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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화 숲 속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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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타고 가다가 건너편 차선에 서 있는 그 님을 보았습니다.
부르기엔 거리가 너무 멀어 그냥 바라보고 있었지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는 듯한 그에게서 평소의 그답지 않은 우울함을 보았습니다.

사람들 속에 있을 때의 표정도 그 사람의 것이지만 혼자 있을 때의 표정이 가장 정직한 그의 표정일 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개를 돌려 차창으로 비춰지는 내 얼굴을 보았습니다.
나 역시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의 그 표정이 아니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는 섬 같은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더불어 사는 듯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더 이상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간격이 있어 북적대는 사람들의 숲 속에서도 외로운 섬으로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어느 시인은 '더 이상 다가갈 수 없는 님과 나 사이의 간격에 빠져 죽고 싶다'고 말했을까요?

이 세상에 그늘이 없는 삶은 없을 것입니다.
슬픔이 없고 눈물이 없는 삶도 없을 것입니다.
종류가 다르고 강도가 다를 뿐 대부분의 사람들은 쉽게 말하지 못하는 나름대로의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나만 그러하리라는 생각으로 두꺼운 커튼을 드리우고 접근금지령을 내린 채 살아가는 것을 봅니다.

섬은 외롭지만 섬과 섬이 마음을 열면 연락선이 오가는 시간을 정하지 않아도 언제든 왕래할 수 있는 육지가 되고, 건너 뛰지 못해 빠져 죽는 섬과 섬 사이의 간격이 사랑으로 메워지면 사람들의 숲에는 밝은  햇살이 내리고 새가 지저귀고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할 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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