  나도 모르게 그에게 물었습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여겼던 것, 한번도 의심해 본적이 없는 나의 구원에 대해서 물었습니다.  

“선생이여, 어떻게 하면 영생을 얻을 수 있습니까?”  

그는 입가에 미소를 띠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당신은 영생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하고 있습니까?”

오호…. 이렇게 쉬운 것이었구나…이 정도라면.... 나는 자신감 있게 말했습니다.

“성경에 하나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라고 했지요.  나는 하나님의 모든 말씀을 빠짐없이 그대로 다 지킨답니다.  내게 더 이상  무엇이 필요합니까?”

아….. 차라리 그 질문을 하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차라리  그 때 돌아서야 했습니다.  그는 조용히 눈을 내려 가슴을 쳐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내가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것, 오랫동안 들춰보지 않았던 것 한가지에 대하여 말했습니다.

“저기 당신을 힘없이 쳐다보는 사람들이 보입니까?  당신은 나면서부터 바리새인이었고, 내일 먹을 것을 단 한번도 걱정해 본 적이 없겠지만 저들은 당장 오늘 저녁 먹을 것조차도 걱정하는 사람들입니다.  당신의 동족입니다.  당신이 사랑한다고 말하는 당신의 이웃입니다.  당신에게 있는 모든 것을 저들을 향해 풀어놓을 수 있겠습니까?  버리지 못하면 채울 수도 없습니다.  하나님 나라를 채우기를 원하신다면 먼저 당신을 묶고 있는 모든 것을 버리십시오.  그리고 내게 오십시오.”

버리지 못하면…. 채울 수 없다는 것…. 알고 있습니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나는 버릴 수 없었습니다.  아니, 내가 가진 것들이 나를 포기하지 않습니다.  내가 그것들을 가진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나를 소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이 멍해 졌습니다.  설마 그 말을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수천, 수백개의 눈동자가 나를 보고 있었습니다.  나는 그렇게 예수로부터 등을 돌리고 나를 소유하고 있는 것들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배입니다.  나는 이 포구를 떠나 저 생명이 넘치는 땅으로 가고 싶습니다.  노를 저어봅니다.  돛을 높이 달아 봅니다.  어영차, 어영차 소리를 내어 흥을 돋구기도 합니다.  그러나 나는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아직도 이 포구에 묶어놓은 든든한 동아줄을 풀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나는 배입니다.  묶여 있는, 떠나지 못하는 배입니다.

필라델피아에서 가일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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