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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모과나무에 꽃이 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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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모과 (촬영: 갈말본부/2002)

    
모과나무에 꽃이 피었다
--------------------

구치소 앞뜰의 모과나무는
나를 닮았다
제 살던 집을 떠나
겪어온 세월이 아픔이라 해도
차마 눈물조차 보일 수 없는
모진 설움이라 해도
제 숙명의 진한 그림자였다
얼마나 고단했을까,
얼마나 외로웠을까,
멀쩡한 두 다리 꺾이우고
남은 뿌리 새끼줄에 칭칭 매여
욕된 주검이듯 낯선 땅,
외진 모퉁이에 머물렀다
한 목숨 숨죽여 살라고 다독이던
아련한 산 어미의 젖은 목소리
이적지 귓가에 묻어 있는데
눈비 내리면 눈비에 젖고
바람 불면 바람에 흔들리고
아 다시 살 수만 있다면,
욕망처럼 그리움이 목젖을 짓눌렀다
가슴 아리게 되우 서러운 날
발가벗은 몸둥이에
한 아름 따순 햇살이 빛날 때
부끄러움에 속살이 간지러워
내 속 실핏줄이 불거졌다
추억은 마음에 되새기고
행복은 가슴에 머무는 법,
비록 남은 날을 셈하지 못한다 해도
절망의 그늘이 푸른 하늘을 감출 수 없듯
여기 살아있음으로 해서
꽃을 피울 수만 있다면
내 안의 향기는 애기 손톱 만한
연분홍 꽃망울에 다 담을 수는 없었다
보일 듯 말 듯 흐드러지게 핀 꽃들이
우수수 지상에 떨어질 때 숨이 멎을 듯,
내 안의 향기는 차라리
뜨거운 눈물이었다
순정(純情)이었다

이 얼마나 당찬 수태(受胎)냐!


    

* 메모 -벌써 모과꽃이 지고 말았네요
        이제 열매를 기다려야지요...
        기다리는 즐거움과 행복이 독자 여러분과 함께 하길 빕니다.
        샬롬!


* http://column.daum.net/daman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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