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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로즈힐에서 있었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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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즈힐에서 있었던 일

나에게는 세분의 형님과 세분의 누님이 계시고 두명의 여동생이 있습니다. 그래서 언제나 아홉 남매라고 불렀습니다. 그래서 우리 어머님 회갑 잔치 때에는 둘째 형님이 지은 수연의 노래를 둘째 형수님께서 이렇게 불렀습니다.

우리 집 앞뜰에 석류나무 한 그루
예순 해 한결같이 가꾸신 손길 있어
그 사랑의 땀방울이 진주 알로 백 이어진
아홉 열매 오순도순 슬기롭게 맺히었네
농부는 곡간에 거두어 드려도
어머님의 사랑은 거두심이 없으시니
성성한 백발이나 곱게 빗겨 드리올까?

그런데 이제는 부르기도 어색한 8남매가 남았습니다.
위 노래를 지으신 둘째 형님이 갑자기 하늘나라로 가셨기 때문입니다. 우리 집안에서는 너무도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너무도 갑작스러운 일이라 그 증상이 여러 모양으로 나타났습니다. 아예 밥을 못 먹는 형제 걸어다니면서도 계속해서 우는 형제 한동안 말을 하지 않는 형제 제각기 제 모양대로 도저히 들 적응되지가 않나 봅니다.

형님은 나성설결교회 지휘자로 봉사하셨고 그 교회의 오케스트라 단원은 형님의 제자들로 구성되었습니다. 평소에 유모어를 즐기시던 분이라 임종직전 까지도 한사람씩 악수를 청하여 개그를 나누었다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왜 아직도 한참을 일 하실 그런 형님을 그렇게 일찍 불러 가신 걸까요?

그를 사랑하던 분들은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 제각기 하늘 나라에 급하게 관현악단이 필요하셨나 보다고 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찬송 중에 하늘나라에 선발대로 이사가셨나 보다라고 말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죽도록 충성하라는 하나님의 명령에 순종해 보이고자 먼저 가셨나 보다며 여러 이야기들을 하지만 저는 조심스럽게 그를 좋아하는 사람이 너무 많고 그가 있는 곳은 언제나 즐겁기 때문에 땅의 소망은 이제 버리고 하늘나라 확장에 전념하라는 이유로 일찍 가시지 않았나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러나 정작 형님의 식구들은 그리움과 아쉬움과 의문으로 날마다 형님이 계신 로즈힐을 찾아갑니다. 그런데 5월4일 그 날도 로즈힐을 가던 중에 갑자기 먹구름이 몰려와 소나기가 내려서 걱정이 되었는데 로즈힐은 가까이 환하게 보이더라는 것입니다. 가서 보니 거기는 꽃도 시들지 않고 돌비석에 한 방울의 비도 맞지 않았더라는 것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집으로 향하던 중에 너무도 선명한 무지개가 나타나서 운전을 하고 있는 형수님께 조수석에 탄 조카가 한번 보라고 가르쳤더니 거기에 세 개의 영롱한 무지개가 선명히 펼쳐져 있더라는 것입니다. 쌍무지개는 보았어도 세 개의 무지개는 썩 보기 드문 일이라 아마도 남은 3명의 식구들의 평화와 평안을 위해 하나님이 보여주신 것이라 생각하며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부모님 살아 계실 때 한가할 때면 형님을 부르셔서 바이올린 연주를 해보라면 찬송가와 바이올린 소품들 한 곡 한 곡을 멋지고도 감미롭게 연주하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이제 조금 여유가 생기면 형님계신 나성에 꼭 여행이라도 한번 가려 하였는데 살아서 만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이제 정말 내가 좋아하던 분들은 하늘나라에 더 많이 계신 것 같습니다. 이 땅의 작은 소망은 사라졌을지라도 영원을 향한 주님의 일은 게을리 하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형님 살아 계실 때 자신의 손가락에서 쑥 뽑아 내게 준 반지를 만져보며 형님이 젊었을 때 지어 연주하던 노래를 불러 봅니다.

은하수로 날아오른 신기한 꿈 따라
모깃불 향기가 해 뙈 오르면
발가숭이 아기는 잔디에 뉜 채
별 헤다 지쳐서 잠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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